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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 서울.평양 그리고 속초.원산
JTBC <두 도시 이야기>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6월
평점 :
「두 도시 이야기」하면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가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이제는 JTBC의 <두 도시 이야기>제작팀이 지은 「두 도시 이야기」책이 가장 먼저 떠올릴 것 같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두 도시는 런던과 파리다. JTBC가 취재한 두 도시는 서울과 평양 그리고 속초와 원산이다. 서로 다른 이념으로 가는 길은 다르지만 격변의 시대를 헤쳐나가고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 두 작품 모두에서 정말 잘 나와 있다. 파리와 런던의 이야기는 소설로 끝이 났지만 남과 북, 우리의 이야기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다시 멀어질까, 아님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의 기적처럼 또 다른 희망이 펼쳐질까 모든 게 불분명하지만 이 책을 읽어본다면, 그래도 우리는 결국엔 하나이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질 것이다.
「두 도시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기 전, TV프로그램으로 먼저 봤다. 작년에 본 방송이 방영되고 좋은 TV프로그램상에서 평화부문상을 수상해 올 해 설 특집으로 다시 재방영 했는데 재방을 보면서도 작년 판문점 선언의 감격과 놀라움을 여전히 느낄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악수는 우리나라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외신을 통해 생중계 됐고 세계인들의 감탄과 감동을 자아냈다.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결코 상상할 수도 없던 일들이 현실화 되는 걸 보면서 자꾸 눈물이 나고 가슴이 뜨거워졌던 이유는 우리가 통역이 필요 없이 하나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한 민족임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리라.
순간 <미스터 션샤인>의 한 대사가 생각난다. 글의 힘을 믿지 않는 고애신에게 김희성은 '글도 힘이 있소, 누군가는 기록해야 하오.'라고 말한다. 글은 힘이 있다. 전혀 달라 보이던 두 도시가 공통점이 정말 많음을,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입맛과 음식은 결코 다르지 않음을 글을 통해 깨닫게 됐다. 우리나라 언론인과 북한의 언론인이 힘을 모아 탄생시킨 영상을 보는 감동도 있지만 이렇게 책으로 읽으니 영상에 다 담을 수 없었던 뒷 이야기나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알 수 있어 반가웠다. 육로로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중국을 거쳐 비행기 두 번을 갈아타야 닿을 수 있는 곳, 북한.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모여 조금씩 서로가 가까워진다면 머지않아 차를 타고 한 시간 안에 갈 수 있는 곳이 될 거라 믿는다.
도서 「두 도시 이야기」를 읽고 TV프로그램을 다시보기 해서 보니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손길이 모아졌는지 더 잘 느껴진다. 시대의 한 획을 긋는 방송작으로 기억하고 싶다. '오가는 길 끊었다 해서 두 도시가 끊길 리 없다'는 손석희 앵커의 말이 남과 북이 쉽게 끊어질 수 없는 한 민족이라는 걸 실감하게 해 준다. 나는 글의 힘을 믿는다. 이 책이 전해지고 전해져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놀라운 일들이 계속 만들어지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