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야성적 충동 - 인간의 비이성적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조지 애커로프, 로버트 J. 쉴러 지음, 김태훈 옮김, 장보형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평점 :
작년 하반기에 시작된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주류 경제학인 신고전학파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서 그 대안으로서 이러한 책이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하겠다. 물론 아담 스미스가 경제학의 출발이라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으로 상징되는 것에 비해 1930년대의 대공황을 겪으며 그 치유책으로 정부의 개입을 주장하고 나온 케인스는 분명 대비되는 부분이 있다.
책이라는 것도 시의적절해야 잘 팔리고 또 그에 편승하려는 것도 당연히 출판시장의 흐름이겠지만 이 책을 단순히 그렇게 보기는 어려운 듯 하다. 저자 모두 자신들의 학문 분야에서 한명은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고, 다른 한명도 금융시장에서 나름대로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경제위기의 상황에서 그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으로 찾아보려는 대안으로 케인스 경제학에서 그 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을 주요한 장치로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충동, 그것도 동물적 충동이라는 것은 심리적인 것이며 따라서 전통적인 경제학-신고전학파-에서는 거의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었다. 충동을 어떻게 계량화하여 그들이 좋아하는 경제 모형에 넣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론이 현실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현실에 따라 이론이 만들어지고 변화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목적만을 추구하고 시장이 효율적이라면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 얼마나 많은가?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이 소비자인 우리들은 제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가?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있기는 하였지만 분명한 것은 저자들도 말하고 있듯이 지금부터가 이러한 인간의 비이성적인 면을 고려한 경제학 논의의 출발이라는 점일 것이다. 시장의 폭등과 폭락에서 이익을 얻는 부류도 있을 것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세상이 보다 편하고 혼란스럽지 않도록 해주는 장치-경제학을 포함하여-들은 과연 없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