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왕 공룡 대백과 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 8
히라야마 렌 감수 / 글송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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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공룡을 좋아할까? 딸만 둘인 우리집에도 각종 공룡 책, 공룡 인형, 공룡 모형이 구비되어 있다. 다른 아이들을 봐도 대략 4-5세정도 까지는 남녀 가리지 않고 공룡에 관심을 보인다. 그래서인지 동물원에서도 볼 수 없고 모양새가 썩 아름답지 않은데도 공룡은 여러 영상 매체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가 된다. 국민 캐릭터 뽀로로에 나오는 크롱 조차도 정체는 공룡이니 말 다 했다.


최강왕 공룡 대백과이 책은 공룡 잡지를 연상케 하는 현란한 표지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그리고 일단, 대백과 수준으로 공룡이 많이 나온다. 아이들의 입에서 대충 주워 들은 이름 외에도 108종이나 되는 다양한 공룡들을 볼 수 있다. 책장을 넘기면 표지만큼이나 화려하고 직관적으로 편집된 내용들을 볼 수 있는데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구성이 참신하게 느껴진다. 공룡의 능력치를 방사형 그래프로 디테일하게 분석한 점, 공룡의 크기를 실제 사람 크기와 비교해서 좀 더 현실감 있게 전달하려 한 점, 챕터 말미에는 비슷한 능력치의 공룡들을 묶어 배틀의 형태로 소개한 점, 무엇보다도 각 공룡의 이름의 뜻까지 세세하게 기록한 점 등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이다.      

 

 

 

그 중에서도 이 책에서 내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공룡이 살았던 과거를 생생하게 연상 할 수 있게끔 시공간에 대한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책이라는 점이다. 공룡이 살았던 시기, 공룡이 살았던 장소, 시기별로 가장 강한 공룡 등 공룡이라는 매개를 통해 지구의 역사, 나아가 인류의 역사까지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실제로 트라이아스기의 공룡들과 백악기 후기의 공룡을 비교해 보면 생김새부터 능력치까지 매우 진화된 형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남극에서 많이 발견된 공룡 화석들을 보면서 지구가 지각변동을 하기 전까지 남극이 따뜻한 곳이였다는 사실에 아이는 놀라워하기도 했다. 공룡 책을 보면서 진화지각변동같은 이야기까지 할 수 있다니.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까지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놀러 온 이웃집 6살 남자아이도 이 책의 매력에 빠져 한동안 헤어 나오지 못했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무조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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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책을 읽을 수 있어요 꼬마도서관 1
헬레인 베커 지음, 마크 호프만 그림, 정세진 옮김 / 썬더키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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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밥상머리에서 책을 읽거나 걸어가면서 책을 읽거나 하면 부모님께 잔소리를 듣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은 꽤나 오랫동안 나를 지배하고 있어서 지금도 아이들이 식탁에서 책을 펴는 일을 나무라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TV프로에서 나온 독서 영재의 경우 밥을 먹을 때도 화장실에 갈 때도 외출할 때도 언제나 책을 읽었고 부모는 그런 아이를 독려했다. 지금도 그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의문은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는 언제나 책을 읽을 수 있어요>라는 책을 본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채워져 있다. 책을 읽는 장소는 아이들에게 친숙한 교실, 화장실, 부엌에서부터 북극이나 프랑스 남쪽 마을, 사막, 바닷속, 우주까지 상상력이 점점 뻗어져 나간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책 제목이다. 사막에서 읽고 있는 책은 물은 다 어디로 간 걸까?’이고 화장실에서 읽고 있는 책은 시간 때우기이다. 우주 한 복판에서 세련되게 몸 흔들기책을 읽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아이들도 책의 내용보다 그림 속에서 읽고 있는 책 제목을 더 궁금해 했다.


  저자는 마지막 페이지를 빌어 책 읽기가 굉장한 이유는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결론 짓는다. 독서라는 것이 내가 어디에 있든 순식간에 나를 상상하는 어디로든 보내주는 환상적이면서도 가장 쉬운 일이라는데 반박의 여지가 없다. 전적으로 동의 하는 가운데 이 책에서 나도 모르게 안도하게 된 부분은 식탁에서 책을 읽는 행동은 무례할 수 있고, 길을 걸을 때 책을 읽다가는 무언가를 밟을 수도 있다는 대목 이었다. 마치 나의 물음표에 찍어주는 마침표 같다.


  큼직큼직한 글씨와 호쾌한 그림체 덕분에 이제 막 읽기 독립을 시작한 큰 딸 아이에게는 만만하면서도 재미있는 독서 시간이 되었다. 어서 빨리 내가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줄 아는 아이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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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갖고 놀고 있네 - 수학을 포기할 수 없는 당신이 알아야 할 최소한의 지식
폴 록하트 지음, 김정은 옮김 / 생각의서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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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 좋은 머리는 아니었지만 다른 과목들은 시간과 노력을 쏟으면 쏟는 대로 그나마 성적이 나왔다. 하지만 예외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수학이다. 숫자와 낯선 기호들만 보면 눈이 어질해지는 통에 문제집을 하루 종일 끌어 안고 있어도 도통 진도가 나질 않았다. 숫자와의 어색한 만남은 회사에 취직을 하고도 계속되었는데 영업부서의 보고서라는 것이 결국은 숫자로 점철된 종이 문서였기 때문에 여러 날을 컴퓨터 앞에서 씨름하는 일은 계속되어야 했다. 이대로라면 죽을 때까지 수학은 내가 영영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수학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내 아이에게도 같은 경험을 물려 줄 수 없기 때문이다. 1부터 10까지의 수를 깨치는데 한참이 걸리는 아이를 보며 이 아이에게 마저 수학이 아득한 것이여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읽게 된 책이 <숫자 갖고 놀고 있네>. 수학이 재밌어지는 책이라니 속는 셈 치고 책장을 넘겨 본다.


수학자이자 수학교사인 저자는 서문부터 아주 매력적인 화법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산수는 숫자로 하는 뜨개질이며 그저 하나의 기술일 뿐 못해도 사는데 별 지장은 없다고 단언해주는 저자의 말에 힘입어 페이지를 넘기는 손길이 가볍다. 이러한 화법은 책을 읽는 내내 이어지는데 마치 재미있는 수학선생님과 11 수업을 하는 느낌이다. 왜 내 주변엔 이렇게 재미있는 수학 선생님이 없었을까 한탄하게 되는 부작용도 있다.



P.86  우리가 계산원이 되려고 이 책을 읽고 있는 건 아닙니다. 우리가 산수와 그에 담긴 철학을 배우는 이유는 계산능력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입니다.


수의 기원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덧셈과 뺄셈, 곱셈과 나눗셈, 분수와 음수까지 우리가 초등학교에서 배우게 되는 산수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저자가 내내 강조하는 부분은 온갖 말도 안되는 실수를 해가며 숫자와 놀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6X8이라는 곱셈 계산을 할 때 우리는 보통 구구단으로 외운 답을 말하지만 사실 이 문제를 푸는 방법은 무궁무진 하다. 실제로 6을 여덟번 더할 수도 있고, 8을 여섯번 더할 수도 있고, 8을 세번씩 더해 그것을 다시 2번 곱할 수도 있다. 이렇게 숫자를 가지고 논다는 것은 사고의 유연성과 창의력을 키우는 일이다. A에서 B로 가는 길이 한 개가 아니라 10개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일이다. 챕터 말미에 저자가 유머러스하게 던진 수많은 가정과 질문들이 내가 얼마나 대책없이 꽉 막힌 사람이었나 실감하게 만든다.  


 P.293  숫자세기에서는 이런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전혀 달라 보이는 두 가지 사례가 실은 완전히 똑같은 것으로 밝혀지는 겁니다. 물론 정답은 달랐지만 문제 본질 자체는 같았습니다. 사실 이처럼 가장 단순하고 추상적인 측면을 통해 대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여러 사물 사이의 연결 고리를 만드는 것이 바로 수학자의 일입니다. 수학적 통찰은 여러 분야에서 강력한 통찰력을 발휘하지요.


책을 읽으며 숫자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고 새롭게 인지, 분별하게 된 사실도 있다. 초등학생을 둔 부모가 읽으면 현실적인 도움도 얻을 수 있겠다. 하지만 사실 이 책은 정보를 주는 책이기 이전에 숫자에 대한 보이지 않는 두려움을 깨주는 책이다. 숫자는 그저 표현의 수단일 뿐 그것을 갖고 노는 사람에 따라 무궁무진한 세계를 보여준다는 사실 만으로도 저 거대한 수학이라는 우주에 발을 내밀어 보고 싶은 용기가 생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재미있다. 세상에나 숫자가 재미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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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우화
류시화 지음, 블라디미르 루바로프 그림 / 연금술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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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움이라는 마을이 있다. 천사가 어리석은 영혼들을 자루에 넣어 날아가다가 몽땅 흘리는 바람에 바보들의 마을이 만들어졌다. 바보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인생 우화>. 이 책은 시원시원한 글자체와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화 라는 장르(?)답게 모두 우스운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실소 뒤에 긴 침묵이 이어진다. 머리 속에는 정체 모를 의문부호가 생겨난다. 그러는 바람에 손에 쥔 책장은 쉬이 넘어가지 않는다.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누가 현자이고 누가 바보인지 점점 모호해진다. 처음엔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에 코웃음을 치다가, 더러 그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우리 현실이구나 싶다가, 결국 그들의 지혜로움에 탄복하게 되는 이상한 경험을 하고 말았다.


바보들의 인생수업은 야망에 눈 먼 정치인의 이야기다. 헛간에 불이 나자 불을 짚으로 덮으라는 정치인, 정치인과 추종자들 때문에 불은 계속 번진다. 화재가 걷잡을 수 없어지자 아는 후배에게 다음 지도자 자리를 넘기지만 그 이의 입에서 나온 건 짚을 더 가져오라는 외침뿐이다. 그렇다. 섬뜩하게도 이는 우리가 늘 뉴스에서 접하는 바로 그 이야기들이다. 바보들이 사는 마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아니면 내가 지금 바보들이 사는 나라에 살고 있는 건가?  



178. “아들아, 우리가 어떻게 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참견하고 지적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그들보다 가진 것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우리보다 가진 것이 없으면 그들은 우리가 자신들보다 못한 존재라고 여긴단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이다.


헤움의 바보들은 자신이 가장 지혜롭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마을사람 모두가 시인이고 모두가 교수이다. ‘세상의 참견쟁이들’, ‘단추 한 개이런 이야기들은 읽으면 정말로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자들이라고 믿고 싶어진다. 본인의 삶에 필요 없다면 아무리 어렵게 구한 단추라도 버릴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또 그들이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낸 말도 안되는 논리가 온 마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기도 한다. 과연 우리가 그들보다 더 나은 삶을,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이 또 한가지 반가운 점은 오랜만에 류시화 시인이 엮어낸 책이기 때문이다. 정신 세계와 관련된 많은 외국 서적을 번역해 오던 시인이 난데 없이 우화를 들려주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이 책 또한 깨달음이었다. 해학과 풍자를 빌어 사색하게 만드는 책이다. 더불어, 외국의 이국적인 이야기들이 마치 늘 듣던 옛이야기처럼 편안하게 읽히는 것은 모두 시인의 필력 덕분이리라. 오래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의 힘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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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비행 夜間飛行 - 홍콩을 날다
이소정 지음 / 바른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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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홍콩영화의 몽롱하고 나른한 영상과 닳았다. 금성무나 장국영은 홍콩의 가장 어두운 거리에서 흔들리는 불빛으로 살았다. 주변으로 서성거렸고 어디로도 가지 않았다. 십년 전, 그들의 방황과는 상관없이 나는 쭉 뻗은 건물들과 세련된 호텔들, 금융 엘리트들이 모이는 홍콩 시내 한 복판에 관광객으로 서 있었다. 지저분한 뒷골목은 보지 않았고 페니슐라 호텔에서 긴 줄을 서 애프터눈 티를 마셨다. ‘짝퉁 시계를 한국어로 외치는 호객꾼들은 외면했고 마카오의 이국적인 거리를 걸었다. 그래서 난 여전히 홍콩이 어떤 나라인지 잘 몰랐다.

  

<야간비행>은 기자 출신의 저자가 수년간 홍콩을 오가며 써 내려간 기록이다. 나처럼 무늬만 관광객인 방문자가 부끄러워 질 정도로 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천천히 홍콩을 바라보는 시선에 애정이 듬뿍 묻어 있다그녀에게 홍콩은 위안과 기쁨을 주는 친구이자 연인같은 느낌이다. 이 여정의 첫걸음은 홍콩의 구룡 성채. 그곳은 아편전쟁이라는 역사적 비극의 묘지 같은 곳이었다. 구룡 성채의 진실에 대하여, 그들의 깊고 어두운 역사의 터널에 대하여 직시하고자 하는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 진심 어린 애정이 곳곳에 남은 식민지의 상흔과 중국 반환이라는 현재 진행중인 역사까지 이어져 나도 모르게 홍콩을 안아주고 싶어진다.

  

홍콩 하면 휘황한 야경, 빼곡히 들어차 있는 건물들, 시내를 가로지르는 트램들 보다도 홍콩 영화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홍콩영화의 번성기를 경험한 세대라면 으레 누구나 그럴 것이다. 저자도 홍콩 영화의 장면들을 따라가는 여행을 자주 하는데 그저 보아 넘겨왔던 홍콩 영화들이 그녀의 여정을 따라가면 전혀 다른 이야기로 다가온다. 만약 홍콩의 거리를 걷는 다면 눈을 감아도 치파오를 입은 장만옥과 경찰복을 입은 양조위, 맘보를 추는 장국영이 보일 것만 같다.

  

이 책은 여행 안내서와 여행 에세이의 중간쯤 되는 책이다. 형식은 에세이지만 그 안에 최신 유행하는 핫 플레이스들이 다수 소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을 위한 가이드가 아니라 현지인들만이 할 수 있는 조언들이 가득 있어 어떤 가이드 책보다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홍콩 여행을 준비하는 여행자라면 혹은, 홍콩을 한번쯤 여행해 보고 싶은 예비 여행자라면 한번쯤 이 책을 통해 미리 여행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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