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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빼앗긴 남편을 되찾는 방법 1 ㅣ 빼앗긴 남편을 되찾는 방법 1
치즈토핑 / 와이엠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판에서 흔치 않은 평화로운 신기한 세계관이네요. 빌런이라고는 이세계의 빙의자가 하나 있는데 처음부터 여주 앞에서 빌런을 자처하는 데다가 너무 멍청해서 긴장감이 거의 없네요.
그래서 빌런과의 뻔한 갈등 대신 자연히 여주와 남주의 감정에 주목하게 되는데요. 황제인 남주는 국혼을 앞두고 예비 황후인 여주에게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는 중이라고 고백(?)하거든요. 이 지점에서 남주에게 파렴치한, 하남자, X신 등등 온갖 수치스러운 꼬리표를 붙이며 돌을 던질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남주의 다른 여자가 ‘원작’의 내용을 숙지한 빙의자 빌런인 점은 차치하고라도 무엇보다 남주와 여주의 국혼은 철저한 정략혼이었죠. 더욱이 여주는 어느 순간부터 남주를 형식적으로만 대하기 시작하면서 남주는 여주에게서 감정적 확신을 갖지 못했구요.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남주는 과연 (계산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자극하는 그 여자를 철저히 무시할 수 있었을까요? 남주는 호기심에 그 여자의 접근을 허용했으면서도 깊은 관계로까지는 돌입하지 않았는데요… 쩝…
그렇다고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는 여주를 비난하는 것도 불합리해요. 여주의 상황이 특정한 감정을 진하게 느끼기엔 너무 여유가 없었고 더욱이 정략혼에서 여주는 책임감을 더 강하게 가질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러니 남주에게 황제에 대한 예우만 철저히 지키게 된 것이겠죠. 하지만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남주의 고백에 여주의 마음이 그저 편하지만은 않았다는 건…
이 작품은 이렇듯 남주와 여주의 혼란한 감정과 생각을 날것으로 보여주고 있네요. 솔직히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무 자르듯 확실하고 정확한 것이 아니잖아요. 사랑이라는 감정도 정확한 매뉴얼이 없구요. 어떻게 보면 매리지블루의 한 단면이라고 할 감정의 혼란을 로판에서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