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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 <파우스트>에서 <당신들의 천국>까지, 철학, 세기의 문학을 읽다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철학카페가 실제로 존재해서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며, 좋아하는 책을 읽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책에 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꽤 근사할 것 같다. 단지 내가 수준이 좀 딸려 문학에 관해, 철학에 관해 논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긴 하다. 김용규의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도 내겐 그리 쉬운 책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가볍게 읽었을 지 모르겠지만.........
여기에 나오는 문학책 괴테의 《파우스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셰익스피어의 《오셀로》/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사르트르의 《구토》/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최인훈의 《광장》/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조지 오웰의 《1984년》/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3권중에 제대로 읽은 건 3권정도이고 나머지는 제목과 어느 정도의 줄거리만 알고 있는 것들이다.
그 중에 인상적인 chapter는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 '권태'의 의미 텅빈 무대의 대본 없는 배우, 인간이다.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권태는 도대체 무엇일까? 하이데거는 권태란 자신의 '존재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염려하는 현존재(Dasein)로서의 인간이 가지는 가장 '근본적인 기분(Grundstimmung)'이라고 했다 책 속 165쪽 이 책에선 권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희곡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소개한다. 막이 오르면,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하염없이 '고도(Godot)를 기다린다. 두 사람은 지난 일을 회상하기도 하고 고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잠을 자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면서 고도가 오기만을 기다리지만, 고도를 오지 않고 특별한 사건도 없이 극이 끝난다. 내가 만약 이 연극을 본다면 이건 뭐지? 고도는 도대체 누구길래? 오지도 않고,
이 두사람은 왜 고도를 기다리고 있는거지? 이 연극은 우리의 '일상적 삶 자체'로 시간죽이기를 의미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우린 아침에 출근해서 일하고, 점심 먹고, 일하고 퇴근해서 씻고 밥 먹고 TV보다 잠잔다.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고 그렇다고 크게 잘못될 일도 없는 단조로운 생활들을 보내다가 저세상 가는거다. 왠지 그런 생각하니 슬퍼지긴 하다. 권태란 그래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기분인가 보다. 고도를 기다리는 두 사람처럼 일상의 반복이 주는 권태에 우린 너무나 익숙하다.
*이 책은 그동안 내가 읽었던 책을 다시 깨닫게 하는 책이다. 이 책에 이런 의미가 있었어? 그리고 읽지 않았던 책은 한번 읽어봐야겠네~하며 동기를 부여한다.
때론 책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읽어도 좋고, 다른 시각 다른 관점이나 느낌을 가지고 읽어도 좋은 것 같다. 읽는다는 게 우선 중요하다까~ 그리고 내가 책을 통해 깨달
으면 좋고, 못 깨달아도 분명히 남는건 있을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