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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가 붓다 - 붓다의 시선으로, 그의 삶으로
법륜 지음 / 정토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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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가 붓다를 읽고

 

지난 4,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불교 관련 책을 전시한 코너에서 법륜스님의 󰡔혁명가 붓다󰡕를 넘겨보고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에서 특정한 한 대상이나 인물을 흔히 숭배하고 그를 대상으로 복을 비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부처님, 예수님, 알라신 등등을 찾아 나 잘되게, 내가 원하는 것을 꼭 그렇게 이뤄지게 해달라고 빈다. 하지만 나는 궁금했다. 과연 오늘날 종교에서 신성화가 된 실존 인물들 그 자신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바랐는지 말이다.

법륜 스님의 󰡔혁명가 붓다󰡕정신적인 혁명을 이룬 한 인간, 한 인격으로서의 붓다를 다룬 책이다. 이 책을 통해 평소 궁금했던 것들이 많이 해결됐고 신격화된 신앙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우리처럼 몸의 통증으로 아파하기도 하고 먹고 마시며 살았던 우리와 같은 한 인물을 만날 수 있었다.

 

불교만이 갖는 중요한 특징은 무엇일까?

법륜 스님에 따르면 치우침이 없는 중도와 세계의 실상인 연기법, 이 두 가지불교만이 갖는 유일한 특징으로 고타마 붓다에 의해 처음으로 세상에 설해진 사물을 보는 관점이라고 한다. 그리고 세상이 삼라만상이 서로 연기(緣起)적으로 인과관계와 상호의존성을 가지며 그런 이치에 따른다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말에 나 개인적인 문제나 세상의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해보기로 마음 먹게 되었다. 어쩌면 연결이 끊어진 분리 상태가 존재의 본질이 아니고 찰나적인 한 양태의 불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붓다께서 설하신 중도(중도(中道)의 의미가 가운데, 혹은 적정한 길을 따르라는 의미로만 생각했었는데, 양극단을 놓아 버리는 3의 길중도는 중간이라는 뜻이 아니라 해탈로 가는 바른길을 의미한다고 한다.

 

우리의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나의 가족, 친구, 주변 사람들에게 그들이 행복하려면 내가 어떻게 하거나 무엇을 주어야 할까 고민해보기도 하지만 그들에게 내가 행복을 줄 수 없는 것 같아서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내가 만일 그들에게 값비싼 음식을 대접하고 호화로운 여행을 시켜준다면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일까? 그것이 그들에게 진정한 행복이 될 수 있는지를 따지려면 행복한 상태가 어떠한 정신 상태인지 먼저 따져봐야 할 것 같다.

법륜 스님은 불교의 가르침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목표해탈과 열반쉬운 말로“ ”지속 가능한 행복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행복은 불행으로 바뀌는 행복이고 지속 가능한 행복은 괴로움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만일 어떤 물질적 혹은 보상적인 선물로 그들에게 행복을 줄 수 없다면 진정한 행복은 그들 각자가 스스로 내면에서 발견하고 성취해낼 수 있는 그런 성질일 것이다. 그래서 아마 붓다가 괴로움이 소멸된 상태를 깨닫고 그 법을 설하기 위해서 다른 것은 버렸던 것이 아닐까. 그가 사람과 세상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주기 위해서 깨달은 이후 온 힘을 다해 살았다는 것은 놀랍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다.

 

자비로움과 편안한 마음

나는 종종 마음이 들뜨고 산란해지는 걸 관찰하며 때로는 그런 들뜸에 딸려가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나의 불행이나 괴로움을 일으키는 다른 외부의 대상이 있다고 생각하던 습()대로 너 때문이라는 생각을 자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행자는 그 어떤 상황에 처해도 마음에 두려움과 불안이 없고 괴로움이 없어야한다고 한다. 나의 마음을 살펴보면 때때로 두려움, 불안, 괴로움이 나타난다. 그럴 적에 나는 무엇이 두려운가? 왜 불안한가? 왜 괴로운 것일까?

붓다는 깨달은 이후 다섯 친구와 같이 초저녁에 명상을 하고 한밤에는 명상을 풀고 편안한 마음으로 있었다고 한다. 그 편안한 마음과 그런 상태의 모습, 존재감, 아우라가 아스라이 그려진다. 미소를 짓는 것도 미소를 짓지 않는 것도 아닌 그런 표정일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런 편안한 마음을 성취하고 싶다. 당장 일상에서 집안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는 가족에게도 화가 나고 언짢은 마음이 드는데, 어떤 외부적인 조건과 상황 속에서도 자비로운 마음을 갖고 싶다.


붓다에게 법을 청하는 많은 사람들의 일화를 보면, 그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거나 따지거나 하지 않고 언제나 자비로운 마음으로 친절하게 대했던 것 같다. 앞서 내가 다른 이들의 행복을 빌며 진정으로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할 수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으로 친절, 미소, 공손, 성실함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붓다는 누구에게나 그런 상태였을 것이다. 그를 멀리서 보기만 해도 존재감으로도 그 당시 사람들이 감화되었다니 놀랍고 나도 그 모습을 먼 발치에서나마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고 자비하려면 나 자신의 내면이 편안해야 할 것이고, 그것을 이룩하려면 괴로움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그 길로 누구든 갈 수 있고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니 붓다는 그야말로 인류의 정신적 혁명가라는 법륜 스님의 말이 참 멋지게 들린다.

 

키워드: 행복, 괴로움, 고통, 괴로움의 소멸, 연기법, 중도, 원인과 결과, 원인과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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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1973 2025-05-27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괴로움이 없이 자유로운 삶, 자비로움으로 편안한 마음 유지하도록 오늘도 맑고 밝고 가볍게 살아봅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고마워요~~~`

노명숙 2025-05-28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즉문즉설로 유명하신 법류스님의 혁명가 붓다를 꼭 읽어 보고 싶네요.
인도에 여행 갈 계획이 있는데 인도의 문화와 역사에 대하여 알고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불가촉천민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인도에 여행가면 그들을 보는 마음이 많이 아플것 같아 박시시 박시시 하는 아니들의 손을 거절하지 못할것 같습니다.
 
레미제라블 세트 - 전5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빅토르 위고 지음, 정기수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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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해서 알고 읽는데, 어떤 번역본을 읽을까 하다가 이 책으로 시작했는데, 쓸데 없는 한자가 너무 많아요. 가령 3권 "그는 여우(女優) 기마르를 네 발로 걷게 했고..." 여우라는 표현은 잘 안 쓰고 여배우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요. 그래서 저는 의미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사전을 찾아가면서 보니까 독서 시간이 더 걸리고 흐름이 끊겨요. 


또 다른 예는 "파리의 건달, 그것은 거녀(巨女)의 난쟁이다." 

"그것은 공도(公道)에서 주울 수 있는..."

앙감질, 얀정, 상수(上壽), 비칠거리다 등등....


물론 사전에 있지만 잘 쓰지 않는 표현을 알게 되니 어휘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잘 안쓰는 말은 한자어 말고 순수 한국어도 여럿 보여요.


저 위의 "파리의 건달, 그것은 거녀(巨女)의 난쟁이다." 이 부분이 이형식 선생님 번역본에서는 "빠리의 개구쟁이는 거대한 여인의 몸에서 나온 난쟁이다."라고 되어 있길래 펭귄클래식코리아 걸로 이어서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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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1 아틀라스 1
에인 랜드 지음, 민승남 옮김 / 휴머니스트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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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 랜드를 소개받고 그녀의 사상을 알고자 철학적인 에세이 묶음인 <이기심의 미덕> (정명진 역, 부글북스)를 읽었다. 그러나 그녀가 쓴 에세이들의 여러 부분에서 그녀 자신의 소설들을 언급하며 그것을 읽도록 권하고 있다. 소설의 분량이 방대하고 또 철학 사상을 알기에는 소설보다는 에세이 장르가 낫겠다 싶었는데, 이 에세이 묶음 곳곳에서 소설을 인용하였기에 소설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 소설을 읽는 중인데, 과연 소설 형식이 에인 랜드의 사유를 입체적으로 더욱 잘 보여주고 있다. 그녀가 자신의 사상을 전달하기 위한 장르로 왜 소설을 선택했는지 알 것 같다. 만일 이 책의 분량이 너무 많아서 다 읽을 수는 없으나, 그녀의 사유를 그녀의 언어로 읽고 싶은 사람은 이 소설 3부의 "제가 존 골트입니다"라는 장을 먼저 읽어도 좋을 것 같다. 그 연설은 존 골트의 발언을 빌어서 에인 랜드의 사상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시간을 갖고 그녀의 소설을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작가는 내가 처음 만나는 사유자라는 생각에 깜짝 깜짝 놀라고 있다. 어떠한 가치가 선이고, 악인지에 대해서; 미국이란 환경 속에서 '가치'에 대한 사유들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서 비교적으로 생각하며 읽고 있다. 가령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의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통합이론을 제시한 켄 윌버, <의식 혁명>의 작가인 데이비드 호킨스, 실존 인물인 스티브 잡스 등을 떠올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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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국내 출간 30주년 기념 특별판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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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VS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이 책의 한국에 번역제목에 대하여 생각해보고자 한다. 이 책의 작가 밀란 쿤데라의 창작언어는 체코어였다. <Nesnesitelná lehkost bytí>라는 체코어제목으로 발표되었고, 프랑스인에 의해 프랑스어로 번역된 번역판 제목은 <L'Insoutenable Légèreté de l'être>이다. 영어번역은 <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이고, 독일어번역은 <Die unerträgliche Leichtigkeit des Seins>이다. 


4개 언어 모두 존재의 참을 수 없는(혹은 견딜 수 없는) 가벼움으로 해석되는 것이 더 적합하고 이중의미의 소지를 피하는 번역이다. 왜냐하면 너무도 유명해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어구는 '참을 수 없는'이라는 형용어가 '존재'를 꾸며주고 전체적으로 어떠한 '존재'(적 특성을 갖는) 한 존재의 가벼움으로 가장 먼저 해석되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와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다른 의미로 인지된다. 문장구조에서, 대체로, 형용사는 가장 가까이 있는 단어를 수식한다. 이 민음사 판의 홍보에서 제목을 번역할 때, 'Nesnesitelná' (영어 Unbearable)을 '참을 수 없는' 혹은 '견딜 수 없는'으로 번역할지 고민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단어의 어원인 참다와 견디다라는 동사는 비슷한 말로 사전에도 나와있다. 번역자는 저 유사한 의미차이보다 원제목이 갖는 의미를 한국어로 어떻게 번역할지 더 고민해야 하지 않았을까?


이 소설은, 유럽-인도권의 뿌리 깊은 사유주제인, '존재'에 대한 성찰을 하고 있으며, 소설제목에서부터 그것을 잘 드러내고 있다. 소설 속 등장인물로 가벼운 존재와 무거운 존재를 잘 대비시키고 있으며 그러한 한 존재의 특수성이 다른 존재의 특수성으로 인해서 변화해가는 구조로 전개된다. 아마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제목을 알거나 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시구 같은 어구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으리라고 믿는다. 또한 이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지금도 소설과 영화 모두 한국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 


나는 한 시절, 이 시구같은 말을 자주 음미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이 한국어 번역으로 나에게 밀란 쿤데라(와 그가 담겨있는 유럽-인도)의 사유가 정확하게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늘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대체 어떠한 존재(혹은 존재자)이길래, 참을 수가 없는 걸까? 참을 수 없는 존재라면 곧 가벼운 존재이겠구나...' 하지만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번역되었더라면 나는, 분명, 다음처럼 생각해왔을 것이다. '대체 어떠한 존재(혹은 존재자)이길래, 참을 수 없도록 가벼운 걸까?', '어떠한 존재를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고 말하는가, 말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나아가 무거운 존재란 어떤 존재인가?' 등등. 이 두 가지 한국어번역의 차이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 이 두 번역들의 차이로 확장되어 사유되는 것들이 달라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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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국내 출간 30주년 기념 특별판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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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번역됐을까? 작가의 창작언어인 체코어원제는 ˝Nesnesitelná lehkost bytí˝이다. 외국어 번역: 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영), Insoutenable légèreté de l‘être(프). 존재가 수식받는다.<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더 적합한 번역이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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