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 공화국, 누가 우리 아이의 재능을 죽이는가
안드레아스 잘허 지음, 송경은 옮김 / 서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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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와 한국의 교육 사정이 어쩌면 이렇게 비슷한지 놀랍다. 책을 읽으면서 종종 우리나라에서 쓰인 책으로 착각이 들 정도다.




이 책에서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을 제품을 컨베이어벨트에서 똑 같은 모양으로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공장에 비유하였다. 이런 학교 교육 방식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우리가 흔히 보듯이 개성과 창조성이 넘치고 재기발랄하던 아이가 자라면서 그것을 다 잃어버리고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된다. 그 이유는 학교라는 교육 공장을 거치면서 들쑥날쑥한 개성이 모두 깎여 버리고 일정한 모양으로 되기 때문이다. 학교의 목표는 뛰어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아이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어떤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받을 때 지불하는 금액에 비해 형편이 없으면 우리는 그것을 시정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서비스를 받을 때는 그렇게 하지 않고 그저 과거로부터 전해내려 온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인가? 더 이상 이런 부조리한 교육 제도가 계속되도록 좌시해서는 안 된다.




교육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 이 책에서는 가장 먼저 교사의 역할을 들고 있다. 또한 교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자질이 뛰어난 사람을 선발하여 교사 임무를 부여한다. 사회적으로 교사를 존경하고 충분한 보수를 준다면 우수한 사람이 교사가 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꾸준한 재교육을 통해 교사의 실력을 높여야 한다.

교사의 제일의 임무는 자질이 뛰어난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갖는 데 있으며, 그런 아이들이 충분히 그 재능을 키워갈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다.




어떤 아이가 잠재된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잠재력은 결코 피어나지 않는다. 또 그 재능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지 않으면 오히려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인물이 될 수도 있다.




아이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은 바로 부모이다. 교육은 오직 학교에서 이뤄진다고 아이들을 학교에 전적으로 맡기는 부모는 한마디로 부모로서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저자는 후렐만 교수가 주장하는 ‘부모면허증’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즉, 부모 교육을 이수하여 자격을 취득한 부모에게 육아보조금을 지급하자는 말이다. 그만큼 아이에 대한 부모의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무엇을 할 때 기쁨을 느끼는지 스스로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 바로 그 기쁨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 그 아이의 우수한 재능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래에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은 무엇일까? 매우 포괄적인 대답이지만, 인적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어떤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줄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매우 부족한 나라이다. 이 불리한 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인적 자원을 개발하여 우수한 인력을 생산하는 길밖에는 없다고 본다. 즉 ‘교육’에 그 해답이 있다는 말이다.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그런데 오히려 우리나라는 ‘교육망국론(敎育亡國論)’이라는 말이 더 많이 회자된다. 이런 아이러니가 왜 생겼을까?

우리는 교육의 본질에 대해 더 깊이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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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사이언스 Brain Science - 뇌를 어떻게 발달시킬까
정갑수 지음 / 열린과학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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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특징 중 가장 독특한 것이 바로 뇌(腦)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 문화는 사실상 뇌 활동의 소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본질, 본성과 인간 문명의 미래에 대해 궁금하다면 뇌를 연구하지 않고는 그 궁금증이 풀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뇌에 관한 매우 다양한 분야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서 뇌를 어떻게 발달시킬 것인가를 목표로 하나의 맥락을 가지고 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발생학적으로 원시생명체에서 단순했던 신경망이 어떻게 모여서 뇌를 만들었는가와 파충류와 동물, 그리고 인간의 뇌의 발달 과정과 차이, 인간과 여타 영장류와의 비교, 여자와 남자의 뇌의 차이 등을 간략하면서 재밌게 서술하였다.




그 다음에 해부학적으로 뇌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각각의 역할을 설명하였고, 특히 좌뇌와 우뇌를 비교 설명하는 부분은 매우 흥미롭다.

좌뇌는 분석적이고 논리적인데 비해 우뇌는 공간과 시각 정보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감정적 사고와 더 관련이 많다고 한다. 또 좌뇌는 긍정적인 감정에, 우뇌는 부정적 감정에 반응을 더 잘한다고 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좌뇌형 인간과 우뇌형 인간, 중간적 인간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불과 십 수 년 전만 하더라도 뇌세포는 한번 손상이 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그 후 연구 결과 뇌세포 역시 다른 체세포와 마찬가지고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결과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 인체는 많이 사용하는 부분은 더 발달하는 것처럼 뇌 역시 많이 사용하면 더 발달하게 된다. 뇌세포는 더 이상 분화하지 않는다고 알려졌을 때는 뇌를 훈련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지만, 이제 뇌세포도 사용하기 나름이라는 것이 알려졌으므로 능동적으로 훈련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는 노년에 많은 질환이 뇌의 퇴행에서 연유한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매우 중요한 연구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인간을 이성적 존재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일상생활에서 이성보다는 훨씬 더 많은 부분이 감정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감정은 신체와 뇌의 네트워크에 의해 발생되며, 뇌에서는 변연계와 대뇌피질의 상호작용에 의해 작동된다. 그 사이에는 많은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이 중개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과다에 따라 우리는 감정적으로 한쪽으로 쏠리는 것이다.

신체적으로 건강하면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이 균형을 잃지 않는데, 이것은 신체적 컨디션이 곧 감정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즉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격언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한다.

올바른 생활 습관과 식습관, 건강한 인간 관계가 곧 올바른 감정을 만들어낸다고 할 수 있다.

감정의 종류에 따라 관여하는 대뇌피질의 부위가 다르다. 어떤 감정을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거기에 관여하는 뇌의 부위가 더 발달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분노를 잘 하면 분노를 유발하는 뇌세포가 더욱 발달하여 더 분노를 잘하는 성격을 만든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어려서부터 감정을 자제하는 훈련이 꼭 필요한 것이다. 이는 어린이의 교육적 측면에서 참고해야할 부분이다.

성격 역시 감정과 마찬가지고 조절 가능하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내성적인가, 외향적인가는 본래 타고난 성품도 있지만 환경에 따라 어느 한쪽으로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내성적인 성격을 타고 났어도 외향적인 활동을 많이 하면 외향적 성격을 나타내는 뇌 부분이 발달해서 성격이 그쪽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의 끝에, ‘뇌를 어떻게 발달시킬까’와 ‘뇌를 어떻게 활용할까’하는 부분은 우리의 실생활에 실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으로 꽉 차 있다.

뇌를 발달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음식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예를 들고 있기 때문에 자녀를 기르는 엄마들에게는 눈이 확 뜨게 한다. 또한 어떻게 하면 기억이 잘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은 시험을 치러야 하는 학생이나 수험생들을 이 책을 이끈다.

비만이 모든 질병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머리를 나쁘게 만든다는 사실을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지방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뇌세포를 파괴한다고 한다. 비만한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비보라 할 수 있겠다.

앞에서 건강한 감정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신체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반복되는 내용이지만 건강한 신체 속에서 비로소 건강한 뇌를 만들 수 있다. 규칙적이 생활이 중요하나 무엇보다도 충분한 수면이 뇌의 건강과 직결된다. 요즘 학생들의 비행이 수면 부족과 관련이 있지 않나 하는 언급은 교육학, 사회학적으로 연구해 볼만한 주제가 아닌가 한다.




요즈음에는 분자생물학이 발전하여 인간의 유전자를 모두 해독하고, 인간의 행동과 성격, 지능, 질병, 심지어는 범죄성향까지 유전자로써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학문의 방향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 개별 인간의 특징은 유전적인 부분보다는 오히려 환경적인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 인간을 특징짓는 것이 바로 뇌의 역할이라고 하면, 뇌의 발달을 좌우하는 것은 바로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제는 우리가 인간을 규정하고 사회를 해석하고 개별 인간을 교육하는 데 많은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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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를 만든 열가지 사건 - 한국 일본 중국 대만이 함께 읽는 근현대사
아사히신문 취재반 지음, 백영서.김항 옮김 / 창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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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이란 ‘현재’라는 창을 통해 과거의 사건을 바라보고 해석하여 미래의 지침으로 삼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현재라는 개념 속에는 ‘나’라는 개념도 포함되어 있어서 ‘내가 처한 입장’에 따라 동일한 사건에 대해 인식과 해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는 각국이 왜 자국의 관점으로 역사를 기술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된다. 이것이 지나칠 때는 국수주의, 국가주의로 흘러 역사를 왜곡하는 지경에 이르러 관련한 국가끼리 상호 비방, 비난하기도 한다.




특히 한, 중, 일 삼국은 역사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문화를 서로 전달하고 재화를 교류하면서 공존해왔지만 때로는 서로 전쟁을 하기도 했기 때문에 역사의 기술은 매우 민감한 문제로 남아 있다. 더구나 지난 100여년은 일본이 서양의 문물을 먼저 받아들임으로써 군사적 강국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을 식민지화하고 중국을 침략하여 수많은 사람을 살상시키고 지배해온 사실이 있다. 이 역사적 사실은 여전히 삼국 간에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역사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서 미래를 구속할 수는 없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에 쌓인 서로에 대한 오점과 오해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 일의 시작은 역사적 인식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역사’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본다. 이 책이 ‘공통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데 하나의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 책은 <아사히신문> 기자들이 아편 전쟁 후 동아시아에서 일어난 중요한 사건 10가지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기자들이 역사적 현장으로 직접 가서 견학하고 관련 인물들과 인터뷰를 함으로써 더욱 사실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각 장마다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앞에는 역사적 사건을 일반적으로 기술하고 있고, 뒤 ‘교과서를 비교한다’에서는 앞에서 기술한 사건을 한, 중, 일과 대만의 역사 교과서에서 각각 어떤 비중으로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하는 것을 서로 비교해서 독자가 각국의 역사적 시각을 쉽게 알 수 있게 했으며, 마지막 ‘기억을 만드는 것’에서는 대중매체나 그 밖의 여러 가지 방식으로 앞에서 말한 사실이 현재 어떻게 재생산되고 활용되어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쓰고 있다. 




아직까지 역사책이 나라끼리의 대결과 전쟁, 지배와 저항을 위주로 기술하고 있다면 이 책의 ‘특징은 150년간의 동아시아 역사와 오늘의 현실의 연계성을 중요한 관점로 삼고 있으며, 특히 ‘교류와 연쇄’의 관점은 이 책을 관통하고 있다.’(p.362)




저자는 머리말에서 ‘기억은 명기(銘記)하는 힘과 환기(喚起)하는 힘의 합력이라고 일컬어진다. 명기하지 않으면 생각이 날 수 없고 환기하지 않으면 기억은 망각의 늪에서 잠든 채로 있다. 그렇지만 기억만으로 역사가 될 수 없다. 제각각의 기억이 각자의 머릿속에 머물러 있는 한, 기억은 그 사람들과 함께 사라져갈 것이다. 기억을 타자와 이야기 하고 공유함으로써 비로소 잘못된 기억을 고치고 왜곡된 것을 바로잡아 역사를 계속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하여 ‘공유’의 가치를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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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 김정일 이후, 북한은 어디로 가는가
장성민 지음 / 김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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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로부터 독립한 후 한반도는 미국을 종주국으로 하여 자본주의 국가를 경영하는 남한과 소련을 종주국으로 하여 공산사회주의 국가를 경영하는 북한으로 나뉘어져 3년여의 전쟁을 치루고 50년 이상을 군사적으로 대치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주지하다시피 공산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그 체제를 고수하고 있으며, 한반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냉전 지대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여부가 남한과 북한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되는가, 평화적인 통일을 이룰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白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우리 남한 입장에서 북한을 정확히 알아야만 앞으로 북한과의 관계 설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북한의 실태와 김정일에 대해서 가장 최근의 자료에 근거해서 본격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북한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매우 특수한 국가이다. 공산사회주의적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해서 성립된 국가이면서도 마치 왕족국가인 것처럼 세습하여 1인 독재를 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거의 모든 정책 결정은 김정일 1인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김정일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북한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현재도 마찬가지이지만 그 동안 김정일은 거의 그 실체가 알려지지 않았다. 심지어는 그의 목소리조차 듣기 힘들었다. 그 때문에 김정일의 성격과 그 인간성, 그 지적인 능력 정도 등에 대해 오해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가정 먼저 ‘김정일은 누구인가’로 시작하고 있다.




북한은 세습체제이기 때문에 김정일 이후에 누가 그것을 승계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 신문지상에서는 김정일의 셋째 아들 김정운이 승계할 것이라고 하는 뉴스가 있었는데, 아직은 섣불리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김정일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반신불수의 몸이 되었다. 이전에도 심장 수술을 한 경력이 있고 본래 건강이 좋지 않았다. 만일 지금 당장 김정일이 유고가 된다면 북한은 어떻게 되고 남북 간은 어떤 관계가 될 것인가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다양한 경우를 설정하고 그에 따라 대비해야 할 것이다.




2006년 북한은 성공적으로 핵실험을 수행하였다. 비록 국제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받지 않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핵보유국이 되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전반적인 국제 관계의 변화를 초래하게 되었다. 만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공인받게 되면 일본 역시 핵무기를 보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러한 경향은 남한과 대만 등으로 퍼져나갈 것이 뻔하다. 이것은 미국의 헤게모니를 위협하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도저히 용납 불가능한 것이고, 중국 역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북한 핵무기 보유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서로 어정쩡한 상태에 놓여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궁지에 몰려서 불가피하게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하지만, 핵무기를 뜯어먹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핵실험을 한 뒤로 북한은 더욱 국제 사회에서 고립되고 있으며 이것은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북한의 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북한 자체의 체제 유지 및 경제 발전, 한반도의 평화 정착, 동북아의 평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걸려있다. 이 책의 저자는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5단계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상당히 참고할 만한 주장이라고 본다.




북한은 우리에게 있어서 화씨의 옥(和氏之璧)이다. 화씨는 왕에게 옥을 바쳤지만 그것을 돌이라고 감정한 왕에 의해 다리가 잘리는 형벌을 당했다. 나중에 그것을 갈라보고서야 비로소 보옥을 알아볼 수 있었다. 북한도 그것과 마찬가지고 현재의 가치에 비해 우리 국가와 민족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미래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는 북한에게 통미봉남(通美封南)의 빌미를 주지 말고 주도적으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기를 주문한다. 지금 비록 폐쇄된 공산사회주의 1인 독재 국가지만 궁극적으로 북한은 개방과 자본주의 체제에 편입될 것이다. 그때에 우리가 주도하느냐, 아니면 미국이나 중국에게 주도를 당하느냐 하는 것은 한민족의 지속적 발전과 번영에 관건이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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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이후의 한국경제 - 글로벌 금융위기와 MB노믹스를 넘어 새사연 신서 4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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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하였다. 여기저기서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사실 우리 대다수의 인민들은 죄라고 하면 먹고 살기 위해서 그저 개미처럼 열심히 일한 죄밖에는 없다. 그런데 왜 이처럼 먹고 살기가 어렵게 되었는가?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의 경제계는 돈으로 돈을 버는 ‘금융자본주의’가 대세가 되었고, 더욱이 90년대에 접어들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련이 분열되면서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자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을 부르짖으며 인류의 경제 체제가 ‘자본주의’라는 종점에 도달했다고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2007년에 미국에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금융자본주의의 모순은 전 세계의 경제를 강타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근본적으로 이 경제 체제에 대한 회의과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현 경제 불황의 시발점이 되었던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의 오류부터 현 ‘금융자본주의’가 갖고 있었던 근본적인 모순을 여러 근거에 기초하여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지적하고 있기 때문에 현 경제 불황의 원인을 찾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봐야 할 것 같다.




그 동안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가 대세가 되자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신자유주의’에서는 시장의 자기 조절 능력을 절대적으로 신봉하고, 따라서 정부는 최대한 경제에 관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것을 미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는 철석같이 믿어왔다. 하지만 지금은 신자유주의의 전도사를 자임했던 미국마저도 거대 금융회사가 부도에 몰리자 천문학적인 공적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경제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는 정부의 간섭을 배제하고자 했던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가 본질적으로 모순을 내포하고 있었다는 단적인 증거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정부도 앞으로 어떻게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이 어느 정도 제시되었다고 봐야 한다. 즉 신자유주의적 정책은 재고해봐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1997년에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적이 있다. 국가 경제와 서민 경제가 어렵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당시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이 많이 있다. 먼저 당시는 경제 위기가 동아시아에 집중되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는 상승기였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에 처해있다는 점이 다르다. 또 당시에는 외환 위기였기 때문에 외화를 차입하기 위해서 IMF가 강제하는 자유주의적인 개방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외부 강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당시에는 대기업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여 건실화한 후 수출 위주의 경제 정책을 펴야 했고, 외화를 확보하기 위해서 외국 자본에 우리 산업을 완전히 개방해야 했고, 많은 기업을 팔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다. 일단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되었기 때문에 수출 자체가 어려워졌고, 외국 자본의 출입이 지나치게 자유로워서 환율의 변동이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요동치고 있다.




이러한 까닭만 보아도 현재의 경제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97,8년과는 다른 정책을 써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때는 수출 정책이 위주였다면 현재는 내수 활성화 위주로 정책을 펴야 한다. 내수가 원활하게 되기 위해서는 인민 개개인의 수입이 일정해야 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고용이 안정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점은 고용 안정이라고 할 수 있다. 97,8년에는 이른바 ‘노동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기업에서 많은 노동자들을 해고 하고,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하였다. 이 때문에 얼마나 많은 서민들이 고통을 받았었는가. 하지만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손가락에서 금반지를 빼고, 장롱에 비상용으로 간직해놓았던 금붙이를 꺼내 ‘금모으기’를 해서 그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발분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었다. 이것을 기반으로 공적 자금이 조성되고 그 자금으로 대기업들이 살아나 지금에 이르렀다. 이제는 그들이 인간의 양심을 가지고 있다면 기업에서 국민들에게 그 은혜를 갚아야 할 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돌아가는 사정을 살피자면 정부 및 기업은 이러한 명백한 사실에 대해서 애써 인정을 하지 않으려는 듯 보인다.

정부가 법인세나 재산세의 감세를 고집하는 것을 보면 기업과 부자를 위한 감세 정책을 펴고 있고, 여전히 수출 위주의 정책을 고집하고 있으며, 공기업을 민영화 혹은 선진화한다는 명목으로 팔아치우려고 하고 있다. 특히 공기업의 민영화는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정부는 재정 지출 정책을 시행하려 하고 있고, 이는 현 경제 상황에 비춰 적당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지출을 위한 재정 확충 방법으로 공기업을 민영화하려는 것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하루에 하나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게서 한 번에 많은 알을 얻자고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공기업이 민영화되면 그 기업은 더 이상 공공의 이익에 복무하지 못하고 주주의 이익에 따라 운영하게 되어 있다. 그렇게 되면 단기 이익에 집착하게 되어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사를 운영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그 회사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국가적인 손실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고스란히 국민의 불안정과 불편으로 귀결되며 사업에 따라서는 국가 안보 불안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은 우리 경제가 하루라도 빨리 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하루라도 일찍 내던지는 것에 있으며,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고 있다.




“고용과 소득에 기초한 경제, 국가와 시장의 역할이 존재하는 경제, 공공 영역의 기능이 살아 있는 경제, 내수기반이 존재하는 경제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향후 한국 경제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p.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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