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푸드 - 당신의 뇌가 원하는 음식은 따로 있다
리사 모스코니 지음, 조윤경 옮김 / 홍익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저는 생선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주에 살고 있지만 마트나 시장에서 사는 생선이 저렴한 것도 아니고, 부지런을 떨어서 새벽배 들어오는 포구에 가서 각재기라고 불리는 정어리를 사 온다면 모를까 저에게는 가까이하기 어려운 식품입니다. 실은, 핑계입니다. 저는 비린내가 싫어요. 집에서 생선이 구워지는 냄새도 싫고, 조림을 하자니 나트륨이 걱정됩니다. 밖에서는 먹어요. 단, 비린내가 나지 않는 생선에 한해서 말이에요. 몸에 좋은 건 알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뇌와 혈관 건강을 위해 오메가 3 보충제를 먹고 있습니다. 이젠 염려해야 하는 나이거든요.

그런데 <브레인 푸드>의 저자 리사 모스코니는 보충제보다는 직접 음식에서 오메가 3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권하고 있습니다. 질 좋은 연어를 하루에 85g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연어라... 저 연어 좋아하거든요. 마트에 가서 연어를 사다가 소분해야겠어요. 그뿐만 아니라 난황에는 인지질이 풍부해서 콜레스테롤이 유의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적당량의 달걀을 꾸준히 먹는 것도 좋다고 하더군요. 저자는 블랙 캐비아나 연어 알 같은 걸 권하지만 저는 좀.

저자는 <브레인 푸드>를 통해 반짝하고 떠오르는 획기적이거나 신박한 방법보다는 제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한번 짚어줍니다. 아는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이건 무척 중요한 것으로, 이상한 불안 마케팅에 흔들리지 않을만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저자의 처방은 무척 간단합니다.

첫째, 꾸준히 신체 활동을 하면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둘째, 영양소가 풍부한 채소, 과일, 콩류, 통곡물을 섭취하라. 셋째, 물질대사에 영향을 미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며 동맥이 막히게 만든다고 알려진 동물성 식품과 첨가된 당의 섭취를 제한하라. 넷째, 물을 많이 마셔라. 다섯째, 금연하라. 그리고 간접흡연을 최대한 피하라. 여섯째,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간다면 의사의 지침에 따라 몸무게를 줄여라.

-p.215,216

건강을 위해서는 무척 당연한 처방임에도 꾸준히 이것을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뇌와 심혈관계에 문제가 생깁니다. 저는 충분한 채소의 섭취를 하지 않고, 동물성 식품을 많이 먹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 같아요. 저는 고혈압입니다. 이는 결국 뇌혈관에도 영향을 미쳐서 벌써 문제가 생기고 있을지 몰라요. 저자는 충분한 수면 역시 권하고 있는데, 저는 약간의 수면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어쩌면 너무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게 원인인지도 모르겠는데요. 아이가 공부하다가 늦게 자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봅니다만, 이러다가 노년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땐 아이를 더 힘들게 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당장의 이유를 대고 있습니다.

<브레인 푸드>의 띠지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당신의 뇌는 어느 날 갑자기 병들지 않는다.'

맞습니다. 지금 저의 식습관, 과거로부터의 식습관, 행동 습관이 노년의 저를 만들겠죠. 안 좋은 습관이라면 그것을 깨닫는 순간부터 바로 교정해야 합니다.

그 시기가 이르면 이를 수록 좋아요. 혈관의 노화라거나 뇌의 노화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소를 잃어도 다음 소를 위해 외양간은 고쳐야 하겠지만 잃기 전에 단단히 방비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이 책은 대체로 믿음직합니다. 겁을 주는 게 아닌, 되도록 사실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신경과학자이자 영양사입니다. 그렇기에 뇌에 좋은 음식을 영양학 측면에서 알려주고 권유합니다. 뇌에 좋은 음식은 곧 혈관에 좋은 음식이고 심장에 좋은 음식입니다. 따라서 저자가 권하는 것을 주의 깊게 살피고 따른다면 뇌 건강뿐만 아니라 전신의 건강, 노화 방지에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자 추천 식품 중 비용 면에서 - 실천하기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 이를테면 물을 충분히 마신다거나 좋은 기름을 사용한다거나 식탁 위의 트랜스 지방을 몰아낸다거나 하는 건 충분히 실천 가능합니다. 고구마를 즐겨 먹으라는 건 누구나 잘 할 수 있겠죠. 특히 단순히 굽거나 쪄서 먹으라는 건 황홀한 유혹입니다. 그러니 이런 걸 어떻게 하라고! 하면서 투덜대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는 게 좋겠습니다. 책의 후반부에 식단과 요리법이 나와있는데, 그건 참고로 하는 게 좋겠습니다. 분명 건강에 좋은 식단이긴 한데, 우리가 이대로 식단을 꾸리기엔 좀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흥미로운 조리법이고 몸에 좋은 조리법이니 가끔씩 내킨다면 만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책을 꼼꼼히 읽고 저자의 권유에 따른 좋은 식품, 좋은 조리법으로 우리 형편에 맞게 식단을 직접 짜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책에는 좋은 내용이 잔뜩 들어있습니다. 영양학적 측면에서 손색이 없습니다. 특히 지중해식 식단, 혹은 채식에 가까운 식단을 권하고 있으므로 채식주의자 독자가 본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처럼 육식을 과하게 하는 독자도 반성의 기회를 갖고 새해 건강 지침을 세우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누군가가 2020년 새해 건강을 위해 계획을 세운다면 주저하지 않고 이 책을 추천하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마법의 약'이나 순식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빠른 해결 책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이 책을 통해 신경 영양학을 실천하며 당신이 발견하는 지식은 평생에 걸친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이 책의 목표는 당신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건강한 뇌를 만드는 것을 돕고 앞으로도 뇌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지도를 제공하는 것이다.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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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1-07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