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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옛사람의 치맛자락을 부여잡다
김소울 지음 / 담다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에 작성하는 지극히 주관적인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구비문학은 기록이 아닌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 오는 이야기이다. 불혹이란 나이에 점점 가까워진 저자는 이 책에서 구비문학을 통해 삶의 깨달음과 지혜를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옛이야기의 서사를 분석하는 것보다 이야기의 창작자와 등장인물인 옛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가늠해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옛이야기는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서로 만나기 때문이다.
책에 나오는 옛이야기는 우리가 어렸을 적에 많이 보고 듣던 이야기들이다. 삼국유사를 비롯해 춘향전, 토끼전, 흥부전 등이 그것이다. 특히 남장 여인 관련 설화를 통해 저자는 엄마의 딸 그리고 딸의 엄마로서, 자기 안의 여성성을 깨워 주체적으로 살아가면 좋겠다고 말한다.
어렸을 적 나의 기억 속의 어머니는 남편와 자식들에게 예쁘게 깎은 과일을 집에서 제일 좋은 접시에 가지런히 놓아 주셨다. 그리고 '꽁다리' 말고 뭐라고 불러야 할지 단어조차 생각이 나지 않는, 과일을 다 깎아내고 씨가 남아있는 앙상한 몸퉁은 항상 어머니의 몫이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가 과일 꽁다리를 제일 좋아하는 줄 알고 어디서든 꽁다리를 제일 먼저 집어 들어 어머니께 드리곤 했다. 어머니가 왜 이렇게 하셨는지 한참을 지나고야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나에게 생각할거리를 많이 던져주었다. 주어진 삶이 아닌 주도하는 삶을 사는 것은 지름길이 아닌 가시밭길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라고 말하는 저자에게, 나는 설사 많은 고통과 좌절을 느끼더라도 가시밭길을 헤치고 나가면서 주도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