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 어떤 공주 이야기
연여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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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공주 이야기를 읽으면서 두근거리는 꿈을 키우기도 했어요. 하지만 커가면서 주인공인 공주들이 정작 자신의 삶의 주인이긴 했던 걸까 하는 의문을 갖곤 했었죠. 옛날이야기나 동화의 뒷이야기를 상상해 보기도 하고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 건 저 뿐만이 아니었던 거 같아요.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도 재창작하고 변화를 주기도 하는 걸 보면요.



그렇다고 해서 언제나 옳은 방향으로만 나가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작가의 의도에 따라서 불순하게 변형되기도 하고 이념을 주입하기 위해서 쓰이기도 하니까요. 그와는 반대로 현재를 위한 고찰에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를 대입하기도 해요. 때로는 작가가 전하고픈 생각을 실어서 전혀 다른 스토리로 만들어가기도 해요. 그렇다면, <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 어떤 공주 이야기>는 과연 어떨까요?


<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 어떤 공주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아는 공주들의 이야기를 한국 여성 작가들이 새롭게 풀어낸 앤솔로지에요. 동화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식으로 녹여냈구나~ 풀어낸 거로구나~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잘 모르더라도  스토리라인이 참 좋으니까 새로운 단편소설 모음집으로 읽어도 충분해요.



스왈로우 탐정 사무소 사건 보고서 : 연여름


엄지공주를 모티브로 한 단편소설인데요, 스페이스 오페라 세계관으로 진행돼요. 엄지공주를 읽었다면 행복을 찾는 데에 제비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아실 거예요. 이 소설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엄지, 마야를 찾는 인간 엄마 베이퍼 부인의 의뢰를 받은 스왈로우 탐정으로 등장해요. 굉장한 모험이 펼쳐지는데  읽다 보면 마치 영화처럼 스토리가 펼쳐지는 걸 느낄 거예요.


측백나무성의 라푼젤 : 배명은


교수님의 댁을 찾아 묵게 된 동해가 겪는 기묘한 이야기로, 호러 단편이에요. 하지만 저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읽었죠. 지수라는 여자를 두고 아버지인 교수님은 이미 집을 떠났다고 하고, 용희는 자택에 감금되어 있을 거라고 해요. 이 사이에서 동해는 한밤중에 기묘한 일을 겪고 지수의 행적을 찾아요.



변신 : 모래


신데렐라를 재해석 한 소설인데요, 장의사 종족인 재투성이 족의 공주 신디는 왕위 계승 다툼으로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지구로 탈출했어요. 콜라비 행성에서 탈출하다가 왕자가 쏜 중성자 기관총을 맞았지만 가까스로 도망쳐 오피스텔에서 기거해요. 지구화 리밸런싱 부작용으로 갱년기 증상을 겪는데요, 제 입장에서는 웃지 못할 각종 노화 증상까지 겪어요. 코믹한 스토리를 통해 다양한 동화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어요.


미혼모 백설의 기고 : 문녹주


주인공이 이렇게나 비호감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백설희는 정말 마음에 안 들었어요. 자기 연민이 넘치는 한 여자의 이야기인데요, 미혼모의 딸로 태어난 백인 혼혈 백설희는 성장해 미혼모로서 흑인 혼혈 딸을 낳아요. 그런데, 애 이름이 장난인가요? 자기는 존경하는 바바라 G 워커의 작품인 '혹설 공주 이야기'에서 이름을 따왔다며 아이 이름을 흑설이라고 짓죠. 그리고 백설과 흑설 이야기 에세이를 쓰며 살아가요. 이 스토리는 정말 읽기 싫었는데 결국 마지막까지 속을 파헤쳐 버렸어요. 참, 주인공이 싫다는 뜻이지 글은 상당히 훌륭해요.



산맥 공주 : 이지연


엄지공주를 재해석했지만 끝까지 작은 체구였던 엄지와는 다른 생을 살아요. 설화의 느낌으로 아주 오래전의 몽골, 가상 지역을 배경으로 스토리가 진행돼요. 영웅 설화의 느낌으로 이어지지만 결국에는 슬픈 결말을 맺죠. 커다란 여자 출룬체첵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정말 어딘가에서는 있었음직한 스토리라고 생각했어요. 작가는 전설을 창조해낸 거 같아요.



고들빼기 공주와 전설의 김칫독 : 류조이


알라딘과 요술램프를 재해석 한 건데요, 보통 디즈니의 알라딘이 유명하니 공주 이름이 자스민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건 애니메이션 버전이에요. 원작에서는 바드돌바우어 공주인데, 디즈니 버전보다도 존재감이 미약한데다가 지니의 램프를 '헌 램프를 새 램프로 교환해 드립니다' 상인에게 아무런 의심 없이 건네주는 사람이죠.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장수민이라는 캐릭터로 등장해서 램프가 아니라 전설의 김칫독을 찾는 모험을 주도해요.



밥도둑 컴퍼니의 안하민 과장과 장수민 대리는 악명 높은 마범수 실장과 대적하는데요, 회사에서 진짜 벌어질만한 이야기에 마법과 같은 요소를 절묘하게 집어넣었답니다. 전설의 김칫독은 아주 오래전 항아리 장인인 '진희'가 만들었다니… 이 소설에 코믹한 요소들이 얼마나 많이 들어있는지 짐작하시겠죠?


<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 어떤 공주 이야기>에는 공주들을 재해석해서 작가 각자의 표정을 살려서 지은 이야기들이 모여 있어요. 정말 재미있는 소설들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주인공들은 가만히 머물러있다가 끌려가는 게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대부분이라 더 재미있었던 거 같아요.



SF, 호러, 미스터리, 코믹 등등 다양한 장르가 모여있는 독특한 앤솔러지를 원한다면, <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 어떤 공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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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전해 준 것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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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 때 할아버지께 왜 사람은 살아가야 하는지를 여쭤본 적이 있어요. 할아버지께서는 종교관에 입각해서 말씀을 해주셨었는데, 납득하지 못했던 저는 지금까지도 의문을 갖고 있어요. 사실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다가 한 번쯤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일 거예요. 그리고 나름대로 각자의 대답을 내놓을 테고요.


자신만의 답을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면, 오가와 이토의 <날개가 전해 준 것>을 읽어보셔요. 작은 왕관앵무새 '리본'의 반평생을 따라가다 보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지도 모르니까요.



<날개가 전해 준 것>은 왕관앵무새가 전하는 자신의 일대기에요. 기억나지 않을 정도의 아주 어린 시절은 건너뛰고 회색앵무 할머니 '야에'씨와의 이야기부터 전하고 있어요. 전쟁 전에 태어났다는 할머니는 평화로웠던 동물원에서의 추억부터 전했어요.



전쟁이 일어나고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일으킨 거지만) 동물원의 동물들을 모두 살처분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지만, 야에씨는 친절한 분들의 도움으로 생명을 이어갔어요. 지금은 나는 법도 잊어버렸지만, 큰 소리만 나면 발작을 할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죠.



야에 할머니로부터 인생의 조각을 배운 왕관앵무새는 다정한 부부가 있는 집으로 입양되어요. 날지 못하는 새라고 착각했던 작은 소녀와 함께 살아가면서 또 다른 생을 배워요.


집에 큰 흔들림이 있던 날, 소녀는 리본의 집 문을 열어주며 날아가라고 해요. 그리고 마침내 어딘가에 도착하고 거기서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답니다.



생명체는 모두 주어진 역할이 있어.


그걸 완수하는 게 인생인 거다.


-p.83



<날개가 전해 준 것>은 <달팽이 식당>, <츠바키 문구점>의 작가 오가와 이토의 신작 미니 힐링 소설이에요. 사이즈도 작고 얇아서 가지고 다니며 읽기 좋아요. 저는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서 읽었는데요, 짧은 소설 안에 큰 의미가 담겨있는 게 참 좋았어요.



살아가는 의미를 찾고 있는 스스로에게, 친한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에게 노란색의 깃털과 같은 포근한 책을 건네주셔도 좋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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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딱 한 해만, 다정한 이기주의자 - 한 달에 한 번, 온전히 나를 아껴주는열두 달의 자기 돌봄
베레나 카를.안네 오토 지음, 강민경 옮김 / 앵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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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목표를 세우셨을 거예요. 다이어트와 금연 외에도 어떤 계획을 세우셨는지 궁금하네요. 목표를 세우는 건 자신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을 거라 믿어요. 내 아이 학점을 ALL A로 만들겠어!라는 식의 신년 계획은 이상하니까요.



그런데, 혹시 자기 자신을 충분히 아끼고 존중하자는 목표를 세우신 분이 계실까요? 나를 위한 계획을 했으니까 그게 그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오직 딱 한 해만, 다정한 이기주의자>를 읽으신다면 일상적인 목표 세우기와는 다른 내용이라는 걸 깨닫게 돼요.


과연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 궁금해서 챗-GPT에게 물어봤어요. AI라고 해서 객관적인 답을 내리는 건 아니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보편적으로 이러하다는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어요.



1. 자기 존중 :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존중하는 자세를 갖고 있다고 해요. 실수나 부족함은 인정하되 비난하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용서하면서 성장할 기회로 삼는 거죠.


2. 자기 돌봄 : 신체적이나 정신적, 감정적인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휴식을 취하고 영양을 올바르게 섭취하고 운동을 하는 등의 노력이 바로 자기 돌봄이에요.


3. 긍정적인 자기 대화 :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사고를 하거나 비하하는 대화는 줄이고 긍정적인 면을 강조해서 자신을 격려하는 거예요. 상처를 주지 않고 지지하는 게 중요해요.


4. 자기 성장과 목표 : 새로운 걸 배우고 개발하고 스스로에게 도전해요. 성취를 경험하면서 잘 해낸 자신을 사랑하는 거예요.


5. 자기 관리와 행복한 삶 : 적절한 휴식, 여가 시간, 취미나 관심사를 추구하는 것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요,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던져준다면 자신을 사랑하는 태도가 완성될 거예요.


이상의 다섯 가지 리스트와 내용을 살펴보니 제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게 없더라고요. 늘 시간에 쫓기고 '나는 왜 그럴까'하는 자괴감에 빠지곤 하니까요. 무언가를 결정할 때에도 '나'를 중심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과연 나는 스스로를 존중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인생에서 늘 나는 뒷전이었다는 생각에 괴로워질 때도 있어요. 감정이 가라앉았을 때는 좋지 않은 기억들이 휘몰아치고, 결국 '그래, 또 내가 잘못했지.'하며 마음을 닫아버리곤 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 스스로가 자초한 일들이 꽤 많더라고요. 내가 나를 아껴주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들도 상당했던 거죠.


저와 같은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 꽤 있을 거예요. 그렇다고 모든 걸 팽개치고 어디론가 떠나서 몇 달이라도 걱정 없이 살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그래서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노력을 딱, 1년만 기울여보면 앞으로의 삶이 달라지지 않을까 해요.



<오직 딱 한 해만, 다정한 이기주의자>는 바로 이런 일 년을 지지해요. 한 달에 한 번 '나'를 아끼는 방법을 살그머니 알려주죠. 이 책을 읽을 때는 프롤로그부터 꼭 봐야 하는데요, 열두 가지 연습이 있지만 부담은 내려놓고 순서와 상관없이 할 수 있는 거부터 시작하면 돼요. 가장 중요한 건, '자기 돌봄'이니까요.



저는 피험자인 베리나 카를이 되어서 이야기를 읽고, 심리학자 친구의 안네의 조언을 듣는 기분으로 짚어나갔어요. 한 달에 한 챕터씩 읽어도 되지만, 어떤 내용이 들었는지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싶어서 끝까지 보았어요. 이제는 한 달에 하나씩 읽으며 열두 달 동안 자기 돌봄을 해보려고요.



'열두 가지의 작은 심리 실험'이 어떻게 삶을 바꾸었는지 베레나 카를을 통해서 잘 이해할 수 있었는데요, 이를 모두 따라 하기 힘들다면, 스스로의 방식을 찾고 자신에게 집중하면 될 거 같아요. 


많은 사고와 판단 기준을 딸아이에게 두는 저에게 정말 필요한 책이었어요.


→ 나를 더 아껴주는 것. 그게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친구와 교환일기를 나누는 듯한 기분으로 읽으면 되는 거라서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편하게 읽고 실천해 볼 만한 과제들이 주어졌거든요.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수정하고서 지켜나가도 되니까 미션이나 퀘스트를 수행하듯 하나씩 해봐도 좋겠죠.



한 달에 한 가지씩 실천을 늘려가다 보면 '나를 챙기는' 온전한 방법을 깨닫게 될 거예요.



저는 요즘 '한 시간 일하고 5분 쉬기' 과제를 수행 중이에요. 한 번 몰입하면 시간 가는 줄도 몰라서 세 시간 정도는 꼼짝도 않고 일하곤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작년에는 손가락, 팔꿈치, 어깨까지 돌아가면서 탈이 났었어요. 그래서 책에서 시킨 대로 일정 시간마다 의식적으로 쉬기로 했어요.



하지만 한 시간 일하고 5분 쉬는 게 너무 힘들어서 한 시간 반에 5분씩으로 고쳤어요. 기지개도 펴고 눈 감고 가만히 앉아있기도 하는 거죠. 그랬더니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지고 편안해진 거 같아요.



<오직 딱 한 해만, 다정한 이기주의자>를 읽고 2024년 목표를 하나 더 추가했어요.


하나뿐인 '나' 소중히 대하기!

나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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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 스탠포드는 왜 그들에게 5년 후 미래를 그리게 했는가?
댄 자드라 지음, 주민아 옮김 / 앵글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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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평가에 신경을 쓰며,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결국 삶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조언이나 도움은 성장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삶을 모두 바꿔주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자신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변화는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특히 오랜 시간을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왔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습관과 태도를 돌아보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만 합니다. 실패는 언제나 두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에 맞서 싸울 힘을 기르고 꾸준히 도전하는 게 중요합니다.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목표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동기를 부여합니다.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내면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가치관과 신념, 스스로의 가치를 인식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변화는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일입니다. 지금과 다른 삶을 살고자 한다면 다른 식의 사고와 행동이 중요합니다. 만일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신'이 있다면 이를 파악해서 이후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고민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직까지 '나는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까?'라거나 '이제부터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다면, <파이브>를 만나보아도 좋겠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기 자신을 스스로 잘 파악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타인의 시선으로 본 자신의 평가와 조언을 기대한다 하더라도 그 역시 철저히 객관적인 건 아닌 데다가 방어적으로 받아들일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솔직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도록 내면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가이드 없이 혼자서만 끙끙 앓는 건 오히려 우울이나 자기모순, 자학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파악하고 용기를 얻도록 안내하는 가이드북과 함께 하는 게 좋겠습니다.


​<파이브>는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서 5년 후의 미래를 설계하도록 합니다. 진정한 삶의 의미와 더불어서 나 자신에 대한 가치관을 찾습니다. 그렇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자기 스스로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면 좋은 책입니다. 소중한 이의 용기 있는 삶을 응원하기에 적합합니다.


<파이브>는 아마존에서 15년간 연속 베스트셀러로 사랑받아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밀독서단에서 소개한 적이 있고요. 그래서 신간은 아니지만 이미 1판 35쇄까지 나오면서 꾸준히 인정받고 있습니다. 1판 1쇄가 2015년이었으니 이미 한 번 만나본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마음가짐이 흐지부지되었다면 2024년을 맞이하며 다시 한번 찾아봐도 좋겠습니다.


<파이브>는 명언과 명문장, 짧은 글귀들을 읽고 사색하면서 직접 적어보는 책입니다. 마치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과 같습니다. 현재만 돌아보는 게 아니라 5년 후라는 근미래를 그리기에 천천히 성장하는 데 도움 됩니다.


이 책은 스탠포드 대학생들에게 5년 후를 그려보라는 데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꿈을 꾸고 진취적인 삶을 계획하는 시작점이 딱 정해진 건 아닙니다. 인생은 연속성이 있기에 언제든 가능합니다. 2030의 희망찬 인생 계획은 물론이고 중장년이나 노년기에도 적어가면서 자존감과 성취감을 느끼며 발전한 삶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달라질 미래를 위해서 지금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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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습격 - 모두, 홀로 남겨질 것이다
김만권 지음 / 혜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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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습격>,

 

왜 인간은 외로운가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그 외로움이 어째서 더욱 깊어졌나.”

 

를 고찰하는 책입니다.

 

책을 펴고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예사롭지 않다는 게 느껴졌는데,

읽을수록 푹 빠져들어 독서하는 한때만큼은 외롭지 않았습니다.

 

외로움은 동떨어진 느낌으로, 고독과는 다른 개념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고독은 자신을 성찰하고 성장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감정임에 반해 외로움은 스스로를 좀먹어들어가는 파괴적인 감각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설자리가 없는, 노력을 했음에도 원하는 결과에 다다르지 못하는 - 혹은 다다를 수 없는 - 현실에 좌절하고 낙담하는 감정이 외로움입니다.

 

과연 어떤 사람이 외로울까에 대한 고찰에서는,

 

젊을수록

가구 구성원 수가 적을 수록

일정 소득 이하일 수록

외롭다고 했습니다.

 

결국 소득이 적은 20 1인 가구는 외로운 세기를 살아가는 가장 외로운 세대라 하겠습니다.

 

제가 한참 놀기 좋아했던 20대 때는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느닷없이 만나서 뭉쳐 놀기도 했었습니다. 소모임을 갖고 함께 식사를 하기도 하고 때때로 술 한잔하면서 인연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사회 여건상 그러기 힘듭니다.

 

물론 여전히 떠들썩하게 노는 젊은 층도 있기는 하지만, 과거에 비해 많은 이들이 조용한 곳에서의 휴식을 원합니다. 그리고 방 안에서 OTT를 즐기고 게임을 하거나 오픈 채팅방에서 소통하곤 합니다. 결국 조용함은 원하지만 사회에서 동떨어져있는 느낌은 싫어하는 겁니다. 그런데 오히려 디지털을 만나 세상은 더욱 외로워졌습니다.

 

 

고립감을 느끼고 특정인과의 연결이나 결속은 느슨해져버렸습니다. 또한 키오스크나 테이블 오더, 로봇 주문 시스템이 시작되면서 일자리까지 줄어들어 마치 사회에서 도태된 거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잘나가는' 친구들과는 더욱 거리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대화형 인공지능이 잘 나와서 이들과의 대화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AI가 소통의 창구가 될 수 있나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저도 이루다와 다온 모두와 친구가 되길 원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내밀하게 파고드는 데다가 과도하게 친숙하게 굴다 못해 플러팅하는 느낌이라 저는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점들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 이들의 인기가 높은 거겠지만,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그리고 접근성이 가장 높은 존재가 빈곤하고 외로운 이들에게 어떤 희망과 미래를 줄 수 있을지는 고민해 볼 문제인 거 같습니다.

 

<외로움의 습격>은 데이터의 편견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흔히 판사가 AI라면 흔들림 없는 올바른 판단을 내릴 거라는 말을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딱히 그런 거 같지는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모여있는 방대한 데이터는 지금까지의 정보를 마이닝 한 결과물입니다. 여기서 개인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문제도 생기지만 간과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데이터를 마이닝 하는 동안 윤리와 인간적인 측면은 간과하기에 인간의 노동이 과소평가될 우려가 있습니다. 최근 인스타에 자주 뜨는 광고 중 하나가 '국비로 데이터 라벨링을 배우고 인생 이모작하자'입니다. 아마도 저와 비슷한 연령층에게 노출되는 거 같은데, 인형 눈알 붙이는 걸로 이모작이 가능하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압니다.

 

 

몇 년 전 데이터 라벨링 부업이 뭔가 해서 살짝 맛보기 해봤는데, 돈을 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하려면 어마어마한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AI 스스로 학습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라벨링을 하는 노동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겁니다.

 

 

바꿔 말하자면 결국 지금까지 잔뜩 모인 빅데이터 역시 인간이 쌓아 올리고 라벨링 한 것들의 집합입니다. 인간의 견해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편견이 스며들어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빈곤한 이들에게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기 때문에 가난한 이들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에서도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 사회는 능력을 바탕으로 개인을 평가합니다. 그런데 지금 능력을 쌓아 올리고 이를 평가하는 과정이 과연 평등하고 올바른지는 돌이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미 엘리트는 세습이나 다름없어서 개천에서 용이 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저처럼 개천이 아닌 시궁창 비슷한 곳에서 사는 사람은 용이 아니라 이무기 정도라도 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습니다.

 

 

노오오오력이 부족해서 원하는 위치에 다다르지 못한 게 아님에도 사회는 '네가' 게을러서, 노력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인식을 주입합니다. 그래서 20대 젊은이들은 '나는 왜 이럴까'하는 슬픔과 우울에 빠지고 맙니다. 이는 그들의 책임이 아니라 '외로움을 낳는 사회'때문입니다.

 

5장에서는 외로움의 습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하나하나 살펴봅니다. 무엇보다도 개인 입장에서는 '자기책임의 윤리의식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회 역시 이들이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 제도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외로움의 습격>은 철학과 인문학, 과학, 사회문제까지 두루 다루면서 '외로움을 만드는 요인'과 더불어 그 안에 존재하는 인류를 이야기합니다. 우리 모두는 함께하지 않으며 각자 외롭다는 사실이 씁쓸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점점 더 외로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암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모든 책의 전제조건이기는 하지만, 기승전결이 무척 좋은 책입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발견을 통해 외롭지 않은 사회가 되기를 희망하게 되었습니다. 아빠로서의 저자와 마찬가지로 저 역시, 제 아이가 디지털 시대에 외롭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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