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환이 실종된 후, 작년 가을부터 종이섬과 한산섬의 어장을 재정비한 김약국은 기두를 다시 책임자로 앉혔다. 그러나 겨울, 봄에 이르기까지 어장 형편은 참담한 것이었다. 조류가 바뀌었는지 일찍이 없었던 흉어였다. 젓꾼들은 고사를 지내라고 떠들었다. 물귀신이 붙었다는것이다.
작년 가을에 김약국 집에서는 남해환의 조난자를 위하여 용화사龍華寺에서 크게 위령제를 올렸다. 시체를 찾지 못하였으나 남해환이 침몰된 것만은 확실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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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이월 초하루 새벽에 풍신이 내려오면 스무날 새벽에 올라가는데, 아흐렛날, 열나흩날, 열아흐렛날, 이 중에 어느 날을 택하여 풍신제를 올리기 때문에 각각 풍신제를 하는 날은 일정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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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하지만 자유롭고, 진지하고도 사랑스러우며, 상냥하면서도 대담한 옛 왕녀였다. 그 얼굴이 누군가를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곧 보리스는 기억을 더듬어냈다. 엔디미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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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가 지금의 보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미래의 그를바꾸는 것은 새로 겪을 일들뿐이다. 만약 그가 몇 년 전의일 때문에 당시와 마찬가지로 생생한 고통을 느낀다면 그건 마음이 그 시절에 멈추어 있듯, 성장 역시 그 시점에서정지되어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 해도 갚아야 할마음의 빚, 다하지 못한 책임, 한번 품은 애정에 대한 신실함은 여전히 마음속 중심에 새겨져 있었다. 그런 채로도웃을 줄 알게 된 것이 차이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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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떤 사람이든 쉽게 사랑하지 않았지만, 반대로 한번 마음을 준 상대에 대한 집착은 놀랄 만큼 강했다. 어린시절을 함께 한 예프넨의 존재가 아직까지도 그의삶을 지배하듯, 이솔렛의 그림자는 이성을 느낄 줄 아는소년이 된 그를 휘어잡고 있었다. 비록 가까이하지 못한다
해도 마음 깊이 하나뿐인 연인으로 느껴온 이솔렛의 모습에 손톱 끝만 한 흠집도 내기를 원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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