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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 돼지 ㅣ 빨강머리앤 점자 라벨 그림책 1
김정하 지음 / 빨강머리앤 / 2023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점자라벨그림책 까망 돼지

특수교육과를 전공한 친구가 대학시절 나에게 내 이름을 점자로 알려주며 이름표를 선물한 적이 있었다. 특별한 선물이었기에 기억에도 오래 남았고 공공시설(지하철 등)에 설치된 점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 아이 또한 길에 설치된 노란 점자블록에 관심이 많은데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알려주니까 고개를 끄덕인다. 엘리베이터를 누르다가 층별로 볼록 튀어나온 점자를 만지작거리면서 왼쪽에 점 하나, 오른쪽에 점 두 개, 이러면서 세어보기도 한다. 마침 점자라벨그림책을 읽어주니 좋아하면서 페이지를 손끝으로 쓰다듬는다.
오늘 읽은 <점자라벨그림책 까망 돼지>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점자 라벨이 포함된 그림책으로써 그림책 내용뿐만 아니라 책의 제작과 구성에 있어서도 다름의 가치를 드러내고 있었다. 조손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의 시선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안고 포용해주는 할머니를 그리며 성장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 아이와 함께 읽으며 더불어 마음이 풍성해지면서 따뜻해짐을 느꼈다.
할매 꿈에 까망 돼지가 폭 안겨든 뒤 ‘내’ 가 태어났다고 들은 주인공은 친구들과는 조금 다르게 까맣고 케이크 대신 수수무지개떡을 좋아하는 친구다. 친구들은 모르는 신기한 음식을 매일 먹으며 할매를 최고의 요리사로 생각하는 까망돼지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주는 할매 덕분에 긍정적으로 잘 자라난다. 때때로 남들과 다른 생김새와 환경 때문에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자신의 존재 자체에 절대적인 의미를 두는 할매의 사랑이 타인으로부터의 차별을 이겨낼 수 있게 해준다.
우리도 이런 가족(혹은 친구 등)이 한명만 있어도 세상을 살만하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아이에게 너의 존재 자체로 사랑한다는 절대적인 믿음과 특별한 사랑을 듬뿍듬뿍 주고 싶다. 까망돼지의 할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