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 수필·비문학〉
: 미래 학습자로서의 독서, 구조로 사고하는 힘
창비의 『중2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 수필·비문학』은 단순히 청소년을 위한 읽기 자료집을 넘어,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독해 능력이 무엇인지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책이었다. 나는 수학을 가르치는 강사이지만,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텍스트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이 책을 선택했다. 교과서는 학습의 시작점이자 마지막 점검선이며, 학생들이 ‘세상을 어떻게 읽는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장치다. 그렇기에 교과서에 실린 글을 들여다보는 일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수험생에게 이 책은 어떤 의미일까”라는 점이었다. 수능 국어는 감정이 아닌 구조로 읽는 시험이다. 그러려면 문단의 목적, 전개 방식, 주제 연결, 논리 구조를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이 책에 실린 수필·비문학 제재들은 분량은 짧지만 구조적으로 매우 정교하다. 주제 제시, 사례, 전개, 전환, 결론이라는 흐름이 명료해, 독해의 기본골격을 연습하기 매우 적합했다.
책은 ‘자아 탐구, 소통, 사회 참여,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라는 네 갈래로 구성돼 있다. 특히 마지막 파트인 ‘세계에 대한 호기심’은 수험생의 사고 확장에 좋은 제재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야구 선수들이 눈 밑에 검은 테이프를 붙이는 이유」 「국수가 잔치 음식이 된 까닭」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 「대한민국에서 사과가 사라진다」 이런 주제들은 과학·문화·사회 현상을 간결하게 구조화해 보여준다. 이는 수능 독서 영역에서 요구되는 정보 통합 능력과 거의 동일한 사고 과정을 필요로 한다. 또한 「셉테드(CPTED)」, 「못생긴 농산물의 재활용」, 「기자들의 서술어 선택 방법」과 같은 제재는 사회적 관점을 확장시키면서도 문단 구조가 분명해, 독해의 감을 잃은 수험생들이 재정비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깊게 다가온 글은 1부의 수필 「아무도 특별하지 않습니다」였다. 이 글은 “특별한 존재가 되려는 압박에서 벗어나 자기 자비를 회복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나는 늘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외부 기준 속에 살아왔다. 목표를 성취하지 못하면 나 자신을 꾸짖고,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을 내면화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아무도 특별하지 않다는 말은,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특별하게 고통받고 있다는 뜻인 것처럼 내게 다가왔다. 글은 내게 칼날처럼 와 닿았지만, 동시에 해방감에 가까운 위로였다. 우리는 각자의 무게를 짊어지고, 각자의 속도로 살아간다. 그러므로 자기 자비는 선택이 아니라 회복의 기술일 수밖에 없을 터였다.
『중2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는 단순히 교과서의 확장판이 아니다. 이 책은 다음 세대 학습자에게 다음과 같은 독서 능력을 훈련시킨다. 첫째 주제-전개-결론의 구조적 사고력, 둘째 비판적이고도 유용하게 정보를 받아들이는 태도, 셋째, 사회를 바라보는 다층적 시각, 넷째 짧은 글 속에서 핵심을 추출하는 능력, 다섯째 자기감정과 사고를 재정비하는 메타인지, 이는 모두 수능 국어뿐 아니라, 앞으로 변하는 사회에서 ‘읽고 이해하고 판단하는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핵심 역량이다.
결국 이 책은 청소년에게는 교과서의 확장, 성인에게는 현대의 독해를 다시 배우는 작은 훈련장이 되어주고 있으며 수험생에게는 독해 감각을 되찾는 재부팅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과도한 일상 속에서 짧은 글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혹은 수험 국어의 구조적 독해를 재정비할 때, 이 책은 그 어떤 문제집보다도 빠르고 정확하게 독해 근력을 길러준다.
교과서는 무거운 책이 아니다. 교과서는 모든 공부의 시작이며 끝이기에, 너무 어렵고 힘들어 피하고 싶은 책이 되어서도 안된다. 이 책은 교과서 속의 글들에 대해 ‘다시 읽기의 기쁨’을 알려주는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안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