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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 이긴다 - 독서 고수들의 실용독서 비법
신성석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해마다 세우는 신년계획 10가지. 다이어트와 같이 지키지 못해서 매년 자리를 지키는 것도 있고, 자격증처럼 새롭게 나타나는 종목도 있는데 올해는 책에 초점을 맞춰서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좋은 구절은 그냥 싸이 일기장에 적기만 했는데, 그렇게 하니까 다시 보게 되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마침 지인의 올해 계획이 '자기계발 관련 메일링서비스'라고 해서 처음에는 그 지인에게 도움을 주고자 블로그를 하나 만들었다.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으니 좋은 글귀도 많이 보였고 시기적절하게 다가온 필요한 글귀들이 그렇게 하나둘 모였다. 처음에는 1년동안 완벽하게 준비해서 블로그 전부를 선물할 생각이었으나, 인용구와 서평을 정리하고, 읽은 책 목록과 도서관과 지인에게 선물한 책목록, 그리고 새롭게 구입한 책의 목록을 정리하고 있자니 나만의 도서관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직 시작은 미비하지만 글이 하나둘 올라갈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과 같이 독서에 관한 책은 피하는 편이다. 독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라서 책을 선택하는 기준과 읽는 방법이 다르고 남에게 좋은 책이 나에게 맞을 수는 없고 (베스트셀러라서, 고전이라서 읽었다가 낭패를 본 경험은 한두번 정도는 있을 것이다) 반대로 나에게 좋은 책이 남에게 맞을리라는 법도 없다. 그렇다고 그 책은 좋은책이니까 읽어야한다고 남들을 설득할 생각도 없다. 왜냐면 앞에서 말했듯이 내가 생각하는 독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이니까. 그런데 요새는 생각이 좀 바뀌었는지 아니면 내가 책을 좀 읽는 것 같이 보여서 물어보는 사람이 생겨서 그런지 책을 읽을 때 항상 누구에게 추천하면 좋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 사람에게 맞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일단은 목표를 정하고 집어드는 책이라서 그런지 대부분의 경우는 반응이 괜찮았다. 전에는 책을 선정할 때 무조건적으로 그냥 읽고 보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책을 선별하는 능력도 좀 생긴 것 같고, 완독하지 못했다고 해서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게 되었다. 그 책에 매여있지 않아도 나를 기다리는 책은 무수히 많고, 지금이 아니라도 그 책을 읽을 기회를 올테니까. 그 책이 바로 내 책이라면...
이런 책을 피하는 이유가 독서가 개인적인 행위라는 것 이외에 이런 책(책에 관한 책)을 읽게 되면 읽어야 할 책이 많아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건 나의 책욕심때문이겠지만, 책을 통해서 다음 읽을 책을 선택하곤 하는 나에게 중간에 이런 책이 한번 들어오면 잘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듯이 찾는 책의 주제가 바뀌어버린다. 주제에 상관없이 무조건 책을 읽고, 여러 종류의 책을 번갈아가면서 읽는 내 독서습관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 역시 읽고 난 뒤에 읽어야 할 목록이 10권이나 생겼지만 이번달 목표가 아니기때문에 그냥 살짝 덮어두기로 한다. 대신 잊어버리지 않도록 표지뒤에 목록은 따로 적어두었다.
이 책에서 책을 언급한 표현중에 '나침반'이라는 것이 있었다. 도착지까지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나침반. 인터넷이 '네이게이션'이라면 책은 '나침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느리지만 결국에는 도착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그리고 그 도중에는 나의 노력(최소한 걷기라도 해야 한다)이 있어야 한다는 것. 독서가 만능이라고 하지 않아서 좋았다. 독서를 통해서 뭔가 드라마틱하게 변한다고 하지 않는 점도 좋았다. (가끔 자기계발서를 보면 마법서같은 것들이 있다.) 다만 독서의 중요성을 알게 해주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의 당위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고, 추진력을 불어넣어줬는 것, 그리고 다음에 내가 할 행동의 방향을 알려줬던 것 그게 내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싸이월드에서 독서클럽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설득력있고 매끄러운 저자의 문장력은 독서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자신이 추천하는 책 외에도 베스트 블로거들의 싸이트와 서평을 소개하고 있는 것도 좋은 나침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독서의 중요성과 책을 선별하는 방법, 자신에게 맞는 독서(다독이든 속독이든)방법을 발견해서 자신만의 책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번달은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아서 (책욕심이 많은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긴 하지만^^;) 약간의 슬럼프가 있었는데, 이 책으로 다시 책을 읽을 힘을 얻은 것 같다. 책이니까 무조건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책, 지금 나에게 필요한 책을 걸러내고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독서를 지속적으로 하려면 책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아야 하므로 이런 책을 통해서 한번씩 자극을 받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나의 편협한 시각으로 놓쳐버린 책들을 다시 찾게 할 용기도 생긴 것 같다. 아무쪼록 책에 담겨 있는 고수들을 통해서 나만의 유용한 독서방법과 책을 찾아서 행복한 독서를 할 수 있길...
시간을 최악으로 사용하는 것은 결코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잘 해내는 것이다 - 벤자민 트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