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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 - 가까울수록 상처를 주는 모녀관계 심리학
가야마 리카 지음, 김경은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4월
평점 :
딸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
이 책은 6개의 파트로 첫 번째는 분노, 죄책감, 불안, 애착, 나이듦, 홀로서기로 구성되어 있다.
가족심리전문의인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모녀 관계에 대해서 전문적이고 학문적으로 접근해 설명하고 있다.
이 책 초반에 설명되고 있는 경계성 성격장애는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하는거라고 생각했지만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서 특히나 모녀 관계에서 경계성 성격장애로 설명되어 질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
그리고 저자의 설명이 매우 정확한거 같았다.
달은 “내 마음대로 할거야”라는 말을 던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엄마가 자신을 더 챙겨주고 신경써주기를 바란다<p.27>
맞는 말이다 세상의 많은 딸들이 아마도 같은 마음일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어떤 표현보다 좀 더 가까운 곳에 떨어져 있어주길 바란다는 표현이 무척 와 닿았다.
또한 언니 대신 나에게만 부탁하는 엄마라는 제목의 글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같은 자식인데도 언니와 나를 대하는 태도가 전혀 다른 경험을 하기도 한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명의 딸을 키우는 엄마들은 딸 중 하나에게 더 의지하거나
혹은 부담을 주거나 하는 것 같다. 가정치료적으로 보면 희생양이라고 해야하나?
엄마의 설명을 들으면 너가 가장 잘 이해해주고 니가 편하니까... 라고 설명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엄마의 요구들은 딸을 힘들게 한다. 언니도 있고, 혹은 동생도 있는데
왜 나한테 유독 그러는지 이해할수 없을때가 많다.
이 책에서는 감정코칭 코너를 두어 어린시절에는 알지못하고
엄마가 주는 상처를 일방적으로 받았다면 그것을 학문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어렸을 때 엄마가 나에게 하는 요구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과정이 내적투사라는 것 엄마의 가치나 행동들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동일시하는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어린시절의 기억을 떠올릴수 있도록 질문한다.
그리고 독자는 대답을 하고 어린시절에는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다면
과거의 일을 현재로 가지고와 다시 질문하고 현재 나의 가치관과 일치하는지 점검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엄마와 내적투사 되어 있는것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분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책 속에 다양한 심리적 현상을 전문용어로 설명하고
우리가 경험하고 느끼는 감정이나 행동들을 사례를 틀어 설명하고 있어
엄마와의 관계에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나는 대사이 엄마이고 엄마와의 초기 애착이
잘 형성되지 않으면 타인과의 애착도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가족상담에서 가족끼리의 적절한 경계가 필요하듯 엄마와 딸 사이의 거리는 필요하다.
나를 낳아준 사람이라도 결국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일 수 밖에 없기에
타인과는 적절한 거리유지가 필요한 법이다. 딸을 자신의 분신이라 생각하는 엄마는 딸에게 거리를 두지 않는다.
그 결과 딸의 인생을 좌지우지 하게 되고 이 경계없는 관계에서 딸은 건강한 인간으로 살아가지 힘들지 않을까?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관계의 경계선 긋기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엄마가 침범해서는 안 될 자시만의 영역을 만드는 기초작업이 필요하다.
책 속에 나의 애착 유형을 알아볼 수 있도록 성인애착유형 질문지를 포함하고 있어
자신의 애착 유형을 알아 볼 수 있다.
내 유형을 알아본 후 엄마와의 경계가 없다면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경계를 긋고
건강한 성인으로 삶을 살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이 책은 수 많은 딸들과 엄마가 함께 읽어야 하지 않을까?
엄마 역시 누군가의 딸이었고 그 엄마에게 영향을 받아 또 자신의 딸에게
비슷한 혹은 전혀 다른 방식의 대물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니... 모녀 모두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