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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어떻게 말하는가 - 공감 관계 소통 설득 … 무례한 사람도 내 편으로 만드는 4단계 대화 수업
최지훈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6월
평점 :
<비대면 환경에서도 적용되는 말하기의 원칙!>
최지훈 강사님의 저서 <프로는 어떻게 말하는가>는 단순히 말을 잘하는 기술을 넘어, ‘잘 말하는 태도’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한 화법서이자 관계 개선과 소통 능력을 보강해주는 자기 계발서로 평가된다.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화자의 윤리에 대한 논의와 말하기를 통해 관계를 맺는 방식에 관한 철학적 사유다. 저자는 말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개체로서 인간의 존재 방식을 구현하며 신뢰를 구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이를 통해 그는 프로의 역할을 말로써 관계를 설계하고, 말로서 책임을 다하는 태도로 재정의한다.
이 책은 공감, 관계, 소통, 설득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으며, 말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라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말 잘하는 기술을 배우기 이전에 관계를 이해하고 타인에게 공감하며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말을 친절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책 전체에 걸쳐 저자는 화려한 화술이나 과시적 표현이 아닌,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에서 비롯되는 말의 본질을 탐구한다. 성공적인 영업 사원이자 유능한 커뮤니케이터로서 저자는 말의 성패가 기술이 아닌 관계로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이 점은 독자에게 바른 말보다 공감하는 말, 화려한 수사보다 이해가 잘 되는 말, 화자가 말한 내용보다 청자가 받아들인 말에 주목할 필요성을 일깨운다.
저자가 강조하는 ‘상대가 받아들인 나의 말’의 중요성은 대면 커뮤니케이션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비대면 소통에서도 더욱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현재 사회는 유튜브, 뉴스레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X와 같은 수많은 비대면 채널이 확산됨에 따라, 단방향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일반화된 시대다. 이러한 채널에서 말은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유효한 도구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대화의 프레임인 공감, 관계, 소통, 설득을 비대면 환경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먼저, 공감은 화자가 듣는 이를 헤아리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비대면 환경에서는 표정과 톤이 절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말의 표현과 어휘 선택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저자가 강조한 바와 같이 섣부른 판단, 강요, 비교를 지양하고 의견과 감정을 표현할 때에는 ‘나의 생각은...’ 식의 메타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리액션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 경험적으로 드러낸 실제 사례 중 하나로, 유명한 인터넷 국어 강사가 인터넷 강의를 처음 촬영한 날 리액션 없는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움을 토로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이러한 비언어적 피드백의 부재 속에서 화자는 보이지 않는 청자에게 라포를 형성해야 한다. 오해를 줄이고 신뢰를 쌓기 위해 메타 피드백이나 명확한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소통의 측면에서는 상대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명확하고 구조화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이는 현대적 커뮤니케이션 채널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이슬아 작가님의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가 좋은 예다. 이 책은 효율적이고 전달력 높은 메시지가 현대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독자들에게 일깨워준다. 이처럼 각종 비대면 채널은 대중적으로 편하게 느껴지는 프레임과 양식이 존재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메시지 전달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설득은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 구독과 팔로우라는 행동 자체가 설득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채널의 목적과 방향성을 명확히 담은 메시지를 통해 잠재 구독자가 스스로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점은 현대 사회에서 설득의 본질을 보여준다. 당위를 강요하거나 무례한 태도로 접근하기보다는, 신뢰를 기반으로 상대가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설득 방법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눈앞의 상대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청자에게도 닿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태도를 일깨워준다. 공감하는 마음으로 시작하여 설득이라는 목표를 향해 흐르게 하는 대화 방식과 화자의 말을 윤리적으로 구조화하는 태도는 비대면 환경에서도 신뢰와 진정성을 담은 울림을 전달할 수 있다. 화려한 스킬보다 소통의 본질에 집중해, 좋은 말의 태도를 일깨워주는 책으로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