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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마리의 소들 ㅣ 고래숨 그림책
아델 타리엘 지음, 쥘리 드 테르삭 그림, 김주영 옮김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5년 5월
평점 :
이 책을 선물 받고 싶다고 손든 건 약 2달 전 생긴 호기심에서 시작됩니다.
친한 형아가 마트에서 산 메추리알을 부화시켰단 이야기를 듣고 궁금했습니다.
마트에서 산 메추리알이 부화된다고?
우리집 어린이는 우리도 부화시켜 보자고 졸랐습니다.
이것저것 궁금한 에미도 합세합니다.
부화기도 육추기도 형아네서 빌려줍니다.
우리도 마트서 메추리알 유정란을 샀습니다.
보름. 15일이 지나자 하나씩 메추리가 부화합니다.
신기하고 귀엽고 생명 탄생의 경이로움까지 느끼며
밥주고 물주고 귀하게 귀하게 키웠는데...
점점 커지고 점점 퍼덕퍼덕파닥파닥 날개짓을 시작하고 깃털이 나자
메추리를 받아 줄 농가를 찾았고, 2달은 키워서 와야 산다고 하셔서 열심 키웠는데...
마당에 내 놓자마자 고양이의 습격을 당했어요.ㅠㅠ

앗...책...서평을 써야하는데 서론이 길었네요.
동물권....이 책은 동물권을 대놓고 이야기합니다.
작가님도 "이 책을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든 사육자들에게 바친다"고 하십니다.
주인공 농부도 소들에게 "이제 공장식 농장은 이제 완전히 끝이야."라고 하고요.
아이들에게 간단하고 명확하게 동물권에 대해 이야기 해줄 때 좋을 것 같습니다.
농부는 세마리의 소 '마리에트, 지네트, 조르제트'와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
날씨가 좋은 날 낯선 방문객이 다가오자 농부는 우유를 줍니다.
우유가 너무 맛있었던 그 남자는 우유를 마을에 팔기 위해선 더 많은 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 다음 이야기가 상상이 되시죠?
더 많은 우유, 더 많은 소, 기계식 농장화, 로봇......그러다 소들은 지치고 행복하지 않고
농부도 지치고 행복하지 않고....앞으론 공장식 농장을 하지 않을거야..
소들은 도망쳐 신선한 풀과 맛있는 꽃들이 가득한 작은 낙원에 있었어요.

이야기는 단순한데 잘 모르겠어요.
저희도 메추리들 잘 키워보려고 했어요.
근데 점점 커지자 집에선 감당이 되지 않아농장에 보내려 했어요.
보내려 한 것도 미안하고...메추리가 죽은 것도 미안하고...
우리가 부화시키지 않았다면 죽지 않았을 건데...하면서 생명에 대한 무책임을 반성하게 되고
이젠 메추리알도 못먹겠고....아이랑 많이 울었어요.

농부도
많은 소들을 들여오고 '마리에트, 지네트, 조르제트'에게 미안했겠죠?!
우유만 짜게 하고 공장식 농장에서 산책도 못하게 된 소들에게 말이에요.
이럼 고기도, 달걀도 못 먹겠더라고요.
그래서 잘 모르겠어요.
행복하게 자란 소에게서 나온 우유, 넓은 공감을 뛰논 닭에게서 나온 달걀 먹잖아요.
그건 괜찮은 걸까요?
우리 집 어린이는 제가 이 책을 붙들고 독후감을 쓴다고 낑낑거리고 있으니,
농부는 착하다...라고 쓰면 되잖아 했는데요...
농부가 착한걸까요?
농부가 처음부터 거절했으면 좋았을텐데요..
우리 집 어린이에게 다시 읽어줘야겠죠?
고래가숨쉬는도서관에서 제공받아 제멋대로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