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역사책에서는 조명을 받지 못했던 이들이 무대에 등장한다. 흔히 역사에서는 군주와 그를 둘러싼 최상층 양반들만이 주인공이고 평민이나 노비는 반란을 일으킨 경우나 등장한다. 보통 우리네와 같은 이들의 삶은 그저 추측만 해볼 뿐 어찌할 도리가 없다. 저자는 소외된 이들에게 조명을 비춘다. 이름없는 명의에서부터 도적집단인 군도, 땡추, 당시로서는 희대의 성 문란을 일으킨 감동과 어우동, 성균관과 관련된 반촌, 일종의 조직폭력집단인 검계, 왈자, 그에 못지 않은 별감 등. 또한 당시 시대상으로서 도박이나 금주령, 전혀 그러리라고 예상치 못했던 과거의 부조리 등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듯이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에서 부터 개인 문집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자료를 동원하여 소외된 자들의 삶과 시대를 복원하였다. 이것도 또 하나의 역사를 이룬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이제는 역사를 대할때 단순히 주연 뿐만 아니라 조연, 엑스트라들에게도 관심을 가질것 같다. 주연과 조연만이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은 아닐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