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은 초록의 마음 - 상처 입은 마음으로도 계속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반혜린(뿍이) 지음 / 북라이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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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은 초록의 마음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이제 40대가 되었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니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사람들의 웃음 뒤에 숨은 피로와 말하지 못한 상처들. <우울은 초록의 마음>은 그런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우울을 극복하라고 등을 떠미는 대신 아픈 마음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책을 읽는 내내 오래전 직장동료가 떠올랐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그는 부모님의 이혼, 동생의 자살, 자신의 이혼, 그리고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늘 의욕 없어 보였던 이유를 그제야 이해했지만, 그때의 나는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책을 읽으며 그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견뎌왔는지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우울뿐 아니라 트라우마, 불안, 무기력, 완벽주의, 자기혐오와 같은 감정의 뿌리를 유년기의 경험과 연결해 설명한 부분이다. 왜 나는 이럴까라는 질문보다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라는 이해에 가까워지는 과정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각 장마다 담긴 '도구 상자'도 좋았다. 마음이 힘들 때 스스로에게 건넬 수 있는 말과 감정을 다루는 방법이 정리되어 있어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ADHD를 다룬 내용 역시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나 역시 출산과 육아를 경험하면서 우울한 감정을 자주 마주했다. 몸이 지치면 마음도 쉽게 무너지고 마음이 힘들면 두통이나 소화불량처럼 몸이 먼저 신호를 보냈다. 몸과 마음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엄마가 되고 나서야 실감했다.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마음에 남았던 장면이 있다. 아이는 작은 실수에도 "나는 못났어.", "망했어."라고 쉽게 말한다. 책에서는 이런 수치심과 완벽주의가 사랑받고 싶은 마음과 연결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부분을 읽으며 아이뿐 아니라 나 역시 스스로에게 참 엄격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는 아이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실수해도 괜찮다고 있는 그대로도 충분히 소중하다는 말을 자주 해주고 싶다.

 

저자 역시 예민한 성향과 우울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비슷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읽는 내내 악뮤의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이 떠올랐다. 기쁨과 슬픔이 모두 삶의 일부이듯 우울도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마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제목에 담긴 '초록'이라는 단어가 오래 남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지만 초록은 회복과 생명을 떠올리게 하는 색이다. 흔들리는 풀잎이 살아 있기 때문에 흔들리듯 우리도 살아 있기 때문에 아프고, 또다시 자라난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모두의 마음에도 언젠가는 다시 초록이 피어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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