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의 여주와 남주는 모두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물론 주인공들 답게(?) 능력자들이라는 설정이지만요. 더욱이 둘 다 첫사랑에 실패한 아픈 상처가 있다는 사실도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죠. 배경이 화려하지도 않고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습니다. 여주와 남주 모두 가정사가 있지만 그건 모든 사람들이 다 갖고 있는 문제죠. 그래서 이야기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잔잔하며 주인공들 사이에서 오가는 것들은 돈가스, 떡볶이, 메일 등등 너무나 친숙한 것들이네요. 제목도 단언하고 있죠. 뜨겁지 않은 사랑이라구요. 그런데 이 평범하고 뜨겁지 않은 두 주인공의 연애가 너무나 설레고 잼있는 거에요. 개인적으로는 선호하지 않았던 1인칭 시점의 내러티브도 거슬리지 않았구요. 아니 오히려 여주 시점의 이야기 전달 방식이 남주의 속마음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어서 몰입도를 높였네요. 잔잔하고 평범한 연애가 설레고 특별한 사랑 이야기가 된 건 다 작가님의 무시무시한 필력 때문이겠지요. 분명 별 특별할 것 없는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몇 페이지도 채 읽기 전에 작품에 완전 빨려 들어갔었거든요ㅠㅜㅜㅜ 명성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였어요!!!
초반 여주와 남주의 만남부터 너무너무 잼있었어요. 특히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했던 점은, 시대극의 설정을 절대 해치지 않고 로코의 분위기를 세련되게 살려낸다는 것이었어요. 과한 드립이나 유치한 장치 없는,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티키타카가 이렇게 웃길 수가 있다니요. 역시 해학의 민족!!!그런데, 물론 초반부터 그럴 낌새는 다분했지만, 뒤로 갈수록 인물들과 사건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분위기가 점점 어둡고 무거워지네요. 게다가 흔치 않은 빌런까지!!! 초반의 그 발랄함과 유쾌함이 아쉬웠지만 탄탄한 설정과 촘촘한 빌드업에 어느새 설득되고 말았죠. 게다가 서장의 실록이 스포니까요. 꽉닫힌 해피를 믿으며 계속 달렸네요.희극과 비극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시는 작가님의 필력에 새삼 감탄 또 감탄하고 있습니다ㅠㅜ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