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의 꽃 - 내 마음을 환히 밝히는 명화 속 꽃 이야기
앵거스 하일랜드.켄드라 윌슨 지음, 안진이 옮김 / 푸른숲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사하게 빛나는 노란색의 꽃책. 피어나는 봄 같은 색색의 그림들이 가득해 페이지에서 싱그러운 향기가 나는 듯합니다.

각자 자기대로의 모양과 빛깔을 가진 꽃들의 향연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책꽂이를 책꽃이로 만들어 주는, 시들지 않는 보물을 방에 들인 기분이에요.

지친 날, 글자에 눈을 두지 않고 책을 스르르 넘기며 꽃 그림과 눈맞춤하면 내 마음도 평온하게 봄빛으로 물들어요. 그렇게 마음껏 그림을 보다가 화폭 속 사물의 이력이 궁금해지면 슬쩍 글을 읽어보아도 재밌어요. 꽃의 종류만큼이나 다채로운 작가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쓰여져 있답니다. #도서제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넘어지는 기쁨 기쁨 시리즈 3
사니 지음 / 달로와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살아가는 다이나믹 코리아, vs를 붙여서 뭐가 나은지 다투듯 토론하는 일이 일상인 곳에서, 우리는 자라면서 끊임없이 쓸모를 증명해야 해요. 성적으로, 자격증으로, 성과로, 통장에 찍히는 월급으로. 그런 숫자들이 눌러박히지 않는 시간들은 가치없고 무용한 것일까요?

아니요, 우리가 뛰어다니는 시간도, 넘어지는 시간도 모두 빠짐없이 우리 삶에 새겨지고 몸에 크고 작은 흔적을 남깁니다. 그 누구도 어느 한 자욱이 의미없다 폄하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깃털같은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바위처럼 무거울 수 있는 것인데.

살아온 여러 시간 속 무너졌던 기억, 때로는 무너지고 있는 중인 줄도 모르고 스러지거나, 무너지는 척하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부여잡고 있다가도 부질없이 무너져 버리거나, 무너지든 말든 그대로 다 놓아 버리거나, ... 그런 그런 이야기들이 새겨진 책 《넘어지는 기쁨》. 가짜 꿀, 피순대 한 조각, 레몬차 감기약, 피어싱, 이런 작은 사물로 기억되는 에피소드들을 읽으며 마음이 흔들리고 저릿했던 것은 그 이야기들에서 지난 내 이야기를 떠올렸기 때문이었어요(지금도 내 귀에는 힘든 고비를 하나 넘을 때마다 뚫었던 피어싱들이 달려 있다!)

넘어지면 절대 안 돼, 큰일 나, 하는 말을 되뇌며 살기보다, 어쩌다 넘어졌으면 넘어진 김에 풀꽃도 보고 콧바람도 즐기며 잠시 누웠다 일어나는 삶을 마음에 그려보며 책을 읽었습니다. #서평 #도서제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살의 연구 암실문고
앨 앨버레즈 지음, 최승자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술이라든가, 명성이라든가, 갖가지 기발한 주제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 때로는 거창하고 숭고한 가치이거나 아니면 그저 대상 모를 원한, 고통의 중단, 복수를 위한 - 어떠한 연유로 자살에 매혹되었는지, 자살에 관한 무수한 이야기들이 조각조각 담긴 책《자살의 연구》

⠀이 책은 무구한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자살의 이미지를 어떻게 구축하고 어떻게 소모했는지 시대별로, 학파별로, 나라별로 골목길을 쏘다니듯 이리저리 찾아본다. 제각각의 그러나 독창적이지는 못한 이유로 자살을 행한, 행하지 못한, 행했으나 실패한, 그리고 동경한 또는 배척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기차 밖 풍경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그 속에는 자신의 생물학적 삶을 종결시킴으로써 사회적 삶을 확장시킨 사람들도 지나가고, 저자가 한때 알고 지냈던 이의 사연도 지나가고, 저자 자신의 과거 - 현재로까지 연장된 - 도 스쳐 지나간다.

⠀이렇게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이, 거기에 담긴 자살 예찬 혹은 자살 금지가 지금의 시각으로는 한편 우습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지금 우리의 모습도 이미 이 풍경의 일부다. 과거로부터 직조된 씨실과 날실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자살에 대한 현대적 정의 혹은 해석도 전혀 고유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님을 체감하게 된다. 지금 생을 선택한 사람도, 자살을 선택한 이들도 은연중에 이 오래된 직조물 한 자락을 붙잡고 있음을.

✏️ 우리 집의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진짜 잔혹한 행위들은 우리의 오락을 위해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지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진짜 환상과 겹쳐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죽음은 사람들 단번에 흥분시키는 비현실적인 포르노그래피 같은 것이 된다. "죽음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이지만/우리를 솔깃하게 한다(원주)."

+) 을유문화사의 암실문고 시리즈는 무엇을 고르든 후회없이 재미있다.

#도서제공 #을유문화사 #암실문고 #을유문화사_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망찬 회의론자 - 신경과학과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희망의 과학
자밀 자키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을 적대적으로 대하는 사람은 은연중에 세상도 자신을 그렇게 대하리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희망찬 회의론자》는 자신과 세상을 갉아먹는 냉소주의를 떨쳐내고 회의론자가, 정확히는 희망찬 회의론자가 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흥미롭게도 건강의 관점에서 신뢰의 이점(고립은 건강에 나쁘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고립은 우리를 조용히 마모시킨다. 사람들은 고립의 영향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증상의 원인을 다른 데에서 찾으려고 한다. 외로운 사람은 신체적인 불편으로 병원과 응급실을 찾는 경향이 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결핍, 즉 먹고살기 위해 발버둥친다는 느낌은 밤을 새는 것만큼이나 인간의 정신 역량을 감소시킨다. 그러나 밤을 새는 것과는 달리 결핍은 우리를 몇 주 혹은 몇 달, 몇 년까지 따라다닌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변질된 냉소주의(이것은 전혀 쿨하지 않다)가 아니라 그 안에 숨은 희망을 볼 수 있는 예리한 눈이다. 희망은 무조건적 낙관을 뜻하지 않는다. 희망은 "오류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지성적 사고의 결과물이다.

"불평등이 심한 시기에는 냉소주의가 심해지지만 역으로 냉소주의가 심한 시기에 불평등도 심해진다. ... 국민이 서로 신뢰하지 않을 때 그 의심은 먼저 가장 가진 것이 없는 자에게 향한다."

타인을 조롱하고 불신하며 혼자만 잘 살려는 것이야말로 근거없고 현실성 떨어지는 태도이다. 혼자만 따로 살기에는 이미 사회 속 개인들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밀접하게 얽혀 있다. 내가 잘 살고 싶다면 공동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신뢰 있는 공동체는 모두를 위한 것이기에.
+) 역시 뇌과학 지식은 한쪽으로는 건강, 다른 한쪽으로는 공동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다시금 체감했다.

"희망은 세상을 바꾸는 가장 실용적인 기술이다."

#도서제공 #희망찬회의론자 #인문 #자밀자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팔로우 뉴질랜드 - 크라이스트처치ㆍ퀸스타운ㆍ오클랜드ㆍ웰링턴, 2025~2026년 최신판, 완벽 분권 follow 팔로우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
제이민.원동권 지음 / 트래블라이크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어느 도시로 여행을 가든 유튜브, 인스타, 블로그에 여행 정보가 무수히 많이 올라와 있지만, 글과 사진을 담은 종이로 된 여행책만이 줄 수 있는 나름의 느낌이 있는 듯해요. 책 하나 집어들고 여행길에 올라서 저처럼 무작위적인 일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랜덤하게 페이지를 펼처 다음 행선지를 정하는 재미도 느껴볼 수 있고요.

'팔로우 뉴질랜드'는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풍광을 표지에 담은, 뉴질랜드에서 볼 것, 할 것, 먹을 것은 물론이고 교통편과 역사와 예산에다 컨셉별 여행루트까지😲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알찬 정보가 꼭꼭 눌러 담긴 가이드북입니다.

저는 사실 내년 늦여름에 뉴질랜드에 가려고 비행기 티켓을 사두었는데요, 한 권의 책에 모든 정보가 차곡차곡 수납되어 있는 채로 읽으니 인스타나 구글에서 검색해서 단편적인 정보를 얻을 때보다 여행 계획에 대해 쉽게 감이 잡힙니다.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들어요. 생생한 채도로 수록된 여러 사진과 함께 수많은 멋진 장소들에 대한 설명을 읽다 보면, 저의 10일짜리 휴가 기간이 너무도 짧게 느껴지기 때문에요.

그리고 한 권으로 보이는 '팔로우 뉴질랜드'는 쫙 펼쳐 보면 '플랜북'이라는 얇은 책자 하나가 분리된 채로 끼어 있었는데요, 플랜북에는 '팔로우 뉴질랜드 사용법'부터 내 취향 진단, 버킷리스트, 도보여행과 기차여행과 자전거여행 루트 등등 한 번씩 모두 시도해 보고 싶은 루트들도 담겨 있고, 기간별 또는 예산별 여행일정까지, 뉴질랜드 여행자들이 필요로 할 각종 유용한 정보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여행자의 관점에서 여행자에게 무엇이 필요할지, 고심해서 책을 쓰신 게 느껴졌어요. '팔로우 뉴질랜드' 덕분에 내년 뉴질랜드 여행이 한 층 더 기대됩니다 😊😄

* 출판사 트래블라이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