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전쟁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리뷰를 할 때가 사실은 제일 조심스럽습니다. 유명한 작가, 팬이 많은 작가, 게다가 우리나라 작가의 책을 읽고 나서 한숨을 내쉬게 될 때 나는 어떻게 글을 써야 하나, 작가와 팬들에게 욕을 먹지 않으려면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글을 쓰지 않고 안 읽은 셈 칠 때도 있습니다. 

이 책 <글자 전쟁>은 무척 유명한 책입니다. 현재 (2016.2.17) 기준으로 네이버 책에는 390건의 리뷰가 있는 걸 보니 무척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었나 봅니다. 그중 대다수는 이 책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저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더욱 고뇌할 수 밖에요.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는 건,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는 것이겠죠?



어릴 때부터 천재성을 보였던 이태민이라는 무기중개상이 동업자의 비리로 검찰에 소환됩니다. 여검사를 우습게 봤다가 유도신문에 말려들죠. 다음날 재소환되었지만, 중국으로 도망칩니다. 그곳의 해장국집에서 북한 사람들과 중국 사람들과 어울리며 재기할 기회를 노리는데, 말 없는 한 사나이가 무척 신경 쓰입니다. 그 남자는 어느 날 태민을 불러 USB를 맡아달라고 말하고 그날 밤 살해당합니다. 별로 친하지 않은 상대가 갑자기 무얼 맡기고 살해당하고 다음날 공안이 찾아오고... 이런 것 자체가 이미 진부하지 않습니까만은, 그래도 문장력이 좋으니 다시 책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처음엔 그가 남겨준 USB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죽은 자가 소설가라는 말에 호기심이 일어 무엇이 들었나 확인합니다. 그가 남긴 것은 한 편의 소설이었습니다. 소설의 내용은 한자는 중국이 아닌 동이(東夷)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 무척 재미있는 소설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뒤의 스토리까지 이야기하고 나면 제가 제일 싫어하는 스포일러 대방출 사건이 될 테니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겠지만, 읽으신 분은 알 테지요. 이게 다라는 사실을. 

이 소설은 그렇습니다.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그 끝은 미약하리라. 혹은 용두사미.

소설에서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작가가 무척 많은 연구와 공부를 하였구나 하는 것. 그리고 그의 그런 연구와 공부를 바탕으로 대단한 상상력을 발휘해 거대한 스토리를 뽑아낼 만한 능력도 있는 사람이로구나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사람을 책 속에 잡아넣는 실력도 대단해 책 속의 책, 사마천 시대의 이야기가 나옴에도 어려움 없이 읽게 만들 수 있는 친절함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 감상은 변하지 않습니다. 시작에 비해 끝이 허술합니다. 감히 유치하다고 말하겠습니다. 차라리 코믹하고 유쾌한 소설의 결말이 그런 식으로 지어졌다면, 소설의 흐름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내용에 비해 빈약한 결말도 그렇고, 어리석을 정도로 자기중심적인 데다가 건방진 젊은이가 이 소설 하나로 그렇게 변했다고 하는 것은 청소년 책에서도 먹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우연의 남발. 그 넓은 땅덩어리에서 참.... 


지난번의 <싸드>도 저랑 잘 안 맞았었는데요. <글자 전쟁>은 더욱 안 맞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김진명의 책을 읽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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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2-17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ㅡ싸드 도 그렇고 저는 끝을 낼 수있는 문제가 아니라서 그렇게 끝을 지었다 ㅡ라고 보거든요.
작가는 던져주는 것 같아요.
의심하라.
지금을 ..
한번 주변을 다시 보라 ㅡ나를 둘러싼 현실들과 주변국과의 정치 경제 들을 ..
눈을 들어 보라는 메세지로만 봐도 일단 괜찮다고..
신문 ㅡ은 보시는지..
역사특강 e-채널 등은 좀 보시는지..
싸드가 결국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ㅡ는 생각해 보셨는지..거기까지만 해도 작가는 잘 한거라고
저는 봅니다. 그가 결론 내릴 부분이 못되거든요.
현재진행형의 일들이라...

포니 2016-02-19 14:37   좋아요 1 | URL
이 덧글에 덧글을 다는 것이 더 어렵네요. ㅎㅎ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계속 생각해야겠지요.^^

[그장소] 2016-02-19 17:02   좋아요 0 | URL
무조건 작가가 옳다 ㅡ그러는건 아닙니다.^^
저도 기습을 받은 듯 했거든요.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까지 ㅡ입니다.
현재로서는..
아쉬운 글에 대한 부분은 저도 있었으니까..분명.^^

포니 2016-02-20 11:09   좋아요 1 | URL
네^^
생각해 볼 만한 일들인 것 같아요.
작가가 던져주는 주제만큼은 확실히 그래요.

[그장소] 2016-02-20 13:56   좋아요 0 | URL
네 ~^^고맙습니다.
무조건 섣부른 결론으로 가기보다 스스로 의식의 껍질이 단단해 질것을 두려워하기 ㅡ
이걸 참 조심히해야하는 것 같아요.
나름 그마만한 시간을 들인 것이라도
시간앞에 완벽이란 ㅡ무색한거라..
그런 생각을 덕분에 한번 더 했네요.
포니 님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또 좋은 글로 뵈어요^^

포니 2016-02-21 22:06   좋아요 1 | URL
네^^ 자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