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콜라이 고골 단편선 새움 세계문학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지음, 김민아 옮김 / 새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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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다가와 류노스케를 읽다가 문득 이 고골의 '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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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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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하게 빛나는 르봉브의 유머가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등장한다는 점에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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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다섯 마리의 밤 - 제7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채영신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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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신 작가의 소설인 <개 다섯 마리의 밤>은 다채로운 소재들을 활용하여 서사의 힘을 끝까지 이끌어 나가는 강력한 힘이 있는 작품이다. 알비노(백색증)이라는 병을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소년 세민이와 엄마 박혜정의 애달프고도 비극적인 이 작품은 사회 비극적이면서 종교, 문학, 신화적인 요소까지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개 다섯 마리의 밤의 뜻은 호주 원주민들이 아주 추운 계절인 밤이 되면 개 다섯 마리를 껴안을 때 체온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의미로 혹한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상징한다. 이는 혜정과 세민의 삶을 은유하는 묘사이다. 

이 소설은 ‘요한’이라는 인물이 아이들을 살해하고 살해현장을 재연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겠지만, 이는 성경에 등장하는 ‘요한’을 뜻하며, 성경에서 요한의 역할은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고 세우는 일이다. <개 다섯 마리의 밤>을 움켜쥐고 있는 서사는 성경의 이야기다. 기독교의 서사를 굴절하여 마치 성경에서 찾는 ‘선별자’인 구원자인 예수를 현대에서 찾게 되는데, 이를 달리 말하면 틀리다고 핍박과 조롱의 대상이 되어 버린 어떤 소수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암흑, 그리고 핍박에 대한 전유이며 이단 종교로 추측되는 그 단체에 속한 ‘요한’은 ‘세민’을 선별자로 선택한다. 태생적인 병으로 ‘핍박’을 받는 세민,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태생적으로 핍박이 강제되어졌던 그 지점을 작가는 지적하며 ‘세민’ 뿐만 아니라 사회가 합의한 것처럼 보이는 자본주의, 실력만능주의에 대한 비범한 통찰과 은유들을 통해 결국 핍박은 파멸을 향해 치닫게 된다. 

소설을 구성하는 인물들, 특히 세민과 혜정과의 대립을 이루는 그룹들은 두 그룹정도로 축약된다. 첫 번째로 혜정과 다른 엄마들이다. 학교에서 세민이가 유별난 외모와 공부 성적 또한 우수한 이유로 다른 엄마들의 질투를 사고 있었는데, 그 중에 안빈의 엄마는 그녀의 어려운 사정들을 내심 알고 처음에는 그녀를 도와줄 작정으로 이야기를 많이 나눴지만, 세민이가 학교 성적이 높아지면서 그것이 질투심으로 변화된다. 결국 그녀에 대한 적대적인 마음과 대척점에 서는 인물이다. 두 번 째로는 세민과 아이들이다. 세민은 그 나이 때에 가질 수 없는 유능함 때문에 아이들의 질투를 받게 된다. 그는 이를 방어하기 위한 기제로써 알비노를 이유로 조롱하는 아이들에게 지지 않도록 지식을 쌓는다. 그리고 세민이와 이단 종교의 관계는 <개와 다섯 마리의 밤>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아우라’다. 벤야민이 말한 그 ‘아우라’는 공간과 시간, 전통이 시대를 관통하여 계속 계승되며 갱신되는 형태. <개와 다섯 마리의 밤>에서는 그것이 ‘종교’적인 형국으로 들어선다. ‘요한’과 ‘에스더’는 종교적인 이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들이다. 아이를 살해하는 것도 물론이지만, 마지막에 이 종교가 단체로 벌이는 한 사건은 한국에 있었던 충격적인 사건을 연상시키면서 끝나지 않을 혹독한 추위에 대한 명멸. 이어지는 서늘한 마무리가 삶의 과녁에 명증하게 꽂힌다. 

어떠한 소설은 상처가 부어서 생긴 부스럼들을 약을 발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다면, <개 다섯 마리의 밤>은 상처가 벌어진 그 곳을 들여 다 보고 표현하는 소설이다. 어떠한 상처는 끝났거나 끝나지 않을 것처럼 몸에 체화된다. 한편으로 세민이와 혜정이가 공통적인 습관은 ‘술’을 마시는 것이다. 상처를 잊기 위해 마셨던 그 술은 몸에 고통의 순간들을 반영하는 체화된 습관이다. 결국 세민이와 혜정이 수용한 식별할 수 없는 아픔과 고통 끝에 받아들이는 핍박은 영광 스럽지 않고 가련하다. 고된 삶의 끝에 하느님의 영광이 인간의 삶에 진실로 깃들 수 있는 것일까. 결국 에스더의 마지막 독백은 그렇게 고되고 고된 삶에 대한 의문, 그리고 그 의문은 우리의 것이 되어 부유한다. 끝날 것 같다가도 종 잡을 수 없는 고통의 연속선의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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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와 비순수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권예리 옮김 / 1984Books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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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순수 :

전혀 다른 것의 섞임이 없음.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음.

“순수”하면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는 순백색의 옷을 입고 밝은 미소를 장착한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순수는 성격이라는 무형의 형태로 존재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순수는 칭찬으로 받아 들여진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그렇다면 순수와 비순수를 구분하는 책인가?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순수라는 정의에 대한 인문학적인 해석일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 <순수와 비순수>는 서술할 수 없는 비언어적인 개념임을 인지하게 된다. 무엇이 순수한 것인가? 순수에 대한 물음은 <순수와 비순수>에서 모호함과 딜레마, 혹은 아이러니들이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함께 유려한 문체로 펼쳐진다. 곧 저자인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가 주목했던 관심사가 사회적인 관습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시대를 관통하여 존재하는 아나크로니즘(시대착오)인 발상들을 뛰어 넘는 인물들과 대화들이 등장한다. 이 소설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대화의 대상은 실존 인물들이다. 대화의 대상이 갖고 있는 직업의 특성이나 정체성은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존재하는 카사노바, 남장 여자, 동성애자등이다. 이는 순수와 비순수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출발하며, 그렇다면 그들이 사유하는 쾌락과 관능이 어떻게 발화하고 있는지를 과감한 방식으로 분석한다. 잘 알려지다 시피 이 소설을 보통 LGBT 로 정의하기도 하는데, 장르의 형식을 너머 어떠한 삶이 그들의 정체성을 추동해 왔는지를 정신 분석학적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분석은 이 작품을 현학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부분중에 하나이다. 마치 플라톤의 작품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이야기의 결론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화를 토대로 쌓아가는 이야기들은 이내 마무리 되는 것 같다가도 보이지 않는 안개처럼 흐릿해진다. 이는 완결된 구조로 구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은 내러티브를 포착할 수 없는 상태로 남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이런 구조는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장점을 부각시키는데, 내러티브를 희생하는 대신에 감각적인 문체와 시적인 표현들은 그녀의 언어를 활용하는 감각에 감탄을 하게 만든다. 어느 순간 그녀의 글은 내면 깊숙이 들어와 인간 관계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어 동성애자인 르네 비비앵에게 불편함을 느끼는 화자가 점차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들은 시대의 모멸감속에 살아가던 소수자들을 아무런 선입견 없이 바라 보고자 하는 그녀의 태도가 담겨 있다. 책을 차분히 읽어보면서 나는 인간에게 어떠한 편견을 갖고 있지 않았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순수와 비순수로 나눌 수 없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들에 대해서, 그리고 니체가 말한 보편 혹은 일반성이라 불리 우는 지배 계층이 축적해 온 은폐 된 관계에 대해 깊이 이해해보고 싶어졌다. 콜레트의 마지막 말을 상기한다면 우린 더욱 순수의 의미에 밀접해진다. 

“순수”라는 말은 내게 이해할 수 있는 의미를 드러낸 적이 없다“라고 말이다. 순수한 관계는 편견 없는 순수함으로 형성된다. 순수와 비순수라는 관습을 파괴하고 싶어 했던 콜레트에게 이러한 구분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숙제와 같은 것으로 여전히 우리에게 주어졌다.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역설적인 존재여서 일지 모르겠다. 인간 관계의 역설은 매순간 나와 다른 이가 대화를 나누고 있음에 기인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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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딸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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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의 존재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것일까라고 생각하다가도 이내 글이 주는 마력 같은 힘에 자석처럼 이끌려 버릴 때가 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가령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보고 주인공인 한스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 말이다. 물론 한스는 세상에 어떠한 형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한스와 같은 자기 번민과 외로움에 괴로워하는 이들을 글을 통해 세상의 어려움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한다. 그렇다면 독자들은 내러티브의 서술 없는 메시지, 편지라 부를 수 있는 형식을 어떤 방식으로 감응할 수 있을까? 

우선적으로 독자들은 편지의 수신자가 삶에 대한 내용과 동기를 생각해 볼 것이고, 수신인에 대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찾아보게 될 것이다. 이는 어려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딸>은 전형적이지 않고, 기존의 장르에서 벗어난 글로 난해하게 읽혀지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아니에르노의 글의 특징에 대해서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녀는 주로 자전적인 소설을 집필해 왔는데, <세월>이란 책을 출판하고 난 후 인터뷰에서 그녀는 작가라는 것이 무엇인지, 글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이렇게 밝힌바 있다. 

“작가가 우리 내면을 항상 그리고 이미 사회적이라고 본다.”

“높이도 소재도 다르게 이어 붙여진 역사의 직조물”

이는 개인의 내면을 깊이 파고 들면 결국 사회적인 층위에서의 이념과 감정들이 드러나고, 결국 이것을 소급해서 살펴보면 알 수 없는 역사의 진행 방식에 의해서 글이 구성 된다는 것이다. 아니에르노의 <다른딸>은 편지라는 양식을 통해 어른이 된 그녀가 이전에 할 수 없었던 내면의 이야기를 비범한 문체와 깊은 사유를 밀도 있게 적었다. 언급했듯이 그녀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당신’이란 호칭을 통해 사회적 맥락으로 개방되어 드러나기도 한다. <다른 딸>은 그녀의 내면에 깊게 잠식하고 있었던 존재하지도 않고, 기억할 수조차 없는 자신의 혈육인 언니에게 작성했던 글들을 모은 책이다. 이 책에선 한스와 같은 불우한 상황에 대한 서사들이 없다. 하지만 다른 의미에서 들려 왔던 언니의 이야기들에 대한 공백들을 채우기 위한 아니에르노의 진심이 유려하게 마음에 전해진다.

글을 쓰면 쓸수록 마치 꿈을 꾸듯 이끼만 잔뜩 돋은 인적 없는 습지에서 걸음을 내딛는 듯하고, 단어들의 틈새를 헤치고 나아가 불분명한 것들로 가득 찬 공간을 넘어가야 할 것만 같아요. 내겐 당신을 위한 언어도, 당신에게 말해야 할 언어도 없으며, 부정적인 방식을 통해 지속적인 비존재 상태로 있는 당신에 대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감정과 정서의 언어 바깥에 있는 당신은 비언어입니다. - 61p

<다른딸>에서 ‘언니’는 ‘당신’으로 불러지며, 매개될 수 없는 존재인 ‘언어’로 비유된다. 그리고 이는 그녀에게 글쓰기라는 행위로 발화한다. 결국 우리는 이 글에서 ‘비트겐슈타인’의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해야 한다”를 넘어선다. 그녀가 곧 감정과 정서가 언어 바깥에서 배회한다고 말할지라도 이를 침묵이 아닌 ‘비언어’를 ‘언어’로 말한다는 점에서 이는 간파할 수 없는 내면의 소리가 되어 부유한다. 결국 그녀가 말하는 당신이라는 대상의 텅 빈 형체도 이제는 텅 빈 형체가 아니라 책을 읽는 모든 독자에게 선언하는 ‘당신’이란 말로 대체 된다. 이 소설은 너무나 분명하게 마지막 페이지에 수신의 기록 목적을 밝힌다. 이는 보이지 않는 모든 ‘당신’에게 송부하는 존재의 의미에 대한 고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내 글을 읽는 ‘당신’이란 사람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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