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히트 메이커스 - 세상을 사로잡은 히트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데릭 톰슨 지음, 이은주 옮김, 송원섭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엄청난 인기와 함께 상업적 성공을 거둔 극소수 제품이나 기발한 아이디어, 즉 '히트' 상품의 비결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유명해진 것처럼 우리 주변을 장악하고 있는 '히트' 상품들은 우연한 결과물이 아니라 몇 가지 핵심 요소에 따라 결정되는 '과학적' 결과물이다.
이 책을 통해서 두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낼 수 있다.
첫번째, 사람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만들어 내는 비결은 무엇인가?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 사람들의 심리 구조에 그 답이 있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또 이해받고 싶은 욕구, 위험을 피하고 싶은 욕구, 어딘가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 등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기본적인 심리 공식이 있다.
두번째, 같은 아이디어인데 어떤 것을 성공하고 어떤 것은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들의 기대 심리를 이해해야 한다.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이 파놓아 이미 길이 다 들 대로 든 도랑을 따라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흘러들어가는 제품이나 아이디어라면 히트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람들의 도랑을 타고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친숙함을 새로운 형식으로 표현할 때 사람들은 감탄하며 좋아한다.
사람들은 새로움을 접했을 대 느끼는 불안감과 새로운 것의 정체를 인지했을 때 얻는 만족감이 교차하면서 '미학적 감탄의 순간', 또는 '미학적 깨달음의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사람들은 새것을 '좋아하는' 동시에 '두려워'하기도 한다.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느끼고 좋아하면서도 너무 새롭다고 느끼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이미 이해하고 있는 기존의 것에 새로운 것을 결합해서 의미 있는 순간을 창조할 수 있어야만 최고의 히트 메이커가 될 수 있다. 즉, '친숙한 놀라움' 혹은 '익숙한 새로움'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현대 산업디자인의 아버지인 레이먼드 로위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귀신같이 알아내는 감각을 타고났다. 예리한 직관력뿐 아니라 탄탄한 이론 틀, '마야 (MAYA, Most Advanced Yet Acceptable)'를 제시했다.
사람들은 '과감한', 그러면서도 '이해할 수 있는' 범주의 제품에 매력을 느낀다. 즉 '가장 진보적이면서도 수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마야' 원칙의 핵심이다. 친숙함만으로는 부족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새롭고, 도전적이고 놀라운 그 무언가가 편안함, 의미, 친숙함의 영역을 뚫고 들어가야 햔다. '요컨데 '미적 깨달음'의 순간이 필요하다.
히트 메이커스가 되고 싶다면 새것 애호증과 새것 혐오증의 균형적 관계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다수 사람이 새로운 제품, 생각, 이야기를 원한다. 물론 그것이 이미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이라는 전제하에서만 그렇게 이끌린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서 콘텐츠가 대중을 소비하는 시대에 사람들은 새것 애호와 새것 혐오 두 가지의 균형점 사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따. 사람들은 완전히 놀랍지도 또 완전히 친숙하지도 않은 한 '적당히 새로운' 항목 위주로만 보게 된다.
독자 자신이 이미 동의한 주장이나 의견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글을 읽을 때 혹은 자신의 세계관을 정확하게 집어서 정리해 주는 농담을 들을 때, 사람들은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 이런 측면에서 콘텐츠의 디지털화가 심적인 기분 전환 혹은 일종의 치유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
사람들이 친숙한 것을 선호하흔 경향성에서 나타나는 부작용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동의할 것 같지 않은 이야기나 논쟁은 아예 피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것을 바라보는 렌즈의 조리개는 한껏 좁힌 상태에서 가까운 동료나 친구끼리 공유할 수 있는 몇 가지 이야기로 소통의 범위를 제한하는 알고리즘과 소셜 미디어가 문제다.
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란스럽거나 당황스러운 아이디어는 되도록 피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것은 도무지 학습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조성하기 쉽다.
이러한 기술은 세상과의 연결성을 높이기 보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끼리만 모여 생각을 고유하는 편협한 집단을 만든다.
또 이런 집단의 생각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사람들을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 페이스북 같은 콘텐츠 플랫폼은 의도적으로 친숙하지 않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정보는 치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세상을 더 많이 알아간다는 것이 때로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
표적의 규모를 작게 잡을 때 성공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이는 작은 표적을 염두에 뒀을 때 상품 자체의 품질과 네트워크의 품질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개 상당한 애착을 느끼는 상품이나 생각에 관해 이야기 하기를 좋아한다.
디지털로 연결된 상업적 세계에서는 소집단이 광적으로 추종하는 히트 상품에서 수익을 창출하기가 훨씬 쉽다. 이는 수인이 나는 방향으로 '규모의 역설'을 활용한다는 의미이다.
사람들이 매일 다니는 거대한 도랑을 타고 가면서 자신만의 관점으로 히트 상품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독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