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그리스·로마 신화 12: 인간을 이해하는 12가지 키워드 〔독립〕
저자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그림 야니스 스테파니데스
출판 파랑새
발행 2023.11.10.
신화는 결국 모험을 통해 성장하고 독립하는 이야기.
이재 여러분만의 인생 모험을 떠나라!
사춘기에 접어든 저희 아이 육아의 키워드는 ‘거리 두기’입니다. 이전 육아가 신체적 독립을 위한 신변자립에 의미를 두었다면 거리 두기는 정서적 독립을 위한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신의학자들은 사춘기 자녀와 부모와의 갈등은 이처럼 정서적 독립을 위한 과정의 일부이며 이 시기에 그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후 또 다른 정서적, 정신적 문제를 야기 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립이라는 키워드를 가진 그리스·로마 신화의 이야기는 서사에 중심을 두고 읽었던 이전 과는 좀 더 다르게 읽히게 됩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는 유독 ‘가족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신들의 가족 안에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 형제들 간의 관계는 대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지만, 때로는 권위적이고 폭력적이기도 하다. 권력이나 시기, 질투가 더해지면 더욱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가장 가까운 사이이지만 그래서 너무나 치명적인 ‘가족 이야기’가 그리스·로마 신화의 핵심이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핵심을 완벽히 정리한 정재승 교수의 추천사 중 일부입니다. 평범한 우리에게도, 신화의 주인공들에게도 가족은 참 쉽지 않은 관계인 것 같습니다.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 독립이라는 키워드의 주인공은 콤플렉스로 유명한 오이디푸스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가 저지른 잘못으로 대를 이어 내려진 저주와 그로 인해 불행으로 얼룩진 절망적 운명의 굴레에 빠진 오이디푸스의 서사가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법과 상식에 의해, 사회적 규범에 의해 판단하고 행동하고 사고해왔던 아이들에게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마도 신화에서 거스를 수 없는 절대 권력을 가진 신들에 의해 모든 것이 판단되고 다스려지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합니다. 계속해서 의문을 가지게 되지요. 스스로 의문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며 자신만의 해법을 제시하려는 모습이 무척이나 진지해 알파세대가 신화를 대하는 색다른 모습을 관찰하는 재미도 느끼게 해줍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대충 어떤 것인지 정도만 알고 있던 누구나 이 책을 읽어도 좋겠습니다.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라이오스의 철없는 잘못으로 친구를 죽게 하고 친구의 아버지 펠롭스가 내린 죽음에 대한 복수와 저주로 그 가족과 자식의 자식들까지 고통받는 모습에서 원죄를 저지른 자 보다 연좌제로 고통받은 후손들에게서 안쓰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된다는 정도로 오이디푸스의 일생에 관해 알고 있었다면 그가 자신의 운명의 실마리를 풀어가기 위해 마주해야만 하는 진실의 무게를 시작으로 그의 자녀들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와 배경이 되는 시대적 상황들이 맞물려 어떻게 흘러가는지 함께 험난한 여정에 동참해 보시길,
그리고 25년간 신화를 연구한 끝에 집필했다는 이 작품을 신화 속에서 겪는 숱한 시련은 성장과 독립으로 가는 통과의례라고 정의한 정재승 교수가 이 책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지 구체적으로 조언한 추천사를 정독하여 읽어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