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눈 키우는 법 - 우세한 눈이 알려주는 지각, 창조, 학습의 비밀
베티 에드워즈 지음, 안진이 옮김 / 아트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심리학 책같기도, 뇌과학 책같기도 하고 예술책 같기도 아니면 그림 교재같기도 한 <보는 눈 키우는 법>.
 내가 오른손잡이인 것을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게 '어떤 눈잡이 인가?'하는 것이라는 정보와 여러 명화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눈에 관한 이야기까지 모처럼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나는 오른손잡이이자 오른발잡이, 그리고 오른눈잡이라는 것도 새로 알게 된 사실인데 내 좌뇌는 정말 피곤하겠다 싶으면서도 우뇌를 발달시킬 방법을 알 수 있어 꽤 유용했다. 

  <보는 눈 키우는 법>에서 소개하는 ‘눈’과 ‘우세한 눈’에 대한 다양한 지식은 절대적인 원칙이라기보다는 나와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배경 지식이다. 우리는 눈 편향을 이해함으로써 상대방을 습관적으로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더 ‘잘 보려고’ 시도할 수 있고, 우세한 눈과 우세하지 않은 눈의 미세한 차이를 알아보려고 애씀으로써 관찰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관념이 아닌 시지각에 의존해 그림으로써 그림을 더 잘 그릴 수 있다. 이렇게 우세한 눈을 아는 것은 관찰력, 묘사력에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켜 결국 뇌의 종합적인 발달을 돕게 된다. ‘우세한 눈’을 아는 것이 곧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인 이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어가 삶이 될 때 - 낯선 세계를 용기 있게 여행하는 법
김미소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 미국에서 응용언어학을 공부, 본토에서 외국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수. 무엇 하나 평범하지 않은 저자의 <언어가 삶이 될 때>는 언어 학습을 시작한 나이보다는 해당 언어로 쌓는 경험이 더 중요하며, 언어는 나와 세계를 이어주는 매개체이고, 따라서 언어 자체가 아니라 언어를 통해 경험하는 세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언어는 관계의 언어, 삶의 언어, 사회의 언어다. 영어는 우리 손발을 묶어놓을지도 모르지만, 동시에 한 국가에 얽힌 문화나 관계에서 해방시켜주기도 한다는 말에 적극 공감했다. 외국어를 통해 그 나라의 사고방식, 삶,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언어 그 외의 것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늘 즐겁고 설레지만 '잘 못하면 어쩌지', '원어민이 과연 내 말을 이해할까?' '혹시 내 문법이 틀렸으면 무슨 망신이야'같은 근심이 늘 베이스로 깔려 있던 나에게 재미있고 신선하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준 독서였다.
 그렇다. 원어민처럼 말 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의미 자원을 활용하여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생각과 관점을 제시하는 게 훨씬 가치 있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판을 까는 여자들 - 환멸나는 세상을 뒤집을 ‘이대녀’들의 목소리
신민주.노서영.로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대녀? 이화여대 나온 여자들인가?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집어든 책은 나에게 묵직한 한방을 날렸고, 크고 작은 이슈들로 (하지만 여성들의 생존권을 위해 모두 너무 중요한 문제였던) 떠들썩하다가 이내 곧 잠잠해 졌던 일련의 과정들을 돌이켜보게 했다.

 <판을 까는 여자들>은 남자들의 잔치에 여자는 구색맞추기로 끼워넣은 것 같은 말하자면 '오색찬란한 다양한 반찬들 사이에 뚱하게 껴 있는 밀전병이 되어'버린 느낌이 들게 만드는 요인과 이런 일이 자연스레 받아들여지는 일들을 보며 20대 여자들의 설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를 지적하고 문제삼는 세 명의 이대녀들의 글이다. 구절판 행사, 구절판 회사, 구절판 정치에 끊임없이 오르내리며 "오늘 또 구절판 됐어"라고 쓴웃음을 짓는 '이대녀'는 구절판에 오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신, 구절판은 걷어차고 새 판을 까는 여자들이 되자는 의미로 제목이 지어졌다. 제목의 의미를 알게되자 멋지다, 대견하고 기특하면서도 미안하고 안타깝다는 많은 감정들이 몰아쳤다.

<어떤 나무들은>, 난다, 2021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 아트북스, 2021
<판을 까는 여자들>, 한겨레출판, 2022
이 세 책의 주제는 모두 다르지만 70년대 미국의 사건, 상황들이 조금씩 언급되는데 지금 우리나라의 젠더 문제와 백래쉬(backlash)는 미국의 1970년대와 흡사해 보인다.
갈 길이 멀지만 나아갈 방향이 있음에 희망을 찾아야 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할 말, 하고싶은 말이 참 많았는데 다 읽고나니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저 이 책에 언급되었듯 다음 이대녀, 다다음 이대녀와 뜻을 함께하기 위해 마음까지 늙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위해, 나의 세 명의 여성 조카들을 위해.

 

 '어머니라는 말은 여성의 이름을 지웠다. 누군가의 어머니,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딸로 불리는 동안 여성은 자신을 위한 시간과 자원을 잃었다. 어머니라는 단어는 포용적인 이미지를 묘사하기 위해 손쉽게 사용되기 십상이었고, 그럴수록 여성에게 요구되는 희생은 당연한 것으로 포장되었다. 희생이 아름다운 것이 되는 순간, 희생하는 주체의 행복은 멀어진다.' (P.8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용목 지음 / 난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인이 소설도 잘 쓸 수 있을까? 그건 좀 반칙이지 않나?
<재>는 신용목 시인의 첫 소설이다. 시와 정반대의 장르가 소설이라 시인의 소설이 궁금하기도 했다. 의미와 감정을 축약하고 절제하던 시인이 길고 장황한 글을 어찌 이리 잘 쓸까. 정말이지 한 편의 긴 시 같았다. 정말 시적인 소설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밑줄 치며 오래도록 소화할 만한 글이 많아 완독까지 오래 걸렸다. 사실 다 읽고나서도 책을 읽고있는 중 같다. 읽을때보다 여운이 많이 남는다. 이것 마저 시같다.

  우리는 기적이 전능한 외부에서도래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사랑은 기적이 오로지 한 인간의 삶을 통해 행해진다고 말한다.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시간 동안 천천히 일어난 기적을 만지는 것이다. 눈으로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시간의 형체가 바로 내 앞에 있는 한 명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본문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그릇 일상채식 - 평범하게 시작해 오래도록 지속하는 채식라이프
이윤서 지음 / 책밥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범하게 시작해 오래도록 지속하는 채식라이프'라는 부제에 정말 공감해서 박수치며 읽은 책이다.
어떤 요리책은 구하기 어렵거나 비싼 재료가 필요해 해볼까 말까 고민을 하게 만들고, 또 어떤 요리책은 맛보다 비주얼 위주라 만들고 맛없어 두번 다시 펼쳐보기 싫은 것도 있다. <한 그릇 일상채식>은 쉽게 구할 수 있거나 흔하게 집에 있는 재료들고 정말 흔하지만 특별한 집밥을 만들어먹을 수 있게 도와준다. 만들고 싶은 음식들도 많고 쉽게 따라할 수 있어 손이 많이 갈 것 같다.
평범해야 오래 간다. 집밥이 그런 것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