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지켜줄 보호자가 살인마뿐이다
참람 / 텐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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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맥카시의 <로드>가 연상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로맨스네요. 세계 종말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필력에 놀랐고 그저 잔혹한 서바이벌 묘사에 그치지 않고 심층적인 의미까지 담아내는 내러티브에 감탄했네요.
남주의 이름은 마체테로 사실 그가 휘두르는 무기에서 유래했죠. 살아남기 위해 거침없이 살육을 해대는 살인마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최후의 심판자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그가 죽여온 인간들이 대체로 잔인한 약탈자인 까닭이죠. 더욱이 그가 백린탄의 화염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은 불의 정화를 받았음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최후의 심판자로서 마체테는 결국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를 여는 아담이 되네요.
이 아담의 이브, 여주 리브(leave)는 잔혹한 세상에 버려지고 이용당하면서 온갖 더러운 폭력을 온 몸으로 겪어내야 했죠. 그러나 그녀는 약탈자들에게 절대 꺾이지 않고 악착같이 살아 남았네요. 삶에 대한 리브의 열망은 결국 죽음만 보며 살았던 마체테를 변화시키는데요.
최초의 이브가 아담에게 원죄를 종용했던 것과는 반대로 뒤집힌 세상의 이브는 아담에게 삶과 미래를 종용하는 이 반전과 절묘함이 그저 감동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체테와 리브가 결국 함께 함에도 불구하고 애틋하고 불안해 보이는 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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