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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폭로 -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 교수의
폴 크루그먼 지음, 송철복 옮김 / 세종연구원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뛰어난 경제학자로 알려진 저자가 신문에 실은 글을 묶은 것이라서 어떤 내용일지 매우 궁금했다. 신문에 실린 내용들은 학술지와는 주제나 내용, 서술방식 등이 매우 다를 것이기 때문에 학자의 현실읽기는 어떠할지에 관심이 갔다.
주된 내용은 당연히 저자가 살고 있는 미국에 대한 것이다. 저자의 직업이 경제학 교수이므로 경제가 일차적이겠지만 경제라는 것이 그 자체로 독립될 수 없는 것이기에 당연히 정치에도 연결된다. 일단 느낌은 저자의 논리가 학자로서의 사고방식에 따라 매우 실제적이라는 것이다. 신문에 싣는 것이라 막연한 주장일 수도 있겠으나 역시 전문가로서의 논리전개는 사실과 숫자에 근거한 주장을 편다는 점이 설득력이 있다. 또한 현재 부시 대통령의 세금인하 정책이 과연 경제회복을 위한(물론 외형상으로는 그렇게 보이겠지만) 것이 아니라 주로 소득최상위층을 위한 정책이며 그것은 확대되고 있는 재정적자와 정면 배치된다는 사실이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그에 못지 않게 부시의 경제정책이라는 것이 정경유착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례들도 열거되어 있다. 외견상 민주주의와 매끄러운 시장경제가 작동하리라 생각되는 미국에서 그러한 유착관계가 실재한다는 점에 과연 미국이 세계에 전파하려는 글로벌 스탠다드가 그런 것인가에 심히 우려가 된다.
간혹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을 정도의 번역이 나타나긴 하지만 현재 미국의 정책과 그것에 강력한 비판을 가하는 학자의 용감함을 느끼고 싶다면 충분히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