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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얼굴들 - 빛을 조명하는 네 가지 인문적 시선
조수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11월
평점 :
<빛의 얼굴들>을 읽고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순간들은 모두 빛이 만들어 낸 것이었다. 빛을 정말 사랑하는 저자의 책을 만나 오랜만에 옛 사진들을 찾아 보았다. 내가 찍은 순간들이 더 특별해졌다.
내려진 블라인드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아침의 햇살을 좋아한다. 서재에 내려앉은 햇살은 책들을 더욱 소중하고 신비스러운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유럽 여행을 끝내고 밤비행기를 탔을 때 상공에서 내려다보던 유럽 도심을 잊을 수 없어 아주 오랫동안 앓았다. 문득문득 유럽에 가고 싶어지는 이유는 주황빛으로 빛나던 조용하고 따뜻했던 그 불빛들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봄 햇살을 반사하는 신록을 바라보는 마음은 거의 사랑에 가깝다. 새싹만이 낼 수 있는 노오랗고 순수한 연둣빛은 그 누구라도 마음을 빼앗기게 되어 있다.
버스킹하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 사이에 내려 앉은 빛의 시간, 골든아워를 애정한다. <빛의 얼굴들>에서 저자는 이 시간을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이 땅 위의 모든 존재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만들어 주는 이 아름다운 빛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