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만에 완성! 초간단 인기 요리 - 피크닉 도시락 만들기 텐텐북스 84
이선희 지음 / 글송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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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시절,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그때는 소년, 소녀 만화잡지가 유행이었다. 친구네 다락방에 모여 아무렇게나 누워 윙크이슈같은 잡지들을 순서대로 돌려 읽었다. 초기엔 단행본도 많지 않았고 잡지로만 연재하는 만화들은 한 달이나 기다려야 그 다음 스토리를 읽을 수 있었다. 지금 내 감성의 8할은 그때 그 다락방에서 만들어 지지 않았나 싶을 만큼 소중한 추억이다. 우연치 않게 텐텐 북스를 접하고는 많은 시간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그 만화 잡지들이 떠올랐다. 요즘은 거의 인터넷으로 웹툰을 보는 시대라 이렇게 지면으로 만나는 소녀풍의 만화가 너무 반갑다.


  ‘10분만에 완성! 초간단 인기요리는 소녀소녀한 스토리에 요리를 접목시킨 만화다. 학습만화라고 하면 학습만화이긴 한데 그것보다는 소녀 취향의 요리책에 더 가깝다. 주인공 새봄이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이 요리를 통해 그들의 감정선을 정리하고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모습들이 꽤나 진지해서 흥미롭게 읽었다. 유쾌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 사이사이엔 실제로 시도해 볼 법한 간단한 피크닉용 레시피들이 소개 되어 있다. 사실 10분은 아니고 대게 20~30분 사이로 완성할 수 있는 레시피들이 실려 있는데, 가벼운 요리들이라 초등학생들이라면 제법 완성도 있는 한 접시가, 아직 어린 미취학 아이들과는 재미 있는 경험 한 접시가 완성 될 것 같다.

 

아이들 만화라고 가볍게 봤지만 거기엔 기업 상생, 마케팅 같은 사회경제적 요소들과 선의의 경쟁 같은 교육적 내용들이 어색하지 않게 잘 버무려져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의 하트 화살표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하이틴 소설 같은 스토리도 마냥 유치하지 않았다. 물론, 요즘 공주와 왕자 이야기에 푹 빠져 있는 7살 딸 아이와 이 책에 대해 수다를 떠는 시간은 좋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 아이들이 이 책을 읽기에 가장 적합한 대상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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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고 나로 살기 - 경력단절의 시간을 넘어 다시 세상 속으로
조우관 지음 / 청아출판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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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가 올해 3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일은 많았지만 일단 오랫동안 마음에만 품어왔던 구직 활동을 시작해보기도 한다. 이력서도 다시 쓰고, 증명사진도 다시 찍고, 오래전 가입해 두었던 구직 사이트에 다시 한번 로그인을 했다. 그런데 자꾸 망설여 진다. 2년여 남짓 했던 워킹맘 생활을 다시 시작 하려니 겁도 나고 내가 정말 원하는 길이 이게 맞는 거였는지 헛갈린다. 심지어 육아에만 매달린 몇 년 동안 나에겐 생각보다 많은 나이와 경력단절녀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그때 내 눈에 쏙 들어 온 제목 엄마 말고 나로 살기’.


저자는 직업 상담사 커리어 컨설턴트다. 그녀 역시 전업맘에서 워킹맘으로 변신하여 지금의 이력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총 5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Part 1에서는 저자의 유년과 현재의 직업관을 갖게 된 계기들이 편안한 문체로 서술되어 있다. Part2~4 까지는 다시 경력을 갖고 싶어하는 전업맘들에게 필요한 팁을 순서대로 차근차근 알려주고 Part5에서는 재취업 후에 경력을 지속시키기 위한 마음가짐과 격려의 말을 건넨다.


P.151 무언가가 되겠다는 생각 이전에 무언가를 하고 싶은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다면 다음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좀 더 다양해 질 것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면 직업은 자연히 내게 찾아 올 것이다. 직업은 꿈을 위한 도구이지 우리 자신이 될 수 없고 우리의 정체성이 될 수 없다.


전업주부라면 아이들, 남편 옷은 철마다 주저없이 집어 들면서 정작 나를 위한 티 한 장은 선뜻 고르지 못하는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다. 그런 사소한 공감들이 이 책 전반에 깔려 있다. 취업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보다는 직업을 구하는 마음가짐, 직업에 대한 넓은 이해를 재고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느꼈다. ‘너도 할 수 있으니 어서 밖으로 나와하고 등 떠밀어 주는 언니 같은 책이다.

P.209 우리는 진정으로 위대한 일을 해 왔다. 그러니 누구에게라도 우리의 지난 시간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고 우리 자신을 자신 있게 꺼내 보일 수 있다. 그것이 어디를 가더라도 자신을 경력단절여성으로 정의한 채 그에 맞게 행동하지 않아야 할 유일한 이유이다.  

 


  아이들 위주의 삶이 계속 되니 오히려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간섭과 기대와 걱정을 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관심의 반절쯤을 뚝 잘라 내 자신에게로 돌리자고 마음 먹었다. 내가 마음 먹은 시기와 이 책을 만난 시기가 잘 맞아 떨어졌다. 그래, 난 누구 엄마 말고 나로 살고 싶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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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현대지성 클래식 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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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그 이름을 어디서 봤던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문학 시간이 아닌 세계사 시간이 이었던 것 같다. 그가 쓴 명상록이라는 책을 접하는 건 처음이었고 고대 로마시대,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몇 천년도 전에 이런 글이 쓰였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장르조차 불분명한 이 책은 시간을 완전히 초월한 철학적 메시지들을 담고 있어 읽는 내내 경이로웠다. 고대 로마와 작금의 현실이 크게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 책은 자그마치 기원후 120년대로 거슬러 올라 로마의 16대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이민족과의 전쟁 중에 자신의 내면을 기록한 일기이자 스토아 철학자로서의 철학서이다. 아무리 철학이 밥 먹는 일처럼 일상적인 시대였다 하더라도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사선에서 그것도 모든 것을 총괄해야 하는 황제가 이런 깊이 있는 사고와 사유를 할 수 있다니 놀랍다.


12권으로 나누어져 있는 이 책은 전반적으로 금욕적이고 이성적인 삶(이성과 본성이 일치하는 삶)을 추구하는 스토아 철학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인간의 선함을 쾌락의 유혹으로부터 지켜내는 일을 중요시 하고 지도자로서 다수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공헌하는 삶을 다짐하기도 한다. 맨 처음 1권의 내용을 보면 황제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울 점을 세세하게 나열하고 있는데 이런 사고의 밑바탕에 있는 인간에 대한 인류애적인 정신과 자신을 끊임없이 일깨우기 위한 자성이 위대한 황제로서의 면모로 보인다.


P. 45 , 나의 정신이여, 너는 네 자신을 학대하고 또 학대하고 있구나. 그것은 네 자신을 존귀하게 할 기회를 스스로 없애버리는 것이다. 인생은 한 번뿐이고, 너의 인생도 끝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너는 네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마치 너의 행복이 달려 있다는 듯이 다른 사람의 정신 속에서 너의 행복을 찾고 있구나.


P. 50 두번째는 가장 오래 산 사람이나 짧게 산 사람이나 잃는 것은 똑같다는 것이다. 사람이 자기가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은 빼앗길 수 없고, 모든 사람은 다 똑같이 현재라는 순간만을 소유하고 있어서, 그가 누구든 오직 현재라는 순간만을 잃을 뿐이기 때문이다.   


외부의 적을 막고 수 많은 사람을 다스리는 황제가 지독할 정도로 자신의 내면을 정제하고 일깨우는 행위 자체도 존경스럽지만 그가 자신에게 던지는 메시지들이 세대를 초월하여 지금의 우리들에게 울림을 준다는 사실에 깊은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 스토아 철학의 금욕, 이성주의는 요즘 젊은 사람에게는 고지식한 꼰대의 잔소리처럼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뛰어 넘는 깊은 성찰이 문장마다 면면하다. 나로서도 인생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아울러 세상의 모든 지도자들에게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고 스스로를 돌아보길 권하고 싶다.    


P. 108 네가 네게 맡겨진 일을 행할 때에는 춥든지 덥든지, 졸리든지 푹 잤던지, 욕을 먹든지 칭송을 받든지, 죽어가든지, 또는 그 어떤 상황이 닥쳐도 개의치 말고 행하라. 죽는 것도 인생의 일부이기 때문에, 죽음을 눈앞에 두었더라도 네게 맡겨진 일을 잘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P. 127 벌 떼에게 유익하지 않은 것은 한 마리 벌 에게도 유익하지 않다.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은 번역과 주석이 하도 정성스러워 고전이라는 느낌없이 술술 읽혔다. 어설픈 자기계발서 백 권을 읽는 것보다 이 책 한 권을 천천히 읽는 것이 내 인생의 시간낭비를 줄이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삶의 정수가 되는 문구들이 가득하다. 죽기 전에 이런 멋진 고전을 읽게 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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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꽃님아 - 계절을 알려주는 꽃 동시집 아주 좋은 그림책 3
김종상 지음, 김란희 그림 / 아주좋은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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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반가운 이유는 수도 없이 많지만, 그 중 하나는 꽃이 지천으로 피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굳이 공들여 가꾸지 않아도 제멋대로 뻗어나간 개나리나 민들레, 제비꽃 같은 작은 들꽃들이 사방팔방 피어 대는 통에 눈 앞이 아른아른하다. 그냥 걷기만 해도 기분 좋은 봄날 오후는 발끝에 놓인 작은 꽃 한 송이로부터 오기도 한다.

가지마다 하얀 팝콘처럼 무성하게 터져 있는 벚나무 아래에 앉아 펼친 안녕? 꽃님아는 봄꽃처럼 반가운 책이었다. 요즘은 흔하지 않은 예쁜 동시집이다. 계절을 알려주는 꽃을 골라 그 꽃으로 시를 지었다. 꽃과 동시는 그 익숙함이 무색하게도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특별함을 더하기 위해 석판화라는 다소 생소한 기법으로 꽃을 그려 넣었다. 어릴 때 해봤던 고무판화만을 떠올리는 나로썬 이 따뜻한 색감들이 어디로부터 온 건지 신기하기만 하다.

짧은 시라도 아이와 함께 읽으니 이런저런 이야깃거리가 많다. 나는 단풍나무라는 시가 가장 좋고 아이는 민들레라는 시가 좋단다. 붓꽃은 정말 붓을 닳았네, 연꽃은 할머니네 집 연못에서 본 적 있지?, 갈대는 올리브나무와 갈대동화에 나오는 그 갈대야? 같은 질문들도 쏟아져 나온다. 아무래도 아름다운 시어들에 빙그레 미소 짓는 것은 어른의 몫이고 여러가지 꽃 속에서 이런저런 상상의 나래를 펴는 건 아이의 몫이었던 듯싶다.

 

 

책에서 꽃 향기가 날 것 같다. 책 한권으로 몸과 마음이 투명해지는 기분이다. 요즘 아이들도 동시를 읽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동시가 좋다. 내 아이도 동시를 읽고 자라길 바란다. 언젠가 퇴색될지언정 지킬 수 있을 때 까지는 지켜주고 싶은 동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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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홈트 - 트레이너 남편이 알려주는 예쁜 몸 만들기
양영민 지음 / 비타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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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러브레터를 읽고 있는 걸까? 아니다 이것은 아이를 낳고 엉망이 된 몸을 바꿔준다는 홈 트레이닝 책이다. ‘트레이너 남편이 알려주는 예쁜 몸 만들기라는 부제가 그러하고, 이미 아름다운 몸매를 되찾은 아내가 밝게 웃으며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을 봐도 이 책은 운동법을 알려주는 책이 맞다. 그런데 프롤로그를 읽고 울컥해버린 이 마음을 어쩌면 좋을까?

트레이너임에도 불구하고 출산 후 망가진 아내의 몸만 탓하지 하지 않고 그 너머에 있는 마음의 문제를 헤아려주는 남편이 참으로 세심하게 느껴졌다. 우울한 아내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남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 하는 모습도 감동적이다. 지금 같이 사는 남의 편과 주변의 이야기만으로도 소소한 일이나마 아내를 위해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는 걸 안다. 첫 장부터 호감도 급상승한채로 책을 펼쳐 든다. 이제 움직여야 할 시간이다.


엄마가 됐다. 몸이 변했다.

두 아이를 낳고 다행히도 몸무게는 돌아왔다. 하지만 문제는 몸무게가 아니었다. 체력과 체형이었다. 생기를 잃고 축축 늘어지는 살들과 그만큼이나 턱턱 늘어지는 체력이 문제였다. 이 홈트 책은 무엇보다도 그 점을 정확히 짚고 있어서 반가웠다. 요즘 책답게 QR코드로 손쉽게 동영상도 볼 수 있다. 임신부터 출산 후까지 할 수 있는 부위별 운동법과 그때 주의해야 할 점들도 상세히 나와 있다. 특히나 출산 직후엔 어린 아기를 두고 밖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엄마들이 많지 않다. 확실히 엄마들에겐 엄마들의 생활 패턴과 신체 상태를 고려한 엄마들의 운동법이 필요한 것이었다.

 

 

 

 가장 관심이 있던 부분은 복부 운동과 하체 운동이었다. 큰 맘을 먹고 거실에 앉아 책을 펼치고 복부 운동을 따라해 본다. 물론 사진처럼 정확한 동작은 안되지만 나름 열심히 몸을 움직인다. 허벅지도 따라해본다. 종아리 부분이 당기는 느낌이 운동이 되는가 싶다. 열심히 따라 한 결과는 다음날의 근육통으로 나타났지만 꾸준히 할 수만 있다면 헬스장 회원권을 끊지 않아도, 다른 아줌마들 틈바구니에서 요가나 에어로빅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변화된 몸을 기대 할 수 있지 않을까? 조금 더 아름다워지길! 여름이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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