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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사용 설명서
전석순 지음 / 민음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상품을 사게 되면 설치 후 제일 먼저 읽어 보는 게 바로 사용 설명서다. 사용 전에 꼭 안전을 위한 경고 및 주의 사항이 있어 반드시 읽어 봐야 하는데, 사실 처음에 대충 한번쯤 읽고 서랍 속 깊숙히 넣어 두는게 사용 설명서인 듯 하다. 그러다 제품이 고장이 나면 다시 한번 꺼내어, A/S센타 전화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어 제품의 하자나 고장난 부분을 설명하고 수리를 하게 된다. 제품의 보증기간에 따라 무상/유상으로 수리한 후 다시 사용하는데, 사실 이것도 제품이 확실하고 A/S 잘 되는 회사나 가능하지, 어떤 경우에는 A/S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철수는 하나의 제품처럼 소개되고 있다. 29세 /173cm / 65kg / (지방) 국립대를 졸업하고, 이 시대에 많은 젊은이들처럼 아직 취업도 결혼도 못한 남자이다. 철수는 겉은 멀쩡해 보이는데, 결정적으로 특정한 상황에서 발열하는 부작용이 있다. 누군가의 사용 설명서가 있는 건 좀 웃긴 설정이긴 한데, 이 책에서 철수처럼 사용 설명서가 있다면 그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가장 올바르게 고장내지 않고 사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평생 사용 하려면 끊임없이 업데이트를 해야하고 , 수시로 점검과 A/S는 필수로 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이 세상에 결점없는 인간이 없듯이~ 우리도 저마다 흠이 있어 철수라는 캐릭터가 조금은 안쓰러우면서 친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