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유 없이 불안할까 교양 100그램 5
하지현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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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어떻게 현대인의 삶에 자리 잡았나: 


《나는 왜 이유없이 불안할까》 서평


하지현 교수의 신작, 《나는 왜 이유없이 불안할까》는 현대인의 불안을 다각적으로 조명하며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심리학과 신경과학을 바탕으로 쓰인 이 책은 불안이 단순히 제거되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요소"임을 강조한다. 불안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방법과 그 과정의 의미에 대해 독자들에게 친절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작품이다.


*불안을 둘러싼 편견을 깨뜨리고 원인을 밝히다


책은 우리가 흔히 불안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편견을 바로잡는다. 특히 불안이 진화 과정에서 생존에 필요한 기술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설명하며, 불안의 생물학적 기능을 재조명한다. 한편, 현대에 이르러 물리적 위협이 감소했음에도 불안이 오히려 심화된 이유를 물질문명과 사회적 변화에서 찾은 점은 흥미를 자아낸다. 하지현 교수는 현대인의 불안 심화 원인을 지나치게 편리한 생활환경과 불편함에 대한 낮아진 역치에서 비롯된 문제로 분석하며, 이를 구체적인 사례(예: 실험 결과와 임상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특히 책에서 언급된 "땅콩 실험"은 현대인의 불안 증가를 심리적, 생물학적 관점에서 논리적으로 풀어낸 대목이다. 미취학 아동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자유롭게 땅콩을 먹게 하고, 다른 그룹에는 땅콩을 기피하도록 교육한 뒤 점차 성장시킨 결과, 땅콩을 회피했던 그룹의 아이들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더 많이 나타났다는 실험은 현대인의 과보호적 생활 방식이 불안이나 감정적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책에서 이 사례를 통해 부모의 과잉 보호가 오히려 아이의 약한 면역체계와 심리적 취약성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신경과학적 접근으로 본 불안: 편도체와 전두엽의 역할


하지현 교수는 불안을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며, 우리의 뇌가 어떻게 불안을 관리하고 반응하는지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편도체는 뇌의 위험 탐지 센터로 기능하며, 불안과 두려움의 감정을 즉각적으로 활성화한다. 하지만 편도체는 반복적인 자극과 학습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불편함과 위험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편도체 대신 전두엽이 활성화되며, 전두엽은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불안을 합리적으로 조절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학습 과정은 불안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받아들이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한다고 책은 강조한다.


이 부분은 현대인의 "작은 불편에도 불안을 느끼는" 심리적 취약성을 극복할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하다. 저자는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방법으로 "작은 불편에 점진적으로 적응해 나가기"를 제안하며, 이를 통해 편도체가 과도한 불안을 활성화하지 않도록 유도한다. 적당한 더위와 추위에 적응하기, 불편한 상황에서 호흡 조절을 통해 감정을 다스리기 등은 실생활에서 누구나 실천 가능한 방식으로 보인다.


*실천적인 방법을 제시하다


《나는 왜 이유없이 불안할까》가 돋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그치지 않고, 독자들이 실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책의 여러 조언은 일상 속에서 불안을 다루는 데 유용해 보인다. 예를 들어, 작은 불편함을 견디는 연습(차가운 물로 목욕하기 등), 불안 일기 쓰기, 그리고 불안감을 느낄 때 자극과 반응 사이의 시간을 의식적으로 늘리는 방법은 누구나 실질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다. 불안을 해결하려는 시도 대신, 그것을 삶의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이려는 접근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수 있다.


책에서 강조한 건강한 식사와 충분한 수면 역시 마음의 안정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다. 저자는 지속 가능한 몸과 마음의 균형이 결국 불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조언은 심리학적 통찰과 건강학적 접근을 자연스럽게 엮으며 독자들에게 실천 가능성을 부여한다.


 *결론: 현대인을 위한 실질적인 안내서


하지현 교수의 《나는 왜 이유없이 불안할까》는 현대인의 불안을 다루는 심리학과 신경과학의 실천적 가이드로서 큰 가치를 지닌다. 책은 전문적인 분석과 함께 대중들을 위한 쉬운 설명을 통해 불안의 본질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동시에, 우리가 불안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건강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지나치게 편리한 환경에서 낮은 불편 역치로 인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불편함을 견디고 적응하는 법을 하나하나 제시하며, 삶 속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한다. 삶의 다양한 불안과 마주하느라 지친 독자들에게, 이 책은 자신만의 불안을 이해하고 다스릴 수 있는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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