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성적이 오르는 쿼드스터디 - 나에게 꼭 맞는 학습 성향별 공부 가이드
김청유 지음 / 유노라이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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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 코칭전문가 김청유님의 <무조건 성적이 오르는쿼드스터디>는 학습자의 인지와 성향을 기반으로 학습 성향을 네 가지로 구분하고, 각 유형에 적합한 맞춤형 공부 전략을 제시하는 멘토링 교육서이다. 




나는 10년이 넘는 사교육 강사로 매일 아이들과 부대끼며 살다보니 학습법을 설명한 공부법 책과 각종 합격 수기와 수험기를 기록한 에세이에는 늘 시선이 가게 된다. 수많은 공부법 책을 읽었으나, 나는 대부분의 경우에 이 책은 저자 한정의 이야기 같다는 느낌이었다. 아이들은 하나 같이 제각각이다. 이 책의 저자가 수많은 예시로 강조한 바와 같이, 부모 자식간에도, 형제 간에도 학습 유형은 차이가 날 수 있다. 모두에게 효율적인 공부법 같은 건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는 분석은 지극히 타당할 것이다. 




저자는 글에 인지 및 성향을 구분짓기 위한 검사 링크를 QR코드로 삽입해두었다. 삽입된 코드 속 질문은 교육자인 내 기준에는 질문의 의도가 명백하게 보여서 의도적으로 결과를 조작할 가능성이 적잖아 보였을 뿐더러, 질문 자체가 모호한 경우도 더러 있어 메타 인지가 낮을 경우 판단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들었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내가 겪은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습 과부화와 빡빡한 일정 때문에 살짝 번아웃이 온 상태이거나, 오랫동안 거듭된 학습지체 때문에 더이상 공사교육에 신의를 잃은 채 무관심을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길고 복잡하고 지나치게 상세한 설문이 오히려 독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판단도 들었다. 




간혹 원하는 장래희망은 또렷하나, 스스로 어떤 학습스타일을 갖고 있고 어떤 점이 강점이고, 또 어떤 점이 약점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 학생들에게는, 저자가 제시하듯 거칠게나마 큰 공부의 유형을 정하고 그에 맞는 지도 방식으로 학습을 유도하는 편이 실질적으로 성적 향상에 큰 보탬이 되리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성향에 맞는 맞춤형 공부가 중요하다는 점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 학습자의 스타일에 딱 맞는 지도가 행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나 역시 대형 학원에 있을 때는 획일된 교재와 정해진 진도 스케줄에 맞춰서 수업을 진행하기를 강요당한 바가 많고, 수업의 평균적인 난이도와 맞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추가 교재를 선정하는 것을 꺼리는 학원장들도 많았다. 학생과의 지도 방침에 있어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소규모 입시학원으로 이동하여 수업에 관한 재량권이 넓어져도, 정해진 수업 스케줄 안에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은 늘 존재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수업 이후에 개인적으로 따로 봐주다가, 그럴 거면 과외를 하라, 는 비난을 받은 바도 여러 번 있었으며, 학부모에게 수업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고 항의 전화를 받은 적도 다반사였다.




교사가 학생의 맞춤형 돌봄을 원한다 하여도 그것은 학생 본인 희망, 학부모의 이해, 학원의 협력이란 전제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 난제라는 점을 나는 내 몸을 부딪쳐 가며 현장에서 처절하게 깨달았다. 그렇기에 나는 왜 이 아이에게만 다른 교육이 필요한가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돕는 이 책의 출간이 몹시 반가웠다. 




이 책에서는 학습자의 학습 유형을, 원칙주의형, 목표지향형, 한 우물형, 전체주의형 네 가지로 구분한다. 학원에서는 대체로 학습자를 원칙주의형이라고 생각하거나(기초학력이 낮은 경우) 목표지향형이라 상정(학과성적이 좋을 경우)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테스트 결과 나는 전체주의형이었다. 실제로 그래서 나는 친구 따라 종합 학원을 다녔을 때보다 학원을 다 관두고 독서실에서 자기주도형으로 스스로 개념을 손으로 필기하며 정리하고 공부할 때 훨씬 더 성적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모든 학생들에게 학원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모든 이들에게 똑같은 문제집이나 강의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저자가 언급하였듯이 어쩌면 학습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그의 학습 성향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 기반한 학습 기반 조성과 학습자에 대한 신뢰일지도 모르겠다. 




그 점을 나는 이 책의 후미에 실린 학습자들의 후기를 읽으며 깨달았다. 아이들은 제각각의 개성을 지녔고, 내 아이는 느리고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전인교육을 표방하는 대한민국의 현행 교육 시스템에 맞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각형 모양의 아이를 애써 원형틀 안에 구겨넣기 보다는, 허준이 교수님의 사례처럼 학습자의 스타일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공감하고 응원하는 문화가 이 사회에 퍼져나가기를,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라는 바람이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이 학습자 본인과 그를 지원하는 가족들에게 긍정적인 유대 형성의 첫 걸음이 되어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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