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팝 호기심상식 2 : 도전 위기 탈출! 허팝 호기심상식 2
박은혜 지음, 이태영 그림, 허팝 감수 / 서울문화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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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아이는 안전 상식에 대한 관심이 유별나다. 특히, 뱀에 물리거나 독버섯을 먹었을 때의 응급처치법을 줄줄 이야기 할 정도인데 도시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사고에 항상 대비하고 있다. 당연히 허팝 호기심 상식 2, 도전 위기탈출‘1권 부자되자편보다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주었다. 허팝이라서 즐겁게 읽은 것도 있겠지만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책이라서 더 좋은 시간이었다.


15가지의 안전 상식에 대해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일상생활과 야외, 재난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각의 사고와 대처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시대적 이슈에 발맞춰 미세먼지가 심할 때의 행동요령을 알려주거나, 전혀 위험하진 않지만 스마트폰을 물에 빠트렸을 때의 올바른 대처 방법도 설명해준다. 요즘처럼 저학년때부터 스마트 폰을 쓰는 아이들이 많아지면 핸드폰을 물에 빠트리는 상황도 자주 발생할 수 있겠구나, 충분히 위기 상황으로 인식 될 수 있겠구나 이해가 되면서도 그 상황을 상상하면 피식 웃음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가장 현실적인 도움이 된 건 코피가 났을 때 고개를 젖히지 말 것, 엘리베이터에 갇혔을 땐 혹시 모를 추락을 대비해 바닥에 누우라는 내용이었다. 얼마 전, 아파트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두 번이나 걸어 올라온 경험을 떠올리며 꼭 기억해 두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아이는 벽 손잡이를 붙잡고 앉아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며 본인이 알고 있는 내용과 다른 부분을 혼란스러워 했다. 중요한 건 바닥에 붙어 충격을 완화시킨다가 요점이니 앉아 있거나 누워있거나 큰 차이는 없겠지만


 유치원에서는 주기적으로 화재시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아이는 화재시 대피요령에 대해 조잘조잘 할 얘기가 많다. ‘지진, 화재, 건물이 무너졌을 때는 한꺼번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니 행동 요령을 종합해서 기억해 두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며칠 전, 일본 오사카에서 일어난 강진을 생각하면 우리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무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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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파파의 회고록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3
토베 얀손 지음, 따루 살미넨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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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은 일러스트나 동화책으로만 접해왔지 소설 원작을 읽어 볼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핀란드 소설이라니 감히 엄두도 안난다. 하지만 무민의 군더더기 없이 귀여운 생김새만으로는 그 정체를 파악할 수 없는 것처럼(저 순둥순둥한 얼굴이 저래뵈도 초자연적인 괴물 '트롤'이다) 일러스트만으로는 무민 가족이 풀어내는 그 엄청난 이야기들을 상상할 수 없다. 핀란드의 이국적인 이름들과 무민들의 골짜기와 가족들이 벌이는 상상초월의 사건들이 연작소설이라는 형태로 풀어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다채롭게 펼쳐진다.



P.23 내 어린시절은 끊임없는 의문 가운데 차분히 지나갔다. 나는 나 자신을 궁금해하며 '무엇을 언제?' 그리고 '누가 어떻게?' 라는 질문만 되뇌었을 뿐, 다른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시작은 무민파파가 감기에 걸려 집안에서 꼼짝 못하게 되자 아내의 권유에 따라 회고록을 쓰기로 결심하면서부터다. 이 책의 머리말을 여는 방식이 너무 재밌어서 피식 웃음이 났다. 그 뒤로도 무민파파의 모험적인 삶은 계속 되는데 끊임없이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들 속에서도 그 유쾌한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무민파파와 모험을 함께하는 호지스, 요스터, 머들러 외에도 덩치 큰 부블 에드워드, 끔찍한 헤물렌, 달그락거리는 유령,  끈적거리는 니블링들, 독재자 등 이야기를 풍부하게 해주는 다양하고 생소한 사건들이 흥미로웠다. 나중에 무민파파의 동료들이 아들 무민의 친구들과 퍼즐 맞추기처럼 연결되는 점도 무민시리즈 전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등장 캐릭터에 부여된 각각의 성격도 독특하고 다양하다. 특히, 무민파파와 동료들이 이 시대의 진정한 모험가들이자 우리 아이들의 모습 같았다면 극중에 등장하는 헤물렌은 나와 같이 '안돼'로 무장한 방해꾼 부모 같았다. 오늘도 마른 하늘 아래 물웅덩이를 찾아 장화를 신고 모험을 떠나려는 둘째에게 잔소리 폭탄을 퍼부은 헤물렌이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P.219 처음에는 심심하면 여행을 떠나고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모험심 강한 친구들이 모여 무법자 단체를 만들었고, 온 세상이 열려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들 모두 더는 모험에 관심이 없다. 그저 따뜻한 곳에 있고 싶어한다. 비를 겁낸다. 배낭에 들어가지 않는 커다란 물건을 모으기 시작한다.

늦은 밤까지 무민파파의 옛날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이 모험의 끝이 어디있는가만이 궁금할 뿐이다. 반지의 제왕처럼 블록버스터급 모험은 아니지만 무민파파의 허무맹랑 내맘대로 모험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현실에 안주하기 바쁜 우리는 언제부터 더 이상 모험을 꿈꾸지 않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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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런 여행 어때? - 내 아이와 여행하는 22가지 방법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 8
김동옥 지음 / 씽크스마트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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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즐겨하는 편은 아니다. 원래도 그랬지만 아이들이 생기고 나서는 더 그렇다. 막히는 도로, 짐을 쌌다 풀었다는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 낯선 이부자리와 불편한 화장실 그리고 도무지 만족을 모르고 칭얼거리는 아이들이 견디기 힘들어 차라리 떠나지 않는 편을 택한다. 집 근처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자전거를 타고, 개미나 거미를 관찰하고, 들꽃으로 밥을 짓는 편이 결과적으로는 만족도가 더 높다고 느낀다. 그러다 보니 아이 또한 여행보다는 집에서 텔레비전 보는 시간을 선호하게 되었다. 어딘가로 떠나는 일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해 보인다. 이쯤 되니 슬슬 아이가 아주 좁은 세상에 갇혀버린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


 아빠, 이런 여행 어때?’ 는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에 대한 선입견을 과감히 깨주는 책이다. 엄마나 아빠가 아이와 가보고 싶은 곳이 아니라, 아이가 가보고 싶은 곳을 부모가 따라가 주는 여행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색, 소리, 말하기, 냄새, 촉감 오감을 자극하는 수단으로서의 여행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보통의 부모는 아이가 여행을 통해 무엇이든 얻길 바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진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막연한 기대가 아닌 아이의 생각을, 혹은 상상을 실현시키고 확인해보는 경험 자체를 목적으로 떠난다. 그것이 설령 비바람이 몰아치는 산중 텐트 안이거나 무작정 무지개를 기다리거나 무모한 도전일 지라도 아이는 충분히 자기가 던진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여행을 즐긴다. 책에 담긴 아이의 행복한 표정이 바로 그 증거다.       


저자의 가장 훌륭한 점은 아이의 생각을 주의 깊게 듣는 것, 아이의 생각을 실현시켜주는 실행력 그리고 아이의 생각을 존중해주는 참을성에 있지 않나 싶다. 이것은 대부분의 부모들이 중요하게 여기지만 현실에서 이루어 내기란 절대 쉽지 않은 부분이다. 색 달력을 만들기 위해 한달에 한번씩 집에서 매염을 하고, 소리를 채집하기 위해 장거리 여행을 다니고, 향을 담기 위해 증류법을 연구하며, 구름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덕유산 산행을 감행할 용기나 참을성이 나에겐 없다. 하지만 한가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된 점은 아이들은 자~알 놀게 해줘야 한다는 것, 놀이 방법은 아이들이 정해야 하고 내가 할 일은 그 놀이가 충분히 즐거울 수 있도록 돕는 것뿐이라는 사실.


곧 장마가 시작 될 것이라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딘가로 떠나기 전, 일단, 어떠한 상황에서도 아이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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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 출간 30주년 기념판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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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제목도 긴 이 책은 숱하게 들어와서 익숙하나 한번도 읽어보지는 못했던 책 중에 하나였다. 이번에 출간 30주년을 기념해서 기념판이 나왔는데 그 30년동안 97주간 베스트셀러, 전세계적으로 1700만부가 팔리는 기록적인 책이 되어 있었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유치원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는 나지만 요즘 유치원에 다니는 내 아이를 보면 이 책의 제목은 꽤나 수긍이 간다. 지금처럼 얼마간의 삶은 살아내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사실이겠지만 살아가는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세상 모든 사람에게 유치원에서 배우는 정도의 인간성만 있다면 인류는 영원한 평화를 이룰지도 모른다. 제목에서부터 느낄 수 있듯이 다소 엉뚱한 듯한 저자의 시선은 복잡한 것들 이면의 순수한 진실을 꿰뚫고 있다.

 
 저자가 겪은 일화들과 상상력이 결합되어 쓰여진 글들은 하나같이 따뜻하고 재미있다. 대부분이 그와 그의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다. 천진난만하기까지한 저자의 생각들이 딱 유치원생인 아이를 닮았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많은 반성과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소리지르기' 챕터에서는 내가 내 아이들에게 얼마나 잔인하고 가혹한 행동을 서슴치 않았는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대부분 깔깔거릴정도로 재밌고 가볍지만 깊은 통찰력으로 세상의 지혜를 전해주는 할아버지의 옛날 이야기 같은 내용이 가득하다.  

 

p.30. 아이들에게 세상이 늘 좋고 공평하지는 않다고 말해주기에는 아직 이르다. 아이들 스스로 다음 이야기를 알아갈 테니까.

p.72. 소리를 지른다고 무슨 소용이 있으랴. 소리를 질러도 기계와 사물은 아무 반응이 없다. 발로 걷어차는 것도 언제나 효과가 있지는 않다. 그런데 사람에 관해서는 솔로몬 군도 사람들 말이 맞는 것 같다. 살아 있는 것에게 소리를 지르는 일은 영혼을 죽일 수 있다.
막대기와 돌은 우리의 뼈를 부러뜨리지만, 말은 우리의 마음을 부러뜨린다.


 좋은 책은 시간을 버티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이 책도 그렇다. 짜장면이 500원에서 5000원이 될 정도의 시간이지만 이 책은 그 30년의 간격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여전히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고 상상력이 넘친다.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저자가 보내는 시간만큼 이 책도 변해간다는 사실이다. 살아 숨쉬는 책이 내 옆에서 그릉그릉 날숨을 내쉬는 느낌이다. 로버트 풀검 할아버지가 이 책과 함께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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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 수묵 일러스트 그리고 수제 도장
정혜선 지음 / PUB.365(삼육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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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마음을 울리는 문장과 마주칠 때가 있다. 그런 문장들은 왠지 꼭꼭 마음에 새겨 놓고 싶고, 어딘가 적어 놓고 싶고, 어느 날 문득 다시 마주쳐서 새롭게 감동하고 싶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요즘은 캘리그라피로 정형된 문자 혹은 문장들을 이미지화한 상품이나 디자인들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온다. 그중에서도 다분히 동양적인 수묵 캘리그라피, 수묵 일러스트에 관심이 생긴 것은 책 속의 깊이 있는 문장들은 왠지 다소 묵직한 느낌이여야 한다는 개인적인 취향의 반영이었다.

캘리 수묵일러스트 그리고 수제도장이 책은 전직 간호사(서예전공자가 아닌)에서 무언가 자신을 이끄는 힘에 이끌려 서예에 빠져들었다는 저자의 고백으로부터 시작된다. 본인의 경험에 빗대어 누구나 쉽게 따라올 수 있도록 차근차근 만들었다는 대목에 믿음이 가는 이유다. 실제로 책을 읽다 보면 초심자가 준비해야할 준비물에서부터 붓을 잡는 법, 연습하는 법, 기초적인 표현기법까지 상세한 설명이 차분히 이어진다.    

후반부로 갈수록 기초에서 벗어나 더 근사한 작품을 위한 다양한 그림예제들이 풍부하게 실려 있다. 물감을 묻히는 순서부터 한 획을 긋는 부분까지 하나하나 사진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래도 따라가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요즘 책답게 QR코드로 시청각효과도 높였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캘리그라피와 수제도장은 무슨 연관이 있나 한참을 생각했다.하지만 수제 도장을 만드는 과정을 보며 바로 납득했다. 나는 도장을 팔 때 쓰이는 글씨체를 간과하고 있었다. 어떤 글씨체로 파 내느냐에 따라 수제 도장의 다양한 매력이 생겨난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나 또한 우리 아이들이 태어날 때마다 수제 도장을 하나씩 선물했다. 아이들이 앞으로 세상에서 불리우게 될 이름을 공표하는 나만의 의식 같은 것이었다. 그러니 더더욱 멋진 글씨체에 멋진 몸체를 가진 도장이여야 했다. 그런 뜻깊은 도장을 내가 직접 만들어 줄 수 있다면 더욱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다.

캘리 수묵일러스트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진 책임은 틀림 없으나 이 책은 일러스트 위주의 설명이 많으므로 글씨체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면 저자의 첫번째 책 캘리 아름다움을 쓰다를 먼저 보는게 좋을 것 같다. 캘리그라피에 전혀 문외한인 내가 좀 후회 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어찌됐건 글씨, 그림 어디서부터 시작하든 캘리그라피에 도전해 보고 싶은 의지가 마구마구 생기게 하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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