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조선시대 궁궐을 무대로 전개되는 흔치 않은 이야기인데요. 개인적으로 처음부터 어질어질 했네요. 여주의 시집살이가 말 그대로 헬이 될 걸 알았거든요.선왕의 갑작스러운 붕어로 즉위한 남주는 여주를 후궁 중에서도 제일 말단인 숙의로 들이네요. 사실 여주와 붕어한 선왕은 서로 깊이 은애했기에 원래는 여주가 선왕의 후궁이 될 예정이었지만 운명은 결국 남주와 엮이네요.하지만 이 운명은 그렇게 로맨틱하게 시작되지는 않네요. 남주는 왕가의 직계가 아니라 방계에 불과했고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적대 관계였던 여주의 가문을 혼인으로 끌어들이려고 한 것이죠. 여주는 당연히 이 운명에 저항했지만 가문의 강제와 왕인 남주의 협박 앞에서는 소용없었죠. 이제 여주에게 남주는 말 그대로 남(의)편 아니 원수가 돼버렸네요.시월드도 무시무시합니다. 선왕의 비였던 대비는 여주에게 악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죠. 지아비였던 선왕이 여주에 대한 마음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 후궁으로 들이려고 했었잖아요. 선왕의 어머니이자 남주의 양어머니인 왕대비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얼핏 구중궁궐의 자애로운 큰어른인 양 하시지만 뒷방 늙은이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외척과 중신들 사이에서 교묘하게 권력 분배를 하고 계시지요.숙의라는 여주의 직책은 이 괴물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극한 직업이 되어버렸네요. 이런 와중에 속 모를 남주와는 로맨스는 커녕 그저 평범한 대화마저 불가능한 것 같으니... 쯔쯔쯔... 우리 여주가 이 구중궁궐 층층시하와 하이에나 같은 외척 무리 그리고 너구리 중신들을 어찌 견뎌낼 지 안쓰러우면서도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