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사들
안 세르 지음, 길경선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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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사들>은 외설적이지만 동화같은 묘한 매력이 있다. 그치만 역시 잔혹동화에 가깝다.
작가 안 세르은 <가정교사들>로 한국에선 처음 소개되는 작가인데 지난 30년간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으며 프랑스 문단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온 작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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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 뇌과학이 밝혀낸 자연이 선물하는 만족감의 비밀
미셸 르 방 키앵 지음, 김수영 옮김 / 프런트페이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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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지만 가장 큰 깨달음은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는 곧 나를 파괴하는 것 그 자체'라는 것이다. 

뇌과학을 통해 인간이 자석처럼 자연에 끌리는 이유, 자연과 멀어져서 살 수 없는 이유를 알고나면 지금 세계 곳곳에서 만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자연파괴가 소름끼치다 못해 인간자체를 혐오하게 된다. 

<자연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은 인간이 자연 속에 머물 때 뇌에서 활성화되는 행복 메커니즘을 탐구한 과학 교양서다. (그러니까 이 책은 키보드 워리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랄까.)

 자연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가치를 되찾게 해주고, 우리를 자신의 에너지로 채워주고, 걱정과 내적 갈등을 잠시 중단시켜 준다. 이상한 피해의식과 잘못된 사상에 빠져 타인을 해하는 사람들의 소식만 접하다보니 자연으로 눈을 많이 돌리게 되는 요즘이다. 색깔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산의 고요함에 귀 기울이고 별을 응시하다보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사랑의 감정이 솟아 오르며 나도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는다. 지금 우리는 이런 것들을 필요로 하는 시대를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입추가 지나니 밤이면 풀벌레 소리가 사방을 메운다. 오래도록 사계절을 선명하게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밤을 꼬박 새고 새벽이 찾아와 침울한 기분으로 아무 생각 없이 떠오르는 태양을 흘끗 본 그 순간, 거대한 고요함이 당신을 사로잡았고 어두운 생각들은 기적처럼 흩어져 사라진다. 반짝이는 여명을 바라본 순간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문제는 별것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새벽빛이 당신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P.105


 인간의 뇌는 꽃이나 야채 대신 시냅스를 재배한다는 점에서 몸속의 정원과 같다. 1천억 개의 뉴런이라는 작은 식물이 엄청나게 복잡한 조직망을 만들어내는 정원이다. 

P.145


 동물의 눈동자를 바라보면 호모 사피엔스만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함과 주관성, 영혼을 독점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P.169


 미생물과의 접촉 빈도가 줄어들면서 아이들의 장내 미생물 발달과 다양화가 축소되는 부정적인 결과가 이어졌다. 특정 상황에서 미생물과의 접촉 감소와 면역 시스템의 성장 부진은 인간에게 만성적인 병리를 야기하기도 했는데, 과학자들은 이러한 장내 미생물의 빈곤화를 포스트 모던 질병들과 연관 지었다. 알레르기, 만성염증 그리고 앞서 언급한 우울증과 같은 정서장애도 포함한 소의 '문명화 질병'들이다. 

P.195


 비극적인 사실은 우주에 비해 인간은 티끌같은 존재일 뿐만 아니라, 우주는 이상하리만치 인간의 존재에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아니, 우주는 인간의 존재조차 알지 못할 수도 있다.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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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목소리를 닮았어 자이언트 스텝 2
김서해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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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내 목소리를 닮았어>는 대화 그 자체인 소설이다. 그리고 우울에 대한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우울이란 감정을 내 몸의 일부인 것처럼 지니고 사는 사람의 괴로움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덮는데 주인공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 씁쓸한 마음이 커서 괴로웠는데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완성했을까 싶었다. 반짝이는 첫 소설, 응원하고 싶은 한 걸음이라는 취지의 자이언트 스텝 시리즈와 어울린다. 

 물론 첫 장편 소설인 만큼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중요한 주변 인물들이 자꾸 말도 없이 사라진다거나 초반에 소녀팬들을 몰고 나타났던 인물이 스토리가 전개 될수록 너무 평범한 인물이 되어 버려 아쉬움이 남는다.) 주인공이 우울에서 벗어나고자 시도하는 그 애씀에 많은 격려를 해주고 싶었고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썼는지 애매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요즘 뉴스에선 희소식은 없고 온통 우울하고 가슴아픈 일들만 들려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도 날씨처럼 우기인 시절을 보내고 있다. 물론 대다수가 금방 우울한 감정을 떨치고 일어나겠지만 그렇지 못 한 사람에게 "뭐가 그렇게 힘든 거야? 대체 언제까지 슬퍼할 거야?"라고 묻는 지독한 사람이 되지 말자 다짐해 본다.


 사람들은 일기에조차 거짓말을 쓰기 때문에, 차라리 이야기를 지어낼 때 더 진실해진다. 다 가짜라고 생각하면 밑바닥까지 솔직해질 수 있었다. 

P.149


 기쁨에도 슬픔의 부스러기가 떨어지고, 분노의 틈에도 종종 희열이 피어나고, 즐겁고 벅찬 날마다 은근한 무기력이 발목을 잡는다. 너무 슬퍼서 미치는 사람들도 가끔은 꽤 들뜬 목소리를 낸다. 정신이 얼얼하면 이런 아름다움을 자꾸 놓치게 된다. 

P.185


 


#너는내목소리를닮았어 #김서해 #자이언트스텝 #자이언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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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목소리를 닮았어 자이언트 스텝 2
김서해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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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더 잘 이해하고 싶을 때, 이 책을 자주 읽게 될 것 같아요. 자이언트 스텝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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큔, 아름다운 곡선 자이언트 스텝 1
김규림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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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진화할수록 인간을 공격하고 적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고 이미 그런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킬러로봇이 등장하며 AI 인공지능의 윤리 문제가 심각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가끔은 이런 섬뜩한 현실을 외면하고 소설 속으로 숨고 싶을 때가 있다. 가령 인간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와 사랑이 디폴트 값인 인공지능 같은 것들이랄까.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큔, 아름다운 곡선>을 읽어 보시길. 

이 소설엔 변치않는 사랑이 담겨있다.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을 그린 영화 '바이샌테니얼 맨'이 떠오른다. 


 다 읽고난 후 작가가 두 아이의 엄마라는 것을 알게 됐다. 

맹목적인 사랑을 할 수 있고 하고 있는 사람만이 그려낼 수 있는 이야기다. 

큔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워킹맘의 마지막 직장이 책장 앞이 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당신은 미래에 빚진 게 없어요. 그런데도 미래에 벌어질 일을 미리 예상해서 채무라도 갚듯 현재의 기쁨을 희생하고 있네요. 그렇게 한다고 미래의 당신이 고마워할까요? 미래의 고통들은 해결돼 있을까요? 그러지 말아요. 현재를 충만하게 살아요.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아파하고요. 그 대상이 누구든지, 무엇이든지 간에요."

P.151


그렇다면 인간은 길가메시일까. 삼분의 일은 인간이고 삼분의 이는 신이라는 이유로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오만방자했던 왕. 지금의 인류는 신체적, 정신적 약점을 첨단 기술을 이용해 고치고 보완해가며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었다. 어떤 의미에서 인간은 길가메시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몰랐다.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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