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경락 - 사진 찍을 때마다 신경 쓰이는 고민이 있다면
정지은 지음 / 책밥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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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은 코시국에 나에게 필요했던 책이다.

코로나 이후 피부미용 정기권을 아예 사용을 못 하고 있어 중요한 약속이 잡힌 날이나 관리를 해야 하는 달에는 팩이나 붙이고 딱히 관리할 수 없었는데 셀프경락 책으로 자기관리를 하고 있는 중이다.

보통 한 쪽으로만 음식을 씹는 경향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안면비대칭을 갖고있는데 증명사진을 찍을 때 특히 나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민망할 때가 있다. 쉽게 고쳐지거나 교정이 되는 건 아니지만 셀프 경락을 따라하며 꾸준히 자극을 준다면 혈기도 좋아지고 안면 비대칭도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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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파버 을유세계문학전집 113
막스 프리슈 지음, 정미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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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구적 인간, 기계적 인간을 가리켜 호모 파버라 한다. <호모 파버> 속 주인공 이름도 발터 파버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정체성 상실과 자기소외의 측면에서 막스 프리쉬의(동일작가) <슈틸러>가 생각났고,  본인보다 한참 어린 여성의 육체를 관찰하고 사랑하게 되는 것에서 <롤리타>가, 둘다 모르는 상태에서 벌어진 근친상간의 모티브를 담고 있는 것에서 영화 <올드보이>가 생각났다.
 독일어권 최고의 작가이자 막스 프리쉬의 문학 세계를 대표하는 소설이라지만 읽기 힘든 부분이 있었고 오히려 외부 세계로부터 강요받는 역할과 우상을 거부하고 본인의 정체성을 찾고자 노력하는 내용의 <슈틸러> 속 주인공이 더 이해하기 쉬웠다.
과학적 사고를 중시하며 보이는 것만 보고 믿으며, 기록과 분석을 최고로 여기는 주인공과 그렇지 않은 다수의 등장인물들과의 대립구로를 보면서 결말은 당연히 새드엔딩이겠구나 생각했는데 '꼭 이렇게 까지 해야만 속이 시원했냐' 묻고싶을 정도로 인물들이 다 안쓰러웠다.
합리주의적 사고의 끝판왕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발터 파버. 빌터는 자연을 억압하고 지배하며 감정, 사랑, 예술을 하찮게 여기고 인정하지 않으며 오직 확률과 통계에만 관심있다. 하지만 본인의 죽음 앞에서 자신이 믿었던 것이 얼마나 쓸모없는 거였는지 자각하며 허망해한다. 과학 기술의 수혜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는 인간이 운명, 즉 초자연적 섭리에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 주인공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그래도 오이디푸스 비극은 참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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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밀라논나 이야기
장명숙 지음 / 김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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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 때는 문학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으로 책을 읽었다.
20대 때는 지식에 대한 목마름으로 책을 읽었다.
30대인 지금은 위의 동기와 더하여 진짜 어른을 찾고 싶어 책을 읽는다.
요즘엔 애다운 애도 없다고 하지만 어른다운 어른도 찾기 힘들다. 그래서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와 사람들에 환멸을 느끼거나 한 줄기 희망이라도 보고 싶을 때 책을 꺼내들게 된다.
뭔가 거창한 커리어를 갖고 있지 않아도 연륜에서 묻어나는 진정한 조언을 할 줄 아는 사람, 나이가 많은 걸 대단하게 여기지 않고 어린 사람들도 존중하며 존대할 줄 아는 사람, 집안 일 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일에서도 진짜다운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를 통해 본 밀라논나가 바로 내가 찾던 귀인이었다.

'밀라노에 왔다 갔다 하는 할머니' 밀라논나.
장명숙 석자는 누구인지 부연설명이 필요할테지만 밀라논나라고 하면 그 어떠한 설명조차 필요하지 않다.
대학교수, 무대의상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패션 컨설턴트, 패션 칼럼니스트, 의류 회사 고문, 백화점 고문 겸 바이어, 인기 유튜버.. 이 중 하나라도 제대로 하기 힘든데 모든 것을 멋지게 소화해 낸 장본인 밀라논나. 밀라논나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인 '아미치'이기 때문에 이 분이 인간적으로 얼마나 멋진 분인지 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책을 통해 긴밀히 연결되니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단지 여는 글만 읽었는데도 나는 이 책을 내가 읽은 올해 최고의 책 중 한 권으로 점찍었다. 정말 따뜻했고 친절했고 또 아름다웠다. 멋진 커리어와 현대적인 외모 그리고 센스를 차치하고서라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70대 할머니 밀라논나에 열광하고 워너비라고 하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별 생각없이 집어든, 심지어 가제본인 이 책이 나에게 너무나도 크게 와닿았다. 읽는 동안 행복했고 하나뿐인 나에게 더욱더 예의를 갖추며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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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개정판
이석원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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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만남은 뒤돌아 보면 나를 더 발전시키기도 했고 또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게 친구가 됐든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됐든 그 당시에는 그게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마치 가랑비같은, 시나브로 젖어들어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강력한 존재가 되어버렸다면 나는 앞으로 어떡하지?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기도,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본 것 같기도 한 이 기분을 뭐라 설명해야 하나.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을 읽으며 이 중년 아저씨의 인생 한자락을 감정 하나 놓치지 않고 들여다 본 기분이 들어 왠지 멋쩍어진다.
 경험이 쌓일수록 공감되는 문장들과 등장인물 각자가 처해있는 상황 속에서 수긍이 되는 행동들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 이 책은 내가 40대, 50대가 되어 다시 읽어도 또 다른 느낌으로 와닿을 것 같단 예감이 든다.

 

어려서는 별 대가 없이도 넘치도록 주어지던 설렘과 기대 같은 것들이 어른이 되면 좀처럼 가져 보기 힘든 이유는 모든 게 결정되어 버린 삶을 살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 벌 수 있는 돈,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수 들이 서른이 넘고 마흔이 넘으면 대개 정해져 버린다. 장차 여행은 몇 나라나 더 가 볼 수 있고 몇 권의 책을 더 읽을 수 있으며 내 힘으로 마련할 수 있는 집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지가 점점 계산 가능한 수치로 뚜렷해지는 것이다. 남은 생이 보인다고 할까. 허나 아무리 어른의 삶이 그런 것이라고는 해도 모든 것이 예상 가능한 채로 몇십 년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가혹하다, 고 생각하기에 나는 노력하기도 했다. 너무 빨리 결정지어진 채로 살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남은 생에서도 한두 번쯤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생기길 바라며 살고 싶다.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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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의 살림 탐구 - 홀가분한 일상을 위한 살림 노하우북
정이숙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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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살림'이라는 것.
누가 뭐라고 터치하는 사람도 없고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해도 되는 것. 알면 알 수록 어렵고 하면 할 수록 모르겠는 것. 결혼 전이었으면 거들떠도 안 봤을 것들에 점차 욕심이 생기고 스테인리스 그릇이나 나무도마 관리하는 방법을 검색하는 내가 나 조차 어색할 때가 많은데 우리 엄마는 오죽하랴 싶어 웃음이 나온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면 정말 대단한 살림구단 주부들의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그 중 정리나 수납, 재미있는 살림 아이디어가 많아 오전열한시 님의 인스타그램을 좋아하는데 이렇게 <오전의 살림 탐구>라는 책이라는 노하우북이 나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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