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사이언스 Brain Science - 뇌를 어떻게 발달시킬까
정갑수 지음 / 열린과학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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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특징 중 가장 독특한 것이 바로 뇌(腦)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 문화는 사실상 뇌 활동의 소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본질, 본성과 인간 문명의 미래에 대해 궁금하다면 뇌를 연구하지 않고는 그 궁금증이 풀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뇌에 관한 매우 다양한 분야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서 뇌를 어떻게 발달시킬 것인가를 목표로 하나의 맥락을 가지고 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발생학적으로 원시생명체에서 단순했던 신경망이 어떻게 모여서 뇌를 만들었는가와 파충류와 동물, 그리고 인간의 뇌의 발달 과정과 차이, 인간과 여타 영장류와의 비교, 여자와 남자의 뇌의 차이 등을 간략하면서 재밌게 서술하였다.




그 다음에 해부학적으로 뇌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각각의 역할을 설명하였고, 특히 좌뇌와 우뇌를 비교 설명하는 부분은 매우 흥미롭다.

좌뇌는 분석적이고 논리적인데 비해 우뇌는 공간과 시각 정보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감정적 사고와 더 관련이 많다고 한다. 또 좌뇌는 긍정적인 감정에, 우뇌는 부정적 감정에 반응을 더 잘한다고 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좌뇌형 인간과 우뇌형 인간, 중간적 인간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불과 십 수 년 전만 하더라도 뇌세포는 한번 손상이 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그 후 연구 결과 뇌세포 역시 다른 체세포와 마찬가지고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결과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 인체는 많이 사용하는 부분은 더 발달하는 것처럼 뇌 역시 많이 사용하면 더 발달하게 된다. 뇌세포는 더 이상 분화하지 않는다고 알려졌을 때는 뇌를 훈련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지만, 이제 뇌세포도 사용하기 나름이라는 것이 알려졌으므로 능동적으로 훈련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는 노년에 많은 질환이 뇌의 퇴행에서 연유한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매우 중요한 연구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인간을 이성적 존재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일상생활에서 이성보다는 훨씬 더 많은 부분이 감정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감정은 신체와 뇌의 네트워크에 의해 발생되며, 뇌에서는 변연계와 대뇌피질의 상호작용에 의해 작동된다. 그 사이에는 많은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이 중개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과다에 따라 우리는 감정적으로 한쪽으로 쏠리는 것이다.

신체적으로 건강하면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이 균형을 잃지 않는데, 이것은 신체적 컨디션이 곧 감정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즉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격언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한다.

올바른 생활 습관과 식습관, 건강한 인간 관계가 곧 올바른 감정을 만들어낸다고 할 수 있다.

감정의 종류에 따라 관여하는 대뇌피질의 부위가 다르다. 어떤 감정을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거기에 관여하는 뇌의 부위가 더 발달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분노를 잘 하면 분노를 유발하는 뇌세포가 더욱 발달하여 더 분노를 잘하는 성격을 만든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어려서부터 감정을 자제하는 훈련이 꼭 필요한 것이다. 이는 어린이의 교육적 측면에서 참고해야할 부분이다.

성격 역시 감정과 마찬가지고 조절 가능하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내성적인가, 외향적인가는 본래 타고난 성품도 있지만 환경에 따라 어느 한쪽으로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내성적인 성격을 타고 났어도 외향적인 활동을 많이 하면 외향적 성격을 나타내는 뇌 부분이 발달해서 성격이 그쪽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의 끝에, ‘뇌를 어떻게 발달시킬까’와 ‘뇌를 어떻게 활용할까’하는 부분은 우리의 실생활에 실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으로 꽉 차 있다.

뇌를 발달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음식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예를 들고 있기 때문에 자녀를 기르는 엄마들에게는 눈이 확 뜨게 한다. 또한 어떻게 하면 기억이 잘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은 시험을 치러야 하는 학생이나 수험생들을 이 책을 이끈다.

비만이 모든 질병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머리를 나쁘게 만든다는 사실을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지방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뇌세포를 파괴한다고 한다. 비만한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비보라 할 수 있겠다.

앞에서 건강한 감정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신체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반복되는 내용이지만 건강한 신체 속에서 비로소 건강한 뇌를 만들 수 있다. 규칙적이 생활이 중요하나 무엇보다도 충분한 수면이 뇌의 건강과 직결된다. 요즘 학생들의 비행이 수면 부족과 관련이 있지 않나 하는 언급은 교육학, 사회학적으로 연구해 볼만한 주제가 아닌가 한다.




요즈음에는 분자생물학이 발전하여 인간의 유전자를 모두 해독하고, 인간의 행동과 성격, 지능, 질병, 심지어는 범죄성향까지 유전자로써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학문의 방향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 개별 인간의 특징은 유전적인 부분보다는 오히려 환경적인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 인간을 특징짓는 것이 바로 뇌의 역할이라고 하면, 뇌의 발달을 좌우하는 것은 바로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제는 우리가 인간을 규정하고 사회를 해석하고 개별 인간을 교육하는 데 많은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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