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계와 귀족 사회를 중심으로 하는 전형적인 로판이지만 기존의 로판과는 완전히 다른 특이한 작품이에요!!! 육아물의 무지성 부둥부둥이나 집착남이라 쓰고 스토커 범죄자라 읽는 남주들 또는 엄마 없는 여주들 등등 로판 클리셰에 대한 의문과 비판을 정면으로 제기하고 있으니까요.개인적으로 그 비판이 급발진 철퇴 계몽이 아니라 편안한 상식과 정확한 고증을 근거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정말 좋았네요. 그래서 설명이 너무 길어지고 전개의 호흡이 아주 느려지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완전 극호였네요.이런 맥락에서 차, 드레스, 보석 등등 상류층 사교계에 필수적인 아이템들 하나하나까지 상세한 묘사들이 아주 본격적이었는데요. 차를 예로 들면, 특정 차들의 맛, 종류, 원산지, 트렌드 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회적 의미까지 보여주는 식이거든요.물론 당연히 소품들뿐만 아니라 귀족 사회의 구조와 알력 더 나아가 세계관에 대한 서술도 아주 상세하고 촘촘하죠. 그리고 이 촘촘함이 결국 이야기 전개의 개연성이 되는데 완전 짜릿했어요!!!
솔직히 이 작품의 첫인상은 이게 뭐지…? 의문이 절로 떠오르는 혼돈의 카오스 그 자체였네요.보통 학원물이라면 호르몬 과다인 캐릭터들이 으쌰으쌰 활기차게 사랑을 하든가 스포츠를 하든가 방황을 하든가 아니면 이 모든 걸 다 하든가 라는 전개일텐데요.하지만 이 이야기의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기운 빠진 주차장 풍선 인형같은 느낌을 주네요. 그런데 너무 웃겨요ㅋㅋㅋ 그래서 결국 남는 감상은 오리무중 어리둥절 허탈감이네요ㅋㅋㅋㅋㅋ하지만요. 굳이 질풍노도라고 할 것도 없이 청소년기는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때죠. 솔직히 어른이 되었어도 여전히 앞날은 밝지 않고 세상살이는 어렵기만 한데 어렸을 때라고 뭐 그렇게 밝고 활기차기만 했겠어요.그렇기에 작가님은 이 알쏭달쏭한 이야기들에서 요즘 아이들의 혼돈의 카오스를 덤덤한 터치로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네요. 정체 모를 혼란과 불안에 대한 두려움을 썰렁한 웃음으로 가라앉히는 아이들 나름의 노력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말이죠.그래서 마지막으로 남은 감상은 서글프지만 그래도 웃기다…네요. 왜 우리들 인생은 가까이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