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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는 기쁨 ㅣ 기쁨 시리즈 3
사니 지음 / 달로와 / 2025년 3월
평점 :
우리가 살아가는 다이나믹 코리아, vs를 붙여서 뭐가 나은지 다투듯 토론하는 일이 일상인 곳에서, 우리는 자라면서 끊임없이 쓸모를 증명해야 해요. 성적으로, 자격증으로, 성과로, 통장에 찍히는 월급으로. 그런 숫자들이 눌러박히지 않는 시간들은 가치없고 무용한 것일까요?
아니요, 우리가 뛰어다니는 시간도, 넘어지는 시간도 모두 빠짐없이 우리 삶에 새겨지고 몸에 크고 작은 흔적을 남깁니다. 그 누구도 어느 한 자욱이 의미없다 폄하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깃털같은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바위처럼 무거울 수 있는 것인데.
살아온 여러 시간 속 무너졌던 기억, 때로는 무너지고 있는 중인 줄도 모르고 스러지거나, 무너지는 척하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부여잡고 있다가도 부질없이 무너져 버리거나, 무너지든 말든 그대로 다 놓아 버리거나, ... 그런 그런 이야기들이 새겨진 책 《넘어지는 기쁨》. 가짜 꿀, 피순대 한 조각, 레몬차 감기약, 피어싱, 이런 작은 사물로 기억되는 에피소드들을 읽으며 마음이 흔들리고 저릿했던 것은 그 이야기들에서 지난 내 이야기를 떠올렸기 때문이었어요(지금도 내 귀에는 힘든 고비를 하나 넘을 때마다 뚫었던 피어싱들이 달려 있다!)
넘어지면 절대 안 돼, 큰일 나, 하는 말을 되뇌며 살기보다, 어쩌다 넘어졌으면 넘어진 김에 풀꽃도 보고 콧바람도 즐기며 잠시 누웠다 일어나는 삶을 마음에 그려보며 책을 읽었습니다. #서평 #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