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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 ㅣ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정명섭 지음, 산호 그림 / 들녘 / 2020년 7월
평점 :
요즘 코로나19 팬데믹도 있고 최근에 영화 '살아있다'도 보았고 해서 마침 눈에 띄길래 E-book으로 샀다.
오래 읽을 줄 알았는데, 몇 시간 만에 후딱 읽었다.
이 말의 의미는,
첫째, 그만큼 몰입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인류 멸망 후의 지구, 좀비에 대한 묘사, 이후 시대의 인류의 대처, 혼란 초기 생존자의 일기 등에 대해 상세하고 치밀한 묘사가 두드러졌기 때문에 몰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일기의 공간적 배경이 낯선 곳이 아니어서(전 직장 근처) 읽으면서 더욱 상상이 잘 되었던 것도 있었다.
둘째, 쩝쩝(=입맛다시기)
한참 몰입되어 2차전으로 넘어가나 싶었는데 그냥 끝나버렸다.
내가 Wi-Fi에서 E-book을 내려받을 때에 뭔가 문제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뒷부분 내용이 잘렸다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안정적인 Wi-Fi 망에서 다시 내려받았으나 처음과 같았다. 화가 났다. '쓰다만 책'이라는 느낌이 너무나 강렬했다. 웹 검색을 해 보니 이게 '열린 결말'이라고 하는데, 이건 열린 결말이 아니다. '쓰다 말았'다. 열린 결말이라 함은, 어느 정도 내용을 마무리해 주면서 한꼭지 정도 남겨 두고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게 문학에서 말하는 진정한 '열린 결말'이다.
가장 가까운 예가 바로, 영화 '살아있다'가 아닐까. 어느 정도 마무리해 주면서 또다른 방향을 제시해 주지 않는가.
한참 또 다른 이야기로 흘러가면서 갑자기 이야기를 툭 잘라먹고 끝내버리는 방식. 황당하기 그지없다. 영화 '사라진 시간' 같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 이런 현실이 올까? 하는 일종의 공포감도 느끼게 해 주었고,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에 필적할 만한 뛰어난 현실상황묘사에 대해서는 극찬하고 싶으나, '쓰다만 책'이라는 느낌은 지울 수 없기에 별 2개밖에 못 주겠다.
끝부분에 '2편에서 계속'이라고 쓰여 있었다면 별 5개를 줬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