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십계
유니버설뮤직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 후 브로드웨이 뮤지컬과는 확연히 다른 프랑스 뮤지컬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때마침 이루어지는 Les Dix -  십계 공연은 다시 날 들뜨게 만들었다.

오리지날 캐스트의 공연을 앞두고 며칠간을 찾아 헤매던 DVD가 드디어 발매가 되었다.

식지 않은 프랑스 뮤지컬의 감격을 DVD로 달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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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냐 > 환상이 허망함과 환멸로 변하지 않도록....
성에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지독하다. 집요하다. 어느 한 곳에서도 빈틈이나, 느슨함을 허용치 않았다. 그의 문제의식과 탄탄한 서사는 첫 장에서 출발해, 마지막 장까지 한번도 길을 잃거나 머뭇거리지 않고 정해진 곳을 향해 치달아간다...”

존경하는 C선배의 리뷰. 모든 언론이 이 작품을 놓고 떠들었지만, 이게 핵심이 아닌가 싶다. 빈틈없이 끝을 향해 치닫는 작가의 필력에 숨쉴 겨를조차 없다.


...“내가 그렇게 잘난 척을 했어?”

세중은 한때의 객기라는 듯 민망한 웃음을 지었지만 연희는 등줄기로 소름이 지나갔다...(24쪽) 되풀이해 돌려온 추억의 필름이건만 상대방은 너무 사소해 기억조차 못하는 일. 사는게 그렇지 않은가. 혼자 만들어내는 환상이 삶의 힘이 되고, 족쇄가 되기도 하지만, 결국 무의미한 경우.


환상과 현실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된다. 연희는 ‘옛사랑’ 세중을 12년만에 만난다. 책은 12년전 미스테리로 안내한다. 각자 임자있는 처녀 총각으로 만나 갑자기 떠난 짧은 여행. 하지만 기이한 힘에 이끌린 듯 산속의 외가를 찾아간 그들은 폭설에 갖힌다. 모든 일상과 단절된 그곳에서 발견한 3구의 시체. 죽음은 인간의 존재와 환상의 끝 지점이다. 날카로운 불안과 공포로 시작된 섹스는 가학과 피학을 거쳐 연민과 생존본능으로 제 모습을 바꾼다.


교차편집되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3구의 시체다. 세계일주를 꿈꾸는 탈북 귀순자 남자, 일확천금과 스위트홈을 찾는 사내, 그리고 일처다부제의 사랑을 베풀던 ‘산의 여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싶지만 죽은 사람이 뭔 말을 전하랴. 작가는 참나무와 박새, 청설모, 그리고 바람의 입을 빌린다. 동물과 무생물의 목소리가 어찌나 생생한지. 이 작품의 장점을 극대화하는게 이들의 나레이션이다. 인간의 짝짓기, 자연과 어울리듯 저항하는 인간들의 무자비함과 어리석음.


12년만에 만나 아무렇지 않게 밥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이만하면 충분하다 싶을때...세중은 연희의 손을 끌어당겨 온몸으로 연희를 안았다. “나 보고싶지 않았어?” 소설 그대로 ‘상황을 이해하기도 전에 머리카락 쪽으로 불어오는 뜨거운 숨결’이 마치 직접 느껴지듯 당혹스럽고 떨렸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때도 그랬지만, 나는 김형경의 작품에는 도대체 숨도 못쉬고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이렇게 푹 빠질 수 있는 작가의 존재 자체에 때로 고마울 정도다..)


스토리는 너무나 탄탄하고, 그 깊이는 나를 허우적거리게 만든다.

환상을 벗어나는 바로 그 지점에 고통의 현실이 기다리고, 비굴하거나 모멸스럽지 않고는 도대체 살아갈 방도가 없어 보이지만......그 모든 것이 환상임을 알고 있고, 혼자 키워온 환상의 실체를 직면했음에도 내면에 살아 있는 환상, 스스로 작동하는 환상, 싹을 틔우고 뿌리 내리는 환상은 그대로...아니겠는가.(360쪽)

 

환상을 현실에서 확인하려다 부딪칠 허망함과 환멸...그럼에도 환상을 현실에서 잡아보려는 그 강렬한 유혹이 계속되겠지. 그리고 모처럼 이런 작품을 만나 식은땀을 흘리고 나면, 또 한동안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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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백산님의 "사랑한 후에도 오지 않는 것들"

동감입니다. 저 역시 숙제를 하듯 공지영의 소설을 읽고 허탈해하고 또 읽고 허탈해하고... 바보같은 짓을 계속합니다. 못된 버릇이 되버린 것 같습니다. 이 소설 역시 한겨레 신문 연재 시절 인쇄해서 차곡차곡 모아 보았던 것입니다. 어쩌나요? 버릴 수가 없는데.... 하나만 하렵니다. 책으로는 보지 않으렵니다. 얼마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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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 2006년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이당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기혼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는 발칙한 상상!!!

내가 이 사람 말고 다른 이와 결혼했더라면......  혹은 남편(아내)아닌 사람과 살아봤으면....

소설 속에서 살아왔다. 이 상상이 현실이 되어...

아내가 결혼을 하겠단다. 나와 이혼도 하지 않고...

일부일처의 제도 속에서 사랑은 기한지나 폐기된 지 오래됐고  정(?)으로, 알수 없는 정이란 놈 하나만으로

결혼을 이어가는 우리네 삶을 신랄하게 비웃듯 아내가 결혼을 한단다. 

그러나 이것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남편의 입장이 묘한 매력으로 책을 읽게 만든다.

전혀 통속적이지 않은, 그리고 늘어지지 않는 이야기 전개가 단숨에 책을 읽게 만든다.

중간 중간 삽입되는 축구이야기가 이 소설의 속도감을 더하여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때론 나의 결혼생활을 떠올리고, 때론 월드컵의 짜릿한 기억으로 내 혼을 설레게 만드는 독특한 소설

이 소설을 통해 결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간의 상상의 영역이 어디

까지인가를 생각해 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 하다.

나도 결혼하고 싶다.

이혼하지 않고...

그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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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밤 2006-03-03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래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가는것과 함께
재미있을 듯 하네요
 
저승사자 강림도령 만화로 보는 우리 신화 1
홍승우 지음 / 한겨레아이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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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귀엽고 용감한 영웅이었나요?

전설의 고향이나 귀신 이야기에 보면 음침하고 무서운 저승사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그러나 우리의 신들은 이렇게 귀엽고 용맹스러우며 지혜로운 모습을 가졌습니다.

체계적으로 우리의 신들에 대해 정리해 놓은 책이 없어서 안타까웠어요.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으로 아이들에게 강림도령이나 자청비 그리고 바리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수업시간에 해주면 아이들 표정은 그렇습니다. "뭐 이런 이상한 신도 다있지?"

서양신에 대해 이름만 이야기 해도 줄줄이 이야기를 이어가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때론 안타까움으로 때론 절박함으로 열열히 말해도 마냥 낯설기만 한 모양입니다.

그러던 차에 한겨레에서 이런 장한 일을 하네요.

중학교 아이들에게 숙제로 냈지요.

초등학습만화를 보라 한다고 자존심 상해하던 아이들이 방학이 지난 후 다음 이야기는 언제 나올까 목이 빠

져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신화를 아는데 초등용이 어디 있고 중등용이 따로 있나요?

저도 이 만화 닳도록 읽고 있습니다.

초등 5학년인  아들과 다투기도 하면서요....

저승사자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민족의 지혜를 알고,

농신자청비를 읽으면서 어떻게 농사가 시작되었는지를 알고, 또 전통적인 여성상이 소극적이고 나약한 모습

이 아니라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바리공주를 읽으면서 진정한 효가 무엇인지

를 알게 됩니다. 사실 제가 목이 터져라 몇시간 수업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유익합니다.

아이들이 읽으면 우리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충분히 가질 수 있을 것이며,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자연

스레 물려 받을 수 있을 것이며, 인간에 대한 존엄도 느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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