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사전
허진열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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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사전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고난 사전> 을 읽으며 오래 마음에 남은 문장은 “고난 중에 가장 필요한 것은 완성된 답이 아니라 같은 자리에 있어 주는 누군가”라는 말이었다. 고난을 겪는 사람에게 때로는 정답 같은 말보다 함께 울어주고 기다려주며 곁을 지켜주는 마음이 더 큰 위로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며 하나님께서 우리의 고난 가운데도 조용히 함께 머물러 계신다는 사실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허진열 목사님은 어느 날 자신의 삶에 딸의 ‘담도 폐쇄증’이라는 고난이 찾아왔다. 어린 딸의 투병과 세 번의 수술, 간이식을 기다리는 긴 시간 속에서 얼마나 많은 눈물과 기도가 있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간증 프로그램 출연 요청을 받았을 때 이미 회복된 후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전히 간이식을 기다리던 고난의 한가운데였다는 사실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아픔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소망이 되길 바라며 내어놓은 그 믿음의 선택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책 속 ‘내려놓음’의 비유가 기억에 남는다. 500ml 생수병은 처음에는 가볍지만 팔을 앞으로 뻗은 채 오래 들고 있으면 점점 천근만근 무거워진다. 물의 무게가 변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놓지 못하는 내가 지쳐가는 것이다. 우리의 고난도 그렇다. 문제 자체보다 내가 붙들고 놓지 못하는 마음 때문에 더 무거워질 때가 있다. 내려놓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더 큰 손을 신뢰하는 믿음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고난 사전>은 기다림, 맡김, 붙듦, 카이로스, 희망이라는 단어들을 통해 고난의 시간을 믿음의 언어로 다시 해석한다. 그중 ‘카이로스’ 이야기는 내게 특별히 다가왔다. 내가 정한 시간에는 이미 늦었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도 하나님은 하나님의 시간표 안에서 일하고 계신다는 고백이 마음을 붙잡았다.

 

나도 자녀를 키우며 걱정과 염려가 찾아올 때가 많다. 내가 원하는 답과 내가 바라는 때를 내려놓고 하나님께서 아이의 삶을 가장 선하게 인도하신다는 믿음을 배우고 싶다. 책을 덮은 후에도 나는 지금 무엇을 붙들고 있는지 그리고 하나님께 맡기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지생각해보았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믿음은 더 깊어지고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심을 기억하며 오늘의 자리에서 다시 기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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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속담 따라 쓰기 2단계 - 교과 연계 속담으로 어휘력을 키우는 ㅣ 초등 속담 따라 쓰기 2
구본영 지음, 박정제 그림 / 하늘을나는교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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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연계 속담으로 어휘력을 키우는 초등 속담 따라 쓰기 2단계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초2학년 아이가 방과후에서 한자 수업을 들으며 사자성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점은 사자성어를 속담과 연결해서 알려주니 훨씬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집에서도 "감탄고토네.", "우공이산이지." 하며 먼저 사자성어를 말하고 비슷한 속담까지 찾아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그런 아이와 함께 읽은 <교과 연계 속담으로 어휘력을 키우는 초등 속담 따라 쓰기 2단계>는 단순히 따라 쓰는 책이 아니었다. 속담의 뜻을 이해하고 직접 써 보고 생활 속 예문으로 활용한 뒤 퀴즈까지 풀어 볼 수 있어 자연스럽게 속담을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속담은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였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젓가락질과 연필 잡는 법을 바르게 익히도록 꾸준히 알려 주었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바른 자세로 글을 쓰는 모습을 보며 어릴 때의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또 인상 깊었던 속담은 '고생 끝에 낙이 온다'​였다. 처음에는 글씨를 따라 쓰는 것도 귀찮아하던 아이가 매일 조금씩 필사를 하더니 글씨체가 눈에 띄게 반듯해졌다. 예전보다 예쁘게 써진다며 스스로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떠올랐다. 아이도 "방과후에서 배운 고진감래랑 같은 뜻이네!"라며 속담과 사자성어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비슷한 사자성어와 함께 익힐 수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속담을 하나 배우면 관련 표현까지 함께 익히게 되어 어휘가 더욱 풍성해지는 느낌이었다. 또박또박 따라 쓰며 글씨 연습도 하고, 문해력과 표현력까지 함께 키울 수 있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요즘은 아이와 일부러 속담을 섞어 대화한다. 아이는 거기에 맞는 사자성어를 떠올리며 이야기하는데 놀이처럼 즐기면서도 국어 실력은 자연스럽게 쌓이는 것 같다. 속담을 어렵게 외우기보다 생활 속에서 익히고 싶은 초등 저학년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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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들)
클레르 마랭 지음, 류재화 옮김 / 사람in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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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단절(들)>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2년째 이유도 모른 채 끊어진 한 친구와의 우정이었다. 무엇 때문에 연락이 닿지 않게 되었는지 아직도 알지 못한다. 시간이 흘렀지만 그 관계의 단절은 여전히 마음 한편을 시리게 한다. 누군가는 우정이라고 하면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소중했던 사람을 잃는 경험은 존재의 일부가 사라진 것처럼 크고 묵직하게 다가왔다.

 

이 책은 연인과의 결별, 가족과의 절연, 사별뿐 아니라 진로와 삶의 방향이 바뀌는 순간까지 다양한 단절을 철학의 언어로 풀어낸다. 솔직히 읽기 쉬운 책은 아니었다. 문장 하나를 여러 번 곱씹게 되는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천천히 읽을수록 단절을 단순한 상실이 아니라 삶을 다시 바라보는 과정으로 사유하게 되었고, 그 시간이 오히려 마음을 조금씩 다독여 주는 느낌이었다.

 

가장 오래 남은 문장은 첫 장의 "자신과 타자에게 늘 충실할 수는 없다"는 말이었다. 늘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 누군가를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죄책감을 조금은 내려놓아도 된다는 위로처럼 다가왔다. 모든 관계를 끝까지 붙잡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이 실패는 아니라는 사실을 이 문장이 조용히 일깨워 주었다.

 

책을 읽으며 깨달은 것은 완벽한 단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머지 없이 나누어지는 숫자처럼 관계를 말끔히 정리하는 일은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기억은 남고 감정도 흔적처럼 오래 머문다. 그러나 그 흔적이 반드시 고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내면의 변화나 새로운 방향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단절은 일어난다. 그것은 끝이라기보다 이전의 나와 조금 다른 내가 되어 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단절(들)>은 상처를 빨리 잊으라고 말하는 대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도록 이끈다. 지금도 완전히 아물지 않은 관계를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 경험 또한 지금의 나를 만든 일부라는 사실을 조금은 받아들이게 되었다. 단절을 두려움이나 실패로만 바라보고 있었다면, 이 책은 그 시선을 조금은 다르게 바꿔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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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운다는 것 - 비우고 나면 열리는 새로운 문 ㅣ 파스텔 그림책 10
다다 아야노 지음, 고향옥 옮김 / 파스텔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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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스스로를 하나의 역할로 정의할 때가 많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 잘하는 일을 가진 사람, 목표를 이루는 사람. 하지만 그 역할을 잃는다면 나는 어떤 사람일까. 그림책 <채운다는 것>은 이 질문을 따뜻하게 건네는 작품이다.

 

주인공 '잔'은 할머니의 홍차를 담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인 찻잔이다.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귀여운 찻잔이 떠오를 만큼 사랑스러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새에게 물려 숲속에 떨어지고, 더 이상 홍차를 담을 수 없게 되면서 잔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잃었다고 생각한다. 텅 빈 자신을 바라보며 슬퍼하는 모습이 무척 안쓰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잔은 꽃잎을 담고, 물고기를 쉬게 하고, 토끼와 아기 오리들을 돌보며 조금씩 새로운 쓰임을 발견한다. 개구리들의 목욕탕이 되고 나비들의 쉼터가 되기도 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잔에 달빛이 담기고 숲속 친구들이 모두 모여드는 마지막이었다. 홍차를 담던 시절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게 빛나는 순간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역시 많은 생각을 했다. 잔은 한동안 '찻잔'이라는 정체성을 잃었다며 슬퍼했지만 결국 자신도 몰랐던 새로운 모습으로 세상을 품게 된다. 그 모습을 보며 나 또한 고정관념에 갇혀 스스로를 한 가지 모습으로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비워진다는 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담기 위한 시작일지도 모른다. 내 안의 편견과 아집을 조금 내려놓으면 지금과는 다른 가능성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느꼈다. 있는 그대로의 나도 충분히 소중하며 예상하지 못한 변화 속에서도 삶은 다시 풍성해질 수 있다는 따뜻한 위로를 주었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오랫동안 마음에 잔잔한 여운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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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은 초록의 마음 - 상처 입은 마음으로도 계속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반혜린 지음 / 북라이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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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은 초록의 마음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이제 40대가 되었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니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사람들의 웃음 뒤에 숨은 피로와 말하지 못한 상처들. <우울은 초록의 마음>은 그런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우울을 극복하라고 등을 떠미는 대신 아픈 마음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책을 읽는 내내 오래전 직장동료가 떠올랐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그는 부모님의 이혼, 동생의 자살, 자신의 이혼, 그리고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늘 의욕 없어 보였던 이유를 그제야 이해했지만, 그때의 나는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책을 읽으며 그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견뎌왔는지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우울뿐 아니라 트라우마, 불안, 무기력, 완벽주의, 자기혐오와 같은 감정의 뿌리를 유년기의 경험과 연결해 설명한 부분이다. 왜 나는 이럴까라는 질문보다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라는 이해에 가까워지는 과정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각 장마다 담긴 '도구 상자'도 좋았다. 마음이 힘들 때 스스로에게 건넬 수 있는 말과 감정을 다루는 방법이 정리되어 있어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ADHD를 다룬 내용 역시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나 역시 출산과 육아를 경험하면서 우울한 감정을 자주 마주했다. 몸이 지치면 마음도 쉽게 무너지고 마음이 힘들면 두통이나 소화불량처럼 몸이 먼저 신호를 보냈다. 몸과 마음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엄마가 되고 나서야 실감했다.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마음에 남았던 장면이 있다. 아이는 작은 실수에도 "나는 못났어.", "망했어."라고 쉽게 말한다. 책에서는 이런 수치심과 완벽주의가 사랑받고 싶은 마음과 연결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부분을 읽으며 아이뿐 아니라 나 역시 스스로에게 참 엄격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는 아이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실수해도 괜찮다고 있는 그대로도 충분히 소중하다는 말을 자주 해주고 싶다.

 

저자 역시 예민한 성향과 우울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비슷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읽는 내내 악뮤의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이 떠올랐다. 기쁨과 슬픔이 모두 삶의 일부이듯 우울도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마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제목에 담긴 '초록'이라는 단어가 오래 남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지만 초록은 회복과 생명을 떠올리게 하는 색이다. 흔들리는 풀잎이 살아 있기 때문에 흔들리듯 우리도 살아 있기 때문에 아프고, 또다시 자라난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모두의 마음에도 언젠가는 다시 초록이 피어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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