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어머니와 메이데이가 너를 몰래 빼냈단다. 그들은 목숨을 걸었지. 길리어드는 그 일을 아주 크게 문제 삼고 너를 되찾고자 했어.
소위 법적 부모에게 네 양육권이 있다고 주장했지. 메이데이가 너를숨겼어. 아주 많은 사람이 너를 찾아다녔고, 언론이 총공세를 펼쳤단다."
"아기 니콜처럼요?" 내가 말했어요. "학교에서 그 아기에 대한 리포트를 썼어요."
일라이자가 다시 바닥을 내려다보았어요. 그러더니 나를 똑바로바라보았죠.
"네가 아기 니콜이야."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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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으로 쐈을까? 그들이 죽였을까?"
"아, 아니에요." 질라가 말했어요. "그러지는 않았을 거예요."
"왜?"
"아기를 낳을 수 있으니까요. 아가씨를 낳았잖아요? 그게 임신할수 있다는 증거죠. 정말 어쩔 도리가 없는 경우가 아니면 그렇게 값진 여자를 죽일 리가 없어요."  - P132

우리 어머니는 시녀였어요. 그래서 슈나마이트가 헤픈 여자라고 우겼던 거예요. 시녀는 모두, 옛날 옛적에는, 헤픈 여자들이었다는 건 상식이었죠. 하긴아직도 그랬어요. 좀 다른 의미에서.
- P134

나는 울지 않았어요. 울 만큼 울었으니까요. 진실은, 그들이 크리스털을 개복 수술해 아기를 꺼냈고, 그 과정에서 크리스털을 죽였다
는 것이었어요. 그건 크리스털의 선택이 아니었어요. 고결한 여성의명예를 지키다가 죽거나 빛나는 모범을 보이겠다고 자원한 것도 아니었는데, 아무도 그 얘기는 하지 않았어요.
- P153

조금있으면 나만의 아기를 가지게 될 테고, 그러면 행복할 거라면서요.
나는 그 말이 몹시 의심스러웠어요. 아기가 아니라 행복 부분 말이에요. 나는 최대한 내 방에 처박혀서, 주방의 명랑한 분위기를 피하고 우주가 얼마나 불공평한가 생각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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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하는 모든 일은 기억이지만 같이 할 때는 추억이 된다는 이야기를 감탄도 투덜거림도, 내적 독백으로 삼킬 만큼 삼켜본 뒤에는 입 밖에 내서 확인하고 싶어진다.
- P18

무엇보다 결흔하지 않아서 가장 다행인 점은 누군가의 며느리로 살지 않아도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사랑받는 딸로, 유능한 직업인이자 자유로운 개인으로 살아가던 여자들은 며느리라는 관계에 놓이는 순간 갑자기 신분이 몇 계단은 추락하는 것 같다. 두려운 점은 며느리 노릇을 스스로 신나서 열심히 할 것 같은 기질이 나에게도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 P50

대출을 얻고 회사를 접는 바람에 시작된 ‘닥치는 대로 일하기‘가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나를 데려온 셈이다. 여러모로 나에겐 행운을 가져온 집이 아닐 수 없다.
- P63

"정말 값진 보석은 사막 한복판에숨겨져 있어도 세상에 나오는 법이에요. 상인들이 어떻게든 찾아 내서 값을 지불하고 손에 넣거든." 여자가 상품이 아니라 자기 의지와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이상하게 면전에서는 반박할 타이밍을놓치고 집에 돌아와서야 혼자 대꾸할 말들이 떠오르곤 한다. 여자가 거래 대상인 물건인가요? 선택의 주체인 인간인데? 이 이야기에서 그 여자의 생각은 어디에 있죠?  - P81

훨씬 타격이 컸던 이유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실을 품고 있기때문이다. 아무것도 못 버리는 호더 할머니가 되어 쓰레기를 끌어안고 사는 모습은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미래의 모습이다.  - P95

도울 수 있다는 기쁜 마음에 자발적으로 했던 거지만 마음이 지치자 그 모든 것이 짜증과 분노로 돌아왔다. 사람이 너무 애쓰면 안되는 법이다.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지만 저 깊은 곳에선 상대와 나에게 제 손으로 짐을 지우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 P119

 엄마에게 음식이란 단지 가족을 위한 희생만이 아니다. 상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는 방식이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즐거움이고, 부엌을 관리하고 다스리는 고도의 경영이자, 무뚝뚝한 자식과 대화하는 매개이기도 하다. 음식을 싸주고 먹이는 대상이 늘어날수록 엄마의 세계도 함께 넓어져왔다. - P153

"젊은 여자둘이 사는 집이라서 만만했나 보네." 딱히 젊은 나이는 아니지만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게 아니라는 카테고리로 아마 그렇게 분류되는 걸 테다. 고작 일주일에 네 시간 일을 부탁하면서 감시하는뉘앙스는 주고 싶지 않아서 과일이나 시원한 물을 챙겨드리고 편하게 일하시라 집을 비워뒀는데, 결과적으로 만만하게 보인 걸까하는 자책도 좀 들었다. 혼자여도 둘이어도, 결혼 안 한 여자들에게 세상은 이런 식이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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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들은 나쁜 사람들이라고 말하지 않아요?"
"그 여자들과 말다툼을 해 봤자 허사니까." 멜라니가 말했어요.
"광신도들이거든."
- P69

에 앉아 경청할 채비를 했다. "캐나다의 우리 요원들이 가장 활동적인 메이데이 요원 두 명의 신원을 파악하고 제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토론토의 허름한 구역에서 중고 의류상으로 위장하고 있었다.
더군요. 선제적으로 그 장소를 수색한 결과, 그들이 ‘지하여성도 "를원조하고 교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 단서를 찾았어요."
"섭리가 우리를 축복하셨나니." 내가 말했다.
- P95

아무리 봐도 성인 여성의 몸은 거대한 함정 덫이었어요. 구멍이있으면 뭔가가 반드시 처넣어지고 또 다른 게 반드시 나오게 되어있고, 하긴 원래 종류를 막론하고 구멍이 다 그렇긴 하죠. 벽에 뚫린구멍, 산에 난 구멍, 땅에 난 구멍도 그렇고, 성숙한 여성의 몸이라는건, 거기다 할 수 있는 짓도 너무 많고 그러다 잘못될 길도 너무나많아서, 난 차라리 그런 몸 따위 없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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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 Ardua Cum Estrus. 유명한 영국 공군의 모토 Per Ardua Ad Astra(역경을 딛고 별을 향하여)를상기시키는 이 모토의 의미는 모호하고 복잡하다. 아르두아 홀의 이름이기도 한 Ardua는 다음 단락에서 리디아 아주머니 스스로 설명하듯 ‘역경‘이라는 뜻도 되지만 출산의 진통이나 ‘노동‘이라는 뜻도 된다. Cum은라틴어로 영어 전치사 with에 해당하는데, 의미를 따지자면 ….. 로 인한이 될 수도 있고 …와 더불어가될 수도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단어는 Estrus이다. 라틴어에는 Estrus라는 단어가 없고 ‘발정이라는 의미의 영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Estrus라는 영어 단어는 광기 격렬한 충동‘ 또는 산들바람‘을 모두 의미할수 있는 라틴어 Oestrus에서 왔다. 그러므로 이 모토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이를테면 성적 흥분으로 인한 시련을 헤치고가 될 수도 있고 봄바람으로 산고를 극복하고‘가 될 수도 있다. Oestrus를 쓰지 않고 Estrus를 쓴 이유는 아마도 영어를 모국어로 쓰되 라틴어를 공부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직관적으로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리디아 아주머니가 지닌 비상한 언어 감각과 천재적인 선전선동가의 자질을 잘 보여 준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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