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 일상채식 - 평범하게 시작해 오래도록 지속하는 채식라이프
이윤서 지음 / 책밥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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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하게 시작해 오래도록 지속하는 채식라이프'라는 부제에 정말 공감해서 박수치며 읽은 책이다.
어떤 요리책은 구하기 어렵거나 비싼 재료가 필요해 해볼까 말까 고민을 하게 만들고, 또 어떤 요리책은 맛보다 비주얼 위주라 만들고 맛없어 두번 다시 펼쳐보기 싫은 것도 있다. <한 그릇 일상채식>은 쉽게 구할 수 있거나 흔하게 집에 있는 재료들고 정말 흔하지만 특별한 집밥을 만들어먹을 수 있게 도와준다. 만들고 싶은 음식들도 많고 쉽게 따라할 수 있어 손이 많이 갈 것 같다.
평범해야 오래 간다. 집밥이 그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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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노인 사이에도 사람이 있다 - 인생의 파도를 대하는 마흔의 유연한 시선
제인 수 지음, 임정아 옮김 / 라이프앤페이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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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때는 빨리 20대가 되고 싶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와 독서실에서 보내던 그땐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여행도 가고 술도 마실 수 있는 자유가 신기루같이 느껴지곤 했다.

20살이 됐을 땐 그렇게 갈망하던 자유를 얻었지만 대단한 게 아니었음을 실감하고 적잖이 실망했었다. 그리고 그 자유에는 대가가 따름을 알았고 또 그때보다 더 치열하게 공부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남의 돈 벌어먹고 살기가 더럽고 치사해도 다음 달 카드값을 위해 참으면서 약육강식의 세계에 발을 담그기 시작한 때, 나는 빨리 30대가 되고 싶었다.

경제적 자유가 첫 번째 이유이고, 직장에서의 입지를 단단히 해 대내외로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대는 아직 부모님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므로 진정한 어른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30대가 되고 나니 안정적인 부분도 만족스러운 부분도 분명 컸다, 진짜 인생은 30부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생에서 아주 중대한 이벤트가 (결혼과 출산 등) 이 시기에 몰려 있다. 그래서 30대의 나는 그저 하루하루 살기 바쁘고 정신없다. 예전처럼 빨리 나이를 더 먹고 싶다.’는 생각보다 나이 들면 어떻게 하지?’, ‘어떻게 살아야 하지?’같은 걱정이 더 큰 것도 같다.

책을 읽으며 나의 40대 때 모습을 그려봤다. 40대가 되면 분명 흰머리도 많아질 것이고 주름도 늘어나겠지. 아이는 사춘기에 접어들고 육아와 살림, 일에 지쳐 금방 폭삭 늙을 것 같은데.. 40대의 좋은 점이라곤 생각이 나질 않는다. 50대는 그나마 아이도 크고 여유도 많이 생길 것 같아 조금은 기다려지지만 40대는 정말이지..

그러다가도 <소녀와 노인 사이에도 사람이 있다>의 에피소드를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사랑하는 가족, 친구, 일이 있으면 40대도 그리 나쁘진 않겠다는 위로를 받기도 했다. 그래도 흰머리와 주름과 푸석푸석한 피부는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지만.

사람 사는 던 다 비슷비슷하다. 40대쯤, 인생의 노잼시기가 오면 나이가 비슷한 외국인 친구를 사귀면 재미있을 것 같다. 그렇게 기대하던 20대도, 30대도 겪고 나니 별거 아니었던 것처럼 40대도 그렇겠지,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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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도 편집이 되나요?
이지은 지음 / 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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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꽤 오래전부터 책을 읽고 리뷰를 써왔다. 대학시절엔 싸이월드에, 싸이월드가 없어지고부턴 블로그에, 블로그에는 왠지 길고 장황하게 써야할 것 같아 독서보다 독후감이 막막해 내가 책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나서는 인스타그램에 쓰고있다.
책 리뷰는 단순히 내가 어떤 책을 읽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까끔 내가 읽은 책을 쓴 작가님이나 편집자님이 내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주실 때면 항상 '어떤 책이든 함부로 평가하고 재단해선 안 되겠다.'고 다짐한다.

 <내 인생도 편집이 되나요?>를 읽고 많은 출판인들과 편집자에게 내적 친밀감을 쌓았다.
내 책장에 꽂혀있는 저 책들, 식탁위에 널부러져있는 이 책들, 침대 옆에 잔뜩 쌓여 있는 그 책들이 새삼 또 다르게 보인다.

 오랜만에 옛날 생각도 나고, 출판의 현실과 마주해 뭉클+짠했다.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이 책을 읽으며 직장생활의 기쁨과 슬픔에 무한 공감을 했기 때문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좋아할 책이고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직장인이면 백프로 천프로 공감하며 읽을 책이다.

 저자의 바람대로 나는 앞으로 서점을 가득 채운 책들이 저마다 만든 사람들의 애정과 수고를 품고 있다는 걸 책을 펼칠때마다 떠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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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몰려온다 - 높아지는 해수면, 가라앉는 도시, 그리고 문명 세계의 대전환
제프 구델 지음, 박중서 옮김 / 북트리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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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당장 전 세계의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든다 해도, 21세기 말까지 1미터 내지 2미터의 해수면 상승은 피할 수 없다. 극단적인 폭풍해일, 만조 수위 급상승, 하천 범람, 지반침하, 해안 도로 및 연안 기반 시설 침식, 기후 난민 발생... 자연 재난을 관리하는 우리의 능력은 위기 상황에 서서히 잠식될 것이다.'
(본문 중)

 해수면이 상승하면 소금물이 점점 위로 밀려 올라오면서 민물이 있을 공간이 줄어든다. 토양 염류화도 심각한 문제인데, 나무가 염분이 많은 토양을 견딜 수 없으므로 식용작물이 시들고 죽어간다.
 태평양의 오아시스로 불리는 마셜제도공화국은 해수면 상승으로인한 토양과 식수문제, 그리고 국민의 건강 문제를 떠안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농장들은 소금에 저항력을 지닌 변종 작물을 실험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를 보면 왜 가난한 국가와 그 국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는가 하는 아이러니에 빠지게 된다. 선진국이 하지 마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들 중 대부분은 이미 그들이 혜택을 볼만큼 보고, 환경 문제를 초래한 것이다. 그런데 그 짐을 가난한 사람, 가난한 국가들이 가장 많이 짊어져야 한다. 개도국들이 경제발전을 위해 행하는 여러 환경파괴를 정당화 할 수도, 강력히 규탄할 수도 없는 현실 속에서 지구의 기후변화는 폭주하고 있다.

 <물이 몰려온다>를 읽으며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에 큰 위기의식을 느끼는 동시에 내가 무얼 할 수 있나, 내가 하는 환경보호가 과연 지구를 구할 수 있는가, 백날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 하고 전기를 아껴봤자 중국 공장 굴뚝에서 뿜어 나오는 시커먼 연기를 잠재울 수도 없는데 하는 무력감도 느꼈다.
 사실 꽤 오래전부터 여름에 날씨가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해도, 반대로 여름에 무덥고 겨울의 맹추위에 견딜 수 없을 때도 모두 지구온난화 탓이라는 얘기만 되풀이 됐다. 가을에 태풍이 줄고 여름에 모기가 없어 살만할 때도 지구온난화 때문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기도 했고 다양한 환경 변화에 역시 지구가 앓고 있어서구나 고개를 끄덕일 때도 많았다.
이제는 단순히 이런 요상스러운 변화들을 받아들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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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얼굴들 - 빛을 조명하는 네 가지 인문적 시선
조수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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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의 얼굴들>을 읽고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순간들은 모두 빛이 만들어 낸 것이었다. 빛을 정말 사랑하는 저자의 책을 만나 오랜만에 옛 사진들을 찾아 보았다. 내가 찍은 순간들이 더 특별해졌다.

 내려진 블라인드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아침의 햇살을 좋아한다. 서재에 내려앉은 햇살은 책들을 더욱 소중하고 신비스러운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유럽 여행을 끝내고 밤비행기를 탔을 때 상공에서 내려다보던 유럽 도심을 잊을 수 없어 아주 오랫동안 앓았다. 문득문득 유럽에 가고 싶어지는 이유는 주황빛으로 빛나던 조용하고 따뜻했던 그 불빛들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봄 햇살을 반사하는 신록을 바라보는 마음은 거의 사랑에 가깝다. 새싹만이 낼 수 있는 노오랗고 순수한 연둣빛은 그 누구라도 마음을 빼앗기게 되어 있다.
 버스킹하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 사이에 내려 앉은 빛의 시간, 골든아워를 애정한다. <빛의 얼굴들>에서 저자는 이 시간을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이 땅 위의 모든 존재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만들어 주는 이 아름다운 빛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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