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의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저주가 메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분위기는 경쾌하기까지 하네요. 평생 세상 모든 여자들의 얼굴이 동물로 보인다는 저주는 제 3자에게는 재미있지만 저주 당사자에게는 분명 끔찍한 일일텐데요. 하지만 남주는 저주의 괴로움에 굴복하거나 피폐해지지 않고 저주를 푼다는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책이라도 찾고자 노력하는 긍정적인 캐릭터네요. 그렇기에 그의 유일한 돌파구인 여주에게 집착은 하면서도 시종일관 젠틀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것 같네요.남주와 마찬가지로 여주도 매력적인 캐릭터네요. 백작가의 사생아로서 줄곧 학대와 방임을 받아왔지만 여주 또한 제 불행에 매몰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왔죠. 순하고 유하지만 쉽게 꺾이지 않는 매력적인 캐릭터네요.이야기는 남주와 여주의 저주와 불행을 강조하는 대신 그들의 캐릭터에 걸맞게 그들이 어떻게 눈 앞의 문제와 장애를 해결해나가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래서 이야기의 분위기는 축축 처지지 않고 시원스럽네요.매력적인 캐릭터와 경쾌한 줄거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건 자연스러운 문장과 군더더기 없는 서술이네요. 완전 술술 읽혀서 어느 새 1권 뚝딱이에요.필력 훌륭한 작품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즐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