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꽃님아 - 계절을 알려주는 꽃 동시집 아주 좋은 그림책 3
김종상 지음, 김란희 그림 / 아주좋은날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봄이 반가운 이유는 수도 없이 많지만, 그 중 하나는 꽃이 지천으로 피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굳이 공들여 가꾸지 않아도 제멋대로 뻗어나간 개나리나 민들레, 제비꽃 같은 작은 들꽃들이 사방팔방 피어 대는 통에 눈 앞이 아른아른하다. 그냥 걷기만 해도 기분 좋은 봄날 오후는 발끝에 놓인 작은 꽃 한 송이로부터 오기도 한다.

가지마다 하얀 팝콘처럼 무성하게 터져 있는 벚나무 아래에 앉아 펼친 안녕? 꽃님아는 봄꽃처럼 반가운 책이었다. 요즘은 흔하지 않은 예쁜 동시집이다. 계절을 알려주는 꽃을 골라 그 꽃으로 시를 지었다. 꽃과 동시는 그 익숙함이 무색하게도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특별함을 더하기 위해 석판화라는 다소 생소한 기법으로 꽃을 그려 넣었다. 어릴 때 해봤던 고무판화만을 떠올리는 나로썬 이 따뜻한 색감들이 어디로부터 온 건지 신기하기만 하다.

짧은 시라도 아이와 함께 읽으니 이런저런 이야깃거리가 많다. 나는 단풍나무라는 시가 가장 좋고 아이는 민들레라는 시가 좋단다. 붓꽃은 정말 붓을 닳았네, 연꽃은 할머니네 집 연못에서 본 적 있지?, 갈대는 올리브나무와 갈대동화에 나오는 그 갈대야? 같은 질문들도 쏟아져 나온다. 아무래도 아름다운 시어들에 빙그레 미소 짓는 것은 어른의 몫이고 여러가지 꽃 속에서 이런저런 상상의 나래를 펴는 건 아이의 몫이었던 듯싶다.

 

 

책에서 꽃 향기가 날 것 같다. 책 한권으로 몸과 마음이 투명해지는 기분이다. 요즘 아이들도 동시를 읽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동시가 좋다. 내 아이도 동시를 읽고 자라길 바란다. 언젠가 퇴색될지언정 지킬 수 있을 때 까지는 지켜주고 싶은 동심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