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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서준환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12월
평점 :
[어린 왕자] 녹슨 도르래가 달린 우물처럼 보이는 별
최근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때문인지 [어린 왕자]가 인기다.
영화를
보고 책까지 산 열혈 팬이 우리 집만도 벌써 둘, 딸아이와 나다.
딸아이는
솔 출판사에서 나온 영화 장면이 그대로 실린 그림책을,
나는
숲에서 나온 서준환 번역을 골랐다.(확실히 요즘 새로 나온 번역들이 훨씬 좋다)
서점에서
대충 훑어보는데 눈에 확 꽂히는 구절.
누군가에게
길들여지면 나중에 결국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것일까.
관계가
깊어질수록 수많은 감정들이 고이게 된다.
우묵하게
모인 감정들이 마침내 녹진한 눈물로 흐르는, ‘나중’이라고 불릴 그 어느 날이, 내게도 준비되어 있을 텐데…….
실제로
다음 대목에서는 눈물이 핑 돌았다.
이
우물물은 별 빛 아래 내딛은 발길 따라 어린 왕자를 품에 안고 여기까지 온 내 노래의 보답으로 도르래의 노래 속에서
생겨났으니까.
차라리
한 편의 시. 이렇게나 힘센, 순수한, 길들임이라니!
분명
내 안에도 있을, 있었을, 있어야 할, 노래가 떠올랐다.
‘나도
녹슨 도르래가 달린 우물처럼 보이는 별이 되고 싶다.’
적절하게
가른 문장들에 심리적인 거리까지 감안한 배려도 섬세하지만, 원작 특유의 시적인 무드와 문체를 생생하게 살리고 있다.
이
책이 필사북으로도 있다는데,(필사북이 먼저 나왔다고?!) 그 책으로 샀어도 좋았을 것 같다.
솔
출판사 번역도 괜찮은 듯한데, 문장들이 좀 길다.
아이들
책은 디자인이 더 들어갔지만 역시나 텍스트가 무거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