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모든 캐릭터들을 매력 여부와 상관 없이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했네요.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 같은 여주 캐릭터도 이해할 수 있었는데요. 여주를 잔뜩 위축시킨 상처와 죄책감이 결국 여주의 올곧고 선한 본성에 기인한다는 사실이 이야기 속에서 개연성 있게 전달되었거든요.남주는 다정하고 굳건한 어른 남자의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인데요. 성장 과정이 치명적인 상처들로 얼룩졌지만 비틀리거나 망가지지 않고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어른이 되었네요.그런데 남주가 제 상처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주변인들의 악행에 질려버린 여주를 따뜻하게 보듬을 수 있게 했던 사람은 바로 여주의 아버지였죠. 마치 태양처럼 사람들에게 사랑만 퍼부어주는 캐릭터가 위화감 없이 설득력 있게 구현되어서 감탄했네요.불호 쪽에 가까운, 아니 혐오스러운 캐릭터들도 각자 다 나름의 사정이란 것들이 있어서 흥미롭기는 했어요. 물론 인간적으로 이해하지는 못했지만요. 그리고 완전 혐오스러운 캐릭터와 그나마 덜 혐오스러운 캐릭터가 수치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부로 구분되고 있어서 완전 절묘했네요.필력 좋으신 작가님을 또 한 분 만나 뵐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