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큔, 아름다운 곡선 ㅣ 자이언트 스텝 1
김규림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6월
평점 :
AI가 진화할수록 인간을 공격하고 적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고 이미 그런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킬러로봇이 등장하며 AI 인공지능의 윤리 문제가 심각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가끔은 이런 섬뜩한 현실을 외면하고 소설 속으로 숨고 싶을 때가 있다. 가령 인간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와 사랑이 디폴트 값인 인공지능 같은 것들이랄까.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큔, 아름다운 곡선>을 읽어 보시길.
이 소설엔 변치않는 사랑이 담겨있다.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을 그린 영화 '바이샌테니얼 맨'이 떠오른다.
다 읽고난 후 작가가 두 아이의 엄마라는 것을 알게 됐다.
맹목적인 사랑을 할 수 있고 하고 있는 사람만이 그려낼 수 있는 이야기다.
큔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워킹맘의 마지막 직장이 책장 앞이 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당신은 미래에 빚진 게 없어요. 그런데도 미래에 벌어질 일을 미리 예상해서 채무라도 갚듯 현재의 기쁨을 희생하고 있네요. 그렇게 한다고 미래의 당신이 고마워할까요? 미래의 고통들은 해결돼 있을까요? 그러지 말아요. 현재를 충만하게 살아요.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아파하고요. 그 대상이 누구든지, 무엇이든지 간에요."
P.151
그렇다면 인간은 길가메시일까. 삼분의 일은 인간이고 삼분의 이는 신이라는 이유로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오만방자했던 왕. 지금의 인류는 신체적, 정신적 약점을 첨단 기술을 이용해 고치고 보완해가며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었다. 어떤 의미에서 인간은 길가메시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몰랐다.
P.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