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부족한 것은진실이 아니라
‘거짓의 고귀한 역량‘이다. - P163

거짓의 고귀한 역량은 진리나 실재로서의세계가 아니라 삶으로서의 세계와 관계하며, 세계를새롭게 만드는 삶의 무구한 역량을 가리킨다. - P167

심리적 적응 여정을 통해서북한 출신 대학생들은스스로가 갖고 있거나자신에게 투영되었던환상이 절대적인 참도완전한 거짓도 아니라는 것을알아 간다. - P182

환상이란 다만각자에게 주어진 현실과조율해 나갈가변적인 대상인 것이다. - P183

이 하루하루를 견인하여 ‘우리‘는 우리가 가닿고자 하는 현실에 이를 것이다. 그 현실은 환상적이지도, 이상적이지도, 낭만적이지도 않다. 장애인이 수용 시설이 아닌 지역 사회에서 살며 기쁨과 슬픔과 사랑과 절망을 느끼며 살 수 있는 그 뻔한 현실.
그 일상을 가지고 싶다. 아마 우린 끝내 가질 것이다. - P208

《한편》은 환상을 현실의 반대말로 보는 데서 시작했다. 현실과 환상, 일상과 꿈, 사실과 허구, 실상과 가상, 제정신과 광기・・・・・・ 그런데 이 행렬에서 후자를파고들다 보면 환상이란 ‘현실적인 기초나 가능성이 없는‘ 것만도 아니고, ‘헛된‘ 것만도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된다. - P9

불안에 사로잡힌 한 인간은 자신만의 환상을 통해 행위로 뛰어든다. 어두운 시간, 꼼짝할 수 없는 시간에도 움직일 수 있는 계기는 그 사람 속에 있다.  - P12

 (1) 초자연적인 이야기가 도서 시장에서 차지하는비중은 1퍼센트로 아주 작다. (2) 그 작은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판타지 (경이)이다. (3) 나머지는 공포소설(환상적 경이)의 몫이다. 이미 문학사적으로 소멸한 장르로서의 ‘환상문학‘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마주칠 가능성은 별로 없다. - P21

사실 출판은 각 출판물들이 그보다 큰 단위의 이미지에 기여하고, 브랜드 이미지가 그보다 작은 단위의 판매에 기여하도록 하는 게 이상적이다. 단권, 총서,
브랜드의 상호 기여라는 점에서 출판 홍보는 애초에편승의 원리가 지배하는 곳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 P29

 거의 손님이 없는데, 영화에서 자살장면이 나오자 옆자리에 앉은 사내가 말을 건다. 아니대놓고 귀에다 속삭인다. "엉터리네.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피가 많이 나오는데" "뭐가요?" "사람을 죽이면." "저건 살인이 아닌데요." "나도 알아." "뭘 안다는거죠?" "저런.……… 것을." 사내는 혼잣말로 뭔가 불길하고 낯익은 거리 이름을 중얼거리다 나간다. 불이 들어오고 사내가 앉았던 곳 스쳤던 곳 모두가 피투성이다. 최근 뉴스에 난 살인 사건이 뇌리에 스친 주인공은달려 나가 경찰에 전화를 건다. 틀림없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자는 살인범이다.…………. 흥미롭게 듣고 있던 경찰이 대꾸하는 소리가 전화기에서 들려온다. "아니요.
범인은 잡았습니다・・・・・・ 없어진 것은 시체뿐입니다." - P34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번에야말로 자기자신을 포함한 전 인류에게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해 변화를 꾀하리라고 역설한다. 자연과 약자를 간과하는 현 체제를 유지하는 한 인간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P43

다만 나는 우리들이 ‘인류가, 국가가, 내가무언가를 해야 할 때‘를 강조하는 거대 담론에 사로잡히거나 무리하여 응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 P50

그러나 그것은 환상일 뿐이다. 불행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 준다면, 아편은 오히려 불행을 양산하는 현실의 메커니즘 유지에 기여하는 것이다. 종교도 비슷한 성격이 있다. 거짓 행복을 약속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불행의 원인 자체를 제거해야 한다. 프롤레타리아트의 단결된실천만이 이를 가능케 한다. 이것이 마르크스가 내놓은 결론이다. - P61

환경세도 마찬가지다. 어떤 기본소득론자들은 최근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으므로 탄소세를 걷어 기본소득 재원으로 삼자고 주장하는데, 여기에도 상당한 모순이 존재한다. 기본소득을 계속 지급하려면 생산이 계속해서 반환경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기본소득은 반환경적 생산이 유지되는 데 기여하게 되는 셈이다.  - P66

 「조커」가 분명 ‘이 시대‘에 대한 작품인 것은맞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이를 각각 "모든 이들이 분열중을 앓고 있는 시대", "트럼프 시대"라고 표현했다.) - P79

이면은 환상에 불과하지만, 이것은 집요한 환상이기 때문이다. 깃털 없는 공룡 이미지가 여전히 대중에게 더욱 친숙한공룡 이미지이듯이. - P94

"환상적이라고 하는 것은 자연법칙을 알고 있는 한 존재가 겉보기에 초자연적인 사건에직면하여 경험하는 망설임"  - P98

"동물은 인간과 달라. 물론 싸워야 할 때는 싸우고
죽여야 할 때는 죽이지.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머리를 굴려 가며 다른 동물의 삶을 망치고 상처를 주진않아, 동물은 존엄성과 동물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야. " - P102

그럼에도 판타지어린이문학은이상을 향한 열망을 결코잃지 않으며 이상을작품안에선취해 놓는다. - P105

내부의 세계(World Within)』에서 "판타지가 우리를,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며 하나가 되어 있던 원초적 세계의 진실로 데려간다."고 말한다. 나르니아 연대기의 그리스도교적 세계관은 그러한 판타지 문학의 기반 위에 자리한다.  - P109

환상 세계인 나르니아에도 악이 존재하고 선악이대결하지만, 이는 더 완전한 선과 궁극의 조화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다. - P110

 현실을 때로 돌파하고,
때로 비판하는 환상, 인류가 여태 도달하지 못했고 어쩌면 결코 도달하지 못할 희망,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세계에의 열망이 판타지 어린이문학에는 있다. - P111

 잔혹한 낙관주의는 대상이 제공하는 약속이 너무도 절실한 나머지, 약속의 실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함에도 낙관의 끈을 부여잡은채 상실의 순간을 유예하려는 욕망이다.  - P118

그러나 실현 가능하다는 느낌 때문에 교육은 오히려 더 치명적인 결과를 낳곤 한다. 로또는 지나치게 환상적이므로 실패하더라도 특별한 외상을 남기지 않지만, 교육의 꿈은 언제나 가능한 것처럼여겨지기 때문에 학습자를 끊임없이 미래의 꿈에 매달리고 현재의 삶을 유예하도록 만든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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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도 자유도믿지 않지만그 가능성을 놓지도못하는 것.
이러한 역설이 오늘날교육의 꿈을 구성하고 있다. - P124

학생들은 입시제도의불공정성을 알면서도한 등급이라도 더 올리려공부에 매달리고,
취업 준비생들은 채용 비리뉴스가 연일 보도되어도 조금이라도 더 높은토익 점수를 얻기 위해도서관으로 향한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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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란 "시간 예술"이라고 한다. 직선적인 시간 속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켜나가는 창작활동 이라는 말인 모양이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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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빛으로 글을 쓴다. 무엇인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거나 찾지 않고보기만 한다. 나는 기록하지 않는다. 해석할 따름이다. - P10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계속 꽃길만 걷나 나 역시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술술 풀렸다면 백수가 되어 평일의 전시회장을 날마다 착지는 않았을 것 이었다 - P12

 제 역할을 잃어버린 동아리방은 혼자 밥을 먹거나 허름한 소파에서 낮잠을 자기에 너무 제격인 공간이었으니까. 텅 빈 동아리방에 앉아 홀로 짬뽕을 시켜 먹고 있으면 누군가가 말없이 들어와 돌솥비빔밥을 시키고, 그렇게 각자의 자리에서각자의 속도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거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 없이 자기 몫의 음식을 먹을 수가 있었는데, 양치식물처럼 고요히 모여 앉아 있을 수 있는 그 공간이, 각종 아르바이트와 조별과제로 지쳐 있던 나에게는 무척 애틋했다. - P14

서울에선 모든 게 너무 소란하잖아, 빛조차도 시끄러워, 라고 말을 했던가? - P15

"지난 일 년 동안 네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변화가 생겼35을 거라는 걸 이모도 안다. 많이 힘들었을 거라는 것도.
이모가 말하는 변화라는 게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등교한 언니가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가스 폭발 사고로 갑자기 사라져버린 일을가리키는지, 언니를 잃은 고통으로 엄마 아빠의 사이가 멀어져버린 일을 가리키는지, 아니면 사람들이 우리 가족을 대하는 방식이바뀌어버린 일을 가리키는지 궁금했지만 묻지는 않았다. 아니면그 모든 것에 대해서였을까?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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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창주 : 긴장되네요.
성복 : 잘 던진다고 돈 더 주나.
길창주 : 단장님이요. 왜 저를 데려왔는지 시즌이 돼야 모두 이해할 거라고 그러셨거든요. 근데 저는 지금 당장 이해를 시키고 싶어서요.
단장님 더 욕먹게 하면 안 될 거 같아서. 전력투구해도 괜찮을까요?
성복 : 길창주가 조금 잘 던진다고 드림즈를 견제하고 분석할 팀이 어디있어, 양껏 던져. - P325

승수 : 모르죠
유경택 : 제가 몸이 안 만들어져 있으면 현역 애들이 제 말 듣지도 않아요. 제가 아무리 분석해서 보여주면서 이런 점을 고쳐봐라. 영상으로설명을 해줘도 자기 몸은 자기가 더 잘 안다는 애들이에요. 일반인이 야구 영상 좀 봤다고 설명을 해요? 그걸 듣겠어요?
승수 : 저라면... 몸을 만들어서 선수들의 기준에 맞추기보다는 선수들의 잘못된 생각을 고칠 겁니다.
유경택 : ...
승수 : (담담하게 보고) 공개 모집하시죠. 그 공개모집에 팀장님 추천인도지원하면 되니까요. 회의 마치겠습니다. - P332

영수 : 나도 좋아서 한 건 맞는데 온종일 야구만 하니깐 내가 뭐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
승수 : (돌아서 눈 마주치고) 영수
영수 : 어..
승수 : 약한 소리 하지 마, 인마. 너 내가 하루라도 일찍 와여서 TV 보고 쉬는거 봤어?
영수 : 아니.
승수 : 사회는 더 전쟁터야. 넌 좋아하는 일 하잖아.
영수 : 맞어.
승수 : 다른 어려움은?
영수 : 없어, 형.
승수 : 그래, 그럼 얼른 가서 땀 냄새부터 해결하고, 엄마한테 딸기 달라고 해. 아까 올 때 사왔다. - P339

승수 : 저 문턱이 몇 센터일 것 같습니까.
영수 : ...
승수 : 아까 백영수 씨가 들어오는 길에 있던 문턱이요. 결국 남의 도움을 받아서 들어온 그 문턱.
승수 : 6센티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승수 : 그렇게 작은 것 하나도 힘든 업무가 될 겁니다.
세영 : 단장님
승수 : (무시하고) 백영수 씨가 우리의 상황을 더 잘 알아야 어떤 결과는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영수 : 재키 로빈슨을 제가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제 아이디가 로빈슨입니다.
승수 : ...?
영수 : 흑인 중에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뛴 사람이에요 심판 판정도불리했고 일부러 몸에 던진 공도 많이 맞았습니다. 흑인이라서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죠. 아마 장애인 전력분석원이 되면 제가 최초일 겁니다. 대단한 미담인 양 기사를 내보내기도 좋을거에요.
승수 : 우리가 지금 미담 만들자고..!!
- P349

승수 : 누구 이력서는 안 그래요? 이력 한 줄 한 줄 다 편하게 적은 사람없습니다.
세영 : 동생 다치게 한 야구장에서 일을 하는 단장님이 아무 결심 없이아무 망설임 없이 들어온 게 아니었겠죠. 근데 단장님이 그 결심을 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당사자는 대단한 결심을 하지 않았을까요.
승수 : 내리세요.
세영 : 백영수 씨가 그동안 단장님 눈치봤죠? 단장님도 걱정되니까 이러시겠지만 동생분이 이렇게 말도 안 될 만큼 멋있게 극복을 해오고 있었는데 어느 정도는 인정을 하셔야죠. 그거 아세요? 다 극복한 백영수 씨가 단장님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계속. - P356

임미선 : 아니, 유니폼 판매량이 4위예요. 주전 선수도 아닌데, 강광배 나가면 티켓 판매량 뚝 떨어져요. 왜 그런 표정으로들 봐요. 흙 퍼다가 야구 하는 줄 아나봐 우리 프로야구예요!! - P381

세영 : 엄마, 내 월급이 너무 적어?
미숙 : 연봉 협상 또 시작했냐?
세영 : 둘이 살기에는 넉넉하진 않지? 쥐꼬리지?
미숙 : 연봉 협상 때만 되면 저 소리야 너 쥐꼬리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아냐? 온도랑 환경을 감지하는 거야.
세영 : 그게 무슨 소리야, 갑자기.
미숙 : 니 쥐꼬리 덕분에 엄마가 물가에 민감하고 생존 능력이 강화된다고.
세영 : 아, 뭐래. 이상한 책좀 읽지 마.
미숙 : (웃다가) 걱정 말어니월급적어서 일하려는 거 아냐.
세영 : 그럼?
미숙 : 승미 엄마도 그렇고 거기 사모랑 내가 했으면 좋겠다고 그러잖아.
세영 : 안돼.
미숙 : 하든 안 하든 미숙 씨가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은 게 기분이 좋다구, 자격증 필요한 일이 아니라도 아니, 자격증 필요한 일이 아니라 더 그래. 아무나 다 할 수 있는 일인데 미숙 씨가 해주면 좋겠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는 게 그냥 그게 기분이 좋아 - P408

세영 : 지랄하네.
서영주 : (잠깐 놀란 것이 분노로 바뀌며) 야!!! 팀장님, 선 넘었어. 지금.
세영 : 선은 니가 넘었어.

놀라서 세영을 보는 승수.
당황과 분노가 뒤섞인 서영주,
그리고 서영주를 똑바로 노려보는 세영의 표정에서. - P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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